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에 임영진 前병원협회장이 취임하면서 인증률 제고에 기대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증원 5대 원장으로 취임한 임영진 원장은 코로나19라는 시대에 ‘의료가 곧 국력’이라는 사명 아래 인증률 제고와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과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인증병원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인증률 제고와 인센티브 확대 위해 혁신안 추진

“인증의 목적은 결국 ‘메디컬 퀄리티’와 ‘환자 안전’ 두 가지입니다. 그 두 가지가 잘 되었을 때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전달되는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가 곧 국력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곳이 인증원이라고 생각해서 이곳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로 40여 년간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쏟아 부으며 마지막으로 헌신할 수 있는 곳으로 인증원을 택했다는 임 원장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결국 인증 받은 병원이 신뢰를 얻고 국가 의료를 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욱 확고해졌다고.

이에 임 원장은 부임하며 다섯 가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해내고 싶은 일은 의료기관의 ’인증참여 활성화‘와 ‘환자안전 문화 조성’을 꼽았다.

이를 위해 인증제도 혁신을 위한 7가지 로드맵을 세웠으며, 이 일환으로 중소병원의 인증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입문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인증 인센티브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현재 의료기관인증 대상은 의료법에 따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전체이며 자율적으로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단, 요양병원은 의무이다. 현재 2020년 11월말 현재 전체 병원급 의료기관 4,156개소 중 1,983(47.7%)개소가 인증조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 수련병원, 전문병원 지정을 위해 반드시 인증을 획득하여야 하는 병원들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인증참여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 같이 인증참여가 낮은 이유는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임 원장은 “경희의료원장 시절, 인증 받는 과정에서 인증의 중요성과 어떤 것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자연스럽게 체험해 왔다”며 “인증에 따른 인센티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협력과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에 임 원장은 부임 후 발 빠르게 두 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에 대한 심사평가시 인증 받은 병원의 높은 질관리 체계를 인정하여 별도 수가를 주는 등의 의견을 피력하여 두 기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의료기관의 안전과 질 향상을 위한 발전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이 따로 인센티브를 책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인증과 건강보험수가 및 심사평가를 연동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이 논의되면서 종별 수가가산제도가 없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인증의료기관’에 대한 수가가산, 이름하여 ‘인증 가산제’로 전환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제안했다.

이 밖에도 인증참여 제고를 위한 방법 중 또 하나의 혁신안으로, ‘분야별 인증’도 제시했다. 이것은 병원내(內) 센터별로 인증을 하는 것으로, 스페셜리티 분야 인증을 통해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 밖에도 병원들이 압박을 덜 받고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인증절차를 개선하고 교육ㆍ컨설팅 사업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안도 진행할 방침이다.

 

‘병원 인증=경영개선’ 인식 전파 중요

지난해 인증원은 올해 초 환자안전법이 개정돼 중대한 의료사고에 한해 의무보고제도가 도입되고, 환자안전본부가 중앙환자안전센터로 지정돼 국가 환자안전의 컨트롤타워가 되는 등 큰 변화를 맞았다.

또한 의료법 개정에 따라 인증원이 민간 재단법인에서 특수법인으로 전환됐고, 인증 대상 의료기관이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원장은 “인증원의 특수법인 전환은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서 비롯”되었으며 “기관의 역할과 기능 확대를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중앙환자안전센터 지정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동안 본부로 운영되다 법적으로 인증원 내에 센터를 두어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한 것으로, 인증원의 위상이 높아지고 조직도 훨씬 커진 것.

구체적으로는 환자안전종합계획의 이행과제 추진, 환자안전기준 및 지표의 개발·보급 지원, 환자안전위원회의 운영 지원, 환자안전 전담인력의 관리 지원, 환자안전사고의 접수·검증·분석, 환자안전활동에 대한 연구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한편, 병원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인증원 몫이라는 임 원장.

실제로 임 원장이 인증 받은 병원장들에게 들어보니, 인증은 귀찮고 손해 보는 일이지만 남들이 하니까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인증 초기에는 구성원 간의 갈등도 많았고 후회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인증을 받고 나니 오히려 구성원들이 화합이 더욱 잘 되고 병원의 위상이 올라가는 것을 느껴서 원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줬다는 사례도 들었다고.

임 원장은 “이것이 현실”이라며 “인증을 곧 경영개선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안전하게 되면 환자가 늘고, 의료사고는 감소하여 의료분쟁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데이터로도 증명되어 있다”며 “인증은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사례로 공유하는 전도사가 되어, 최대한 널리 전파하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말했다.

 

‘일요일 밤, 숙제를 도와주는 엄마’ 같은 존재될 것

“인증의 목적은 처벌이나 비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을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컨설팅도 받게 하여 의료기관이 평가받을 준비가 되었을 때 인증을 실시하는 것이죠. 물론, 인증평가를 받는 입장에서는 간섭이 지나치다, 갑질이라고 생각하는 의료기관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의견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여 이를 신속하게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인증원은 ‘일요일 밤, 숙제를 도와주는 엄마’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비유하는 임 원장. 일요일 밤, 아이가 숙제를 못하고 불안해 할 때 스스로 숙제를 끝낼 수 있도록 도와 다음날 아침에 아이가 자신감 있게 등교하게 만들고, 선생님께 칭찬받게 하는 역할을 인증원이 해야 한다는 것.  

물론 국민들 인식도 중요하다. 2019년 인증제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는 22.2%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에 ‘인증 받은 병원이 환자안전과 의료 질을 국가로부터 보장받은 믿을 수 있는 병원’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공익광고, 홍보대사 위촉, SNS 홍보플랫폼 등 홍보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코로나19 같은 초유의 감염병 시대에 안전한 병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과 이를 전파하기 위해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는 임 원장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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