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개저학회가 올해 영문 수술도감 편찬을 추진하며 세계적 위상 높이기에 나선다.

지난해 대한두개저외과학회에서 대한두개저학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새롭게 도약을 시작한 학회는, 올해 영문판 수술도감 편찬에 주력해 최고수준의 국내 두개저 학술 분야를 세계에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임기를 시작한 조성진 회장(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을 만나 학회의 올해 주력 사업과 두개저 질환의 최신지견에 대해 들어보았다.   

올해 영문판 수술도감 편찬…세계적인 한국 수준 알린다

“대한두개저학회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회입니다. 이러한 위상에 걸맞게 올해에는 영문판 수술도감을 편찬하여 세계에 우리의 수준을 알릴 계기로 삼을 예정입니다. 또한 다학제 학회 특징을 감안한 소통을 강화해 두개저 수술 분야의 새 지평을 여는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

올해 가장 주력할 사업으로 영문판 수술도감 편찬을 꼽는 조 회장.

수술도감의 특성상 컬러사진이 많고, 일러스트레이션도 많기 때문에 편찬 예산 비용도 상당히 소요되지만, 영문판인 만큼 출간 후 전세계에 판매를 통해 그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학회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혹여 시간이 더 소요되어 꼭 올해 제 임기 내에 출간을 못하더라도 내실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저서가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 해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1994년 대한두개저외과학회로 출범한 학회는 지난해 대한두개저외과학회에서 ‘대한두개저학회’로 명칭을 개명했다.

이는 다학제 학회라는 학회 특성 반영을 비롯해 지난해 대한의학회 회원 학회로 정식 가입하면서 영문학회명과 한글학회명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편, 대한두개저학회는 뇌 수술 중에서 가장 접근이 어려운 뇌의 밑바닥에 발생한 종양이나 혈관질환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학술단체이자 대표적인 다학제 학회다.

머리뼈 밑에 생기는 두개저 질환들을 깨끗이 치료하기 위해선 신경외과 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안과 등 인접한 진료과목의 전문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관련 진료 분야의 전문의와 전공의들이 서로 필요로 하는 학술정보와 지식과 공유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 학술활동 계획으로는 COVID-19의 재확산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공의들을 위한 연수강좌와 정기학술대회, 3차례의 증례집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 “학회가 매년 진행하는 전공의 대상의 사체해부실습은 COVID-19의 방역단계가 완화되면 방역의무을 준수하며 개최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직접 사체해부를 해야 하는 특성상 COVID-19 상황에 따라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 필요한 대표적 다학제 분야

두개저학회에서 다루는 뇌 수술은 뇌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종양의 경우 복잡한 두개골을 조심스럽게 제거하거나 정상적인 혈관, 뇌신경, 뇌간, 청각기관 등의 손상 없이 접근해야 하는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그런 만큼 여러 과의 전문의들의 협력과 다학제적 접근이 꼭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종양이 매우 큰 경우나 뇌간주변부 혹은 시신경 주변부에 발생한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치료나 감마나이프나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며 “이에 두개저 수술 접근법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최소한의 피부절개로 시행하는 수술들이 발전을 해 나가는 추세”라고 최신 지견을 전했다.

이런 최신 지견을 반영해 지난 12월 진행된 정기학술대회에서는 △두개골 수술의 예술 △두개골 수술에 대한 초기경험 △계속되는 전투 및 가상현실을 통한 수술적 예행연습(surgical rehearsal)의 대가 Walter Jean(미국 워싱턴 대학)교수의 발표가 진행되어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두개저 수술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장기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술로 비유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워싱턴대학의 Walter Jean 교수의 가상현실을 통한 수술 방법에 대한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는 “뇌종양 수술을 컴퓨터를 통해 실제로 수술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복잡한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예행으로 미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수술 결과를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으로 주목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도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국내 두개저분야의 치료 수준은 ‘세계최고’라고 자부하는 조 회장.

수술적 결과도 매우 좋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병원들이 고가의 수술현미경, 수술 네비게이션 장비, 수술 중 환자감시장치, 초음파 종양제거기, 고해상도의 MRI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특히 “국내에서 초고가의 감마나이프 및 사이버나이프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어느 나라보다도 많기 때문에 두개저수술에 최적화가 되어있다”며 “또한 대한두개저학회에서 매년 시행하고 있는 사체해부실습을 통해 다양한 수술접근법을 연습할 기회가 있는 것도 수준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역간 협력 통해 발전 기틀 만들 것”

“대한두개저학회는 다학제 학회인 만큼 서로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하여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회장으로써 각 직역간 조화 및 협력을 통해 서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같이 다학제 학회 특성상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조 회장.

뿐만 아니라 두개저 질환은 장기간의 수술기간은 물론 여러 가지 최신의 장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마취, 수술감시, 수술 조력자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분야라 의료수가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앞으로 보다 현실적인 의료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매우 어렵고 복잡한 분야이지만 새해 두개저 질환 극복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며 세계적 위상 높이기에도 주력해 나가는 대한두개저학회의 힘찬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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