보라매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정인목 교수(좌),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우)
보라매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정인목 교수(좌),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우)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장이식팀이 지난 4월 부부간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남편에게 신장을 공여한 아내는 수필가로, 의료진과 함께 이식 과정 전반의 내용은 담긴 에세이 서적도 출간했다.

신장 이식을 받은 남편 B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을 위해 지난해 1월 보라매병원에 입원했다. 30여 년 전부터 당뇨병 등 합병증과 함께 대장암 수술까지 받은 이력이 있었으며, 크레아티닌 및 사구체여과율 수치가 크게 악화되어 신속한 신장이식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러나 장기 기증자를 찾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으며, 기증자를 찾은 후에도 유전자 교차반응검사와 면역 검사 등 통과해야 할 과정이 많은 상황이었다. 이때 기증을 자처한 사람은 바로 남편의 아내 A씨.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A씨 마저 수술로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자녀와 형제들은 수술을 극구 만류했으나, 자기 자신만을 위해 배우자의 고통을 방관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주저 없이 이식을 결정했다.

심전도 및 흉부 X레이, 신장 초음파 등 이식 전 실시한 다양한 검사 결과 수술 가능 판정을 받은 A씨는 기증자의 순수한 기증 의사를 확인하는 순수성 평가를 마친 후 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지난 4월 22일 이루어진 수술은 부부간의 믿음과 보라매병원 신장이식팀(정인목·이정표 교수)이 보유한 다년간의 수술 노하우가 더해져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으며, 부부는 수술 4주 후 모두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수술을 집도한 보라매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정인목 교수는 “두 분 모두 수술 이후 추가적인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기꺼이 내어주기로 한 아내분의 모습에 의료진으로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수필가인 A씨가 이식수술 과정 전반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풀어낸 에세이 서적이 출간됐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당시 수술을 담당한 보라매병원 의료진이 표지 선정 및 내용 감수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A씨는 “이식을 결심하고 수술을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에 도움을 드리고자 에세이 출간을 결정했다”며 “저의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표 교수는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는 기존 이식 교육 자료와 달리 수술 전반의 과정에서 당사자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있다”며 “앞으로 이식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라매병원 이식센터는 지난 2019년 2월 70대 고령자간 ‘양측 신장 동시 이식술’을 성공한 바 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신장이식 100례 달성 기념식을 진행하는 등 우수한 인력과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이식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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