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호흡기 질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수면 중 최소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이 숙면을 방해할뿐 아니라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인승민 건양대병원 교수, 박도양 아주대병원 교수)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이 호흡기 질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한 결과, 수면무호흡과 같은 간헐적 저산소증 환경에서는 섬모 운동 횟수가 약 17% 정도 감소하여 점액 섬모 수송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섬모는 사람의 코를 비롯해 호흡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털과 같은 구조로, 초 당 10-20회 정도로 빠르게 운동하여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이물질 등을 걸러 제거함으로써 공기 청정기의 필터와 같은 1차 방어기능을 한다. 만일 이러한 섬모 운동이 느려지면 필터 기능 역할이 떨어져 외부의 유해한 물질이 그대로 몸속으로 들어온다.

수면무호흡 환자처럼 이렇듯 방어 기능이 감소하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을 적절하게 거르지 못해 바로 몸속으로 들어가 폐렴, 기관지염 등을 비롯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박테리아에 의한 호흡기 질환에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간헐적 저산소증 환경에서 GM-CSF, TGF-β, IL-6, and TNF-α과 같은 염증 사이토카인(cytokine, 면역물질) 반응이 대조군에 비해 최대 7배까지 증가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상자 18명의 코 점막 조직을 채취한 후 저산소증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등 간헐적 저산소증 상태를 조성하여 배양하면서, 섬모 운동 횟수의 변화와 염증 사이토카인(cytokine)의 변화를 측정했다.

이에 김현준 교수는 “수면무호흡을 단순히 숙면을 방해는 요인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이에 수면무호흡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평소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월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온라인판에 ‘The effects of intermittent hypoxia on human nasal mucosa(간헐적 저산소증이 사람의 코 점막에 미치는 영향)’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만성염증질환 연구센터와 전략과제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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