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시 기도관리를 다루는 기도관리학회가 정식 세부학회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대한기도관리학회는 지난 11월 대한마취통증학회 산하 정식 세부학회로 인정받는 한편, 연합 학술지의 기고 허가도 받았다. 초대회장에 이어 최근 제2대 회장으로 연임한 이종석 회장(연세의대 마취통증의학과)은 새출발을 시작한 학회 체계를 다지고, 학술 독려를 위한 지원 사업 등을 적극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2년간 활발한 활동…최근 정식 세부학회로 등록 성과

“대한기도관리학회는 마취 기도관리라는 중요한 분야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늦게 생긴 감이 없지 않습니다. 다소 늦은 만큼 기도관리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학회 활성화 및 연구 독려를 위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한기도관리학회는 마취통증의학은 물론이고 임상의료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기도관리(airway management)에 대한 학술교류 및 학문 발전을 주목적으로 설립됐다. 2018년 9월 첫 모임을 시작으로 2년간 활발히 활동하면서 초대회장으로서 이사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 11월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 정식 세부학회로 등록되는 성과를 이뤘다.

이 회장은 학회가 새로운 출발선에 있는 만큼 체제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로 구성된 대한기도관리학회의 외연을 확장하고, 기존에 있던 다른 학회들과 공통된 영역에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학회는 대한마취과학회 세부학회 연합 학술지인 Anesthesia and Pain Medicine(APM)에 기고 허가를 받으면서 내년부터는 기도관리 관련 논문도 게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연구비 등을 신설해 기도관리에 특화된 연구를 지원하고 관련 논문이 많이 출판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적극 나선다. “중소병원 마취과 의사들에 경우 새로운 장비를 접할 기회가 없다”며 “워크숍을 활성화하여 전공의는 물론, 개원가 등 기존 마취과 의사들에게도 새로운 장비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기도관리학회는 지난 2년간 스터디 모임 3회, 정기학술대회 2회를 개최했고, 2019~2020년에는 ‘어려운 기도관리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진행해 왔다. 이에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회원은 180여 명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3차 정기학술대회와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기도관리, 21세기에도 완전 정복되지 않는 어려운 분야

이 회장에 따르면 기도관리는 마취통증의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다. 최근 첨단장비와 인공지능이 거론되고 있는 21세기에도 기도관리는 완전히 정복되지 않는 어려운 술기이며, 기도관리로 인한 치명적인 합병증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일례로 선천적 이상이나 사고, 구강암, 식도암 등으로 인해 턱이나 구강, 기도의 해부학적 변형으로 기도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 기관내 삽관을 못하거나 시술 부작용으로 사망하기도 하는 위급한 상황으로 갈수도 있다고.

이에 대해 “물론 대부분의 환자는 그렇지 않지만, 임상에서 이같이 일부 어려운 케이스를 만나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상태에서 술기를 하다보면 합병증이 발생하고 환자에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케이스가 적더라도 그런 환자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는 것이 학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환으로 학회는 최근 영국 Difficult Airway Society(DAS)와 협력하여 ‘성인에서의 예상치 못한 어려운 기도삽관의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 가이드라인을 학회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여 임상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다만, 병원의 진료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장비와 술기 발전으로 트렌드 계속 변화…“교육 중요”

“기도관리 방법과 트렌드는 계속 바뀌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도관리 관련 기구와 술기는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기도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세계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죠. 최신지견을 공유하고 교육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기도관리의 장비와 술기는 계속 발전을 이뤄왔다. 이 회장은 그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발전은 ‘비디오후두경’을 통한 기도관리로 꼽는다. 비디오후두경이 나오면서 기존의 후두경으로 기도가 쉽게 보이지 않는 환자들도 비디오후두경의 카메라를 통해 훨씬 수월하게 볼 수 있게 발전한 것. “세계 기도관리학회에서도 공식적으로 기관내삽관시 비디오후두경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며 “우리 병원(강남세브란스)에서도 불과 몇 달 사이에 기존 장비를 100% 비디오후두경으로 교체해 기관 내 삽관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 기도관리의 가장 큰 변화”라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고유속비강산소공급장치의 개발과 보급도 최근 주목되는 부분으로, 학회 스터디모임과 학술대회, 워크숍을 통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기도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학회는 올해 이 주제로 학술대회 강연을 진행하는 한편, 대한마취통증의학회지에 가이드라인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기관내삽관시 발생할 수 있는 기침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다”며 “수술자나 관련 의료인들의 방호장비를 비롯해 환자 마취시 기침 반응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학회는 내년 9월에 열리는 3차 정기학술대회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기도관리 방법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한편 기도관리와 관련한 수가의 경우 최근 많은 개선을 보이고 있다는 이 회장. 일례로 비디오후두경의 경우 작년 말부터 일회용 후두경 날에 대한 보험이 인정되면서 빠른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기도관리의 중요성에 비해 수가가 낮게 책정되거나, 일회용 소모품 사용에 대한 수가가 따로 잡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기도관리를 위한 행위마다 적절한 수기료와 재료에 대한 수가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전에 비해 학문적으로 세분화 되면서 크게 발전하고 있는 마취통증의학. 그 중에서도 위험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환자라도 안전하게 마취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탄생한 기도관리학회의 발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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