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안전한 ‘마취’ 표준 제공한다

세계마취과학회연맹 학술위원 김태엽 교수 문선희 기자l승인2020.10.27 09: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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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안전한 마취 표준을 제공하는 일에 한국 의사가 참여한다.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태엽 교수가 지난 8월 세계마취과학회연맹(WFSA) 학술위원회 위원에 선정됐다. 임기는 2020년부터 4년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학술이사이기도 한 김 교수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우리 마취의학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마취 안전을 위한 인증사업도 펼쳐나갈 방침이다.

국제학술대회 개최하며 한국 마취의학 위상 높아져

“제가 WFSA의 학술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우리나라 마취의학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WFSA가 전 세계 마취의학의 표준화와 환자 안전을 도모하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마취 환자의 안전한 환경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WFSA는 세계 150여 개국의 마취과 의사들을 대표하는 136개 이상의 마취과 학회와 협회로 구성된 마취과 최대 연맹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안전한 마취를 위한 국제표준을 제공하는 등 마취 과학의 발전과 환자의 안전 증진을 도모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WFSA 산하 위원회는 마취 과학의 전문성과 지침의 주요 원천이 되는데, 김 교수가 활동하는 학술위원회는 국가별 마취과학회들의 활동 지원,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협력 촉진, 산하 협회와 국가 소속 개인의 연구 지원을 비롯해 세계학술대회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지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미국, 유럽 등은 각자 수술 안전을 위한 인력과 시설 표준을 정해서 시행하지만, 아프리카나 기타 지역의 개도국 등은 그럴 여력이 없다”며 “이에 WHO와 공동으로 미국, 유럽, 캐나다, 한국 등의 학회들이 모여 안전한 마취 의료가 수행될 수술실의 최소 인력 및 시설 기준 모델을 만들어서 제공하여,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개도국에서도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데에는 올해 4회째를 맞는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국제학술대회 ‘KoreAnesthesia’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는 김 교수.

“지난해까지 3번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동안 학회의 퀄리티가 부쩍 올라가서 이제는 국내 및 해외 참가자 수가 중국, 일본 보다 많아서 명실상부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명망있는 국제학회가 됐다”며 “이러한 위상으로 지난 9월 고려대 구로병원 이일옥 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WFSA의 평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의원급 성형외과 ‘인증사업’ 추진…‘안전 강화로 경쟁력 확보’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국내 병원의 수술실 인증사업을 해 오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병원들은 대부분 마취 안전에 대한 시설과 인력이 비교적 잘 마련돼 있으며, 대학병원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 병원들과도 대등할 정도로 우수하다.

그러나 “의원급 성형외과들은 이러한 인증사업 범위 밖에 있다”며 “취약한 혹은 부적절한 인력 및 열악한 시설과 장비로 인해 의외로 마취-관련 환자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사가 아닌 일반 수술 의사가 마취를 시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이에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는 전신 마취를 많이 시행하는 의원급 성형외과 중심으로 WFSA가 추구하는 마취 환자 안전을 위해 수술실 최소 인력 및 시설 인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강남 성형외과 중에 외관과 인테리어는 화려하지만, 마취기본 장비가 50년이 된 곳도 있고, 자동이 아닌 구식 수동이거나, 인공호흡기 및 마취기기에 가장 기본적인 산소 농도 체크 개념이 없는 곳도 있다”면서 “화려한 광고 보다, 안전한 성형외과 수술을 뒷받침하는 시설과 인력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 전환과 함께, 이에 대한 투자와 인증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부 성형외과 원장들은 이를 중요하게 의식하고 있으며, 인증을 통해 안전한 성형외과 수를 늘리고 홍보하여, 수술 환자 안전을 도모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인증 평가에 자원하는 병원들에 대해서만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며, 인증 기준도 WFSA의 수술실 안전을 위한 최소 인력 및 시설 인증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지연되고 제한되었지만 이에 대한 홍보를 이미 시작한 상태이다.

김 교수는 “물론 원하는 병원만 인증 실사를 진행하지만, 인증에 통과한다는 것은 해당 의료기관이 마취통증 전문의사가 근무하고, 적정한 수술 및 마취 시설을 갖춘 안전한 수술실을 보유하는, 환자 안전의 최소한을 보장해 주는 기관 임을 의미하므로, 의료기관으로서도 국내외 홍보와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보장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사가 아닌 외과 의사도 마취 시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과거 일본도 이와 유사한 법 체계를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환자 안전 강화 측면에서 전면 개정되었으며 오히려 마취과 전문의사들의 정기 교육도 훨씬 강화된 체계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김 교수는 “일부 시골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외과의사 주도로 마취간호사가 마취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법”이라며, 이런 불법이 조장되는 원인으로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사수의 지역적 편중이 주된 이유”라며 “이 또한 낮은 수술 및 마취 진료 수가로 인한 지역 의료 투자위축과 지역 의료기반의 침체 및 붕괴가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참고로 미국에도 마취간호사가 활동하는지만, 마취과 전문의사의 보조 인력으로서, 마취과 전문의사의 지휘아래에서만 진료 보조가 가능하다. 마취 수가 또한 외국의 경우 수술 종류마다 각각의 마취 수가가 정해져 있어서 최신 수술 기법과 마취 기법이 소개 될 때마다 적정한 의료 수가 책정의 기회가 부여되지만, 우리나라는 예전에 ‘올인원’으로 낮게 만들어진 마취 수가가 상당한 물가 상승 등의 현실을 거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근본적인 저수가 문제가 해결 되어야 마취 통증의학과 전문의 부족에 의한 문제와 그로인한 환자 안전 위협의 심화와 간은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4회째 국제학술대회 12월 개최…국제화 박차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국제학술대회의 내실화로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또한 추후에는 우리 마취의학과 의사들의 자격을 외국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KoreAnesthesia 2020’가 12월 5일~7일 인천 송도 하야트호텔에서 열린다. 학술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학술이사인 김 교수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국제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이미 최고 수준의 강사를 대거 초청하여 최신 지견을 공유할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문제 중심의 교육과 토론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더욱 생동감 있는 임상 교육의 장이 되도록 준비했다.

또한 2022년에는 WFSA 산하 아시아-호주 마취과의사 학술대회 (Asia-Australasia Anesthesiologists’ Congress, AACA)가 KoreAnesthesia와 함께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WFSA의 아시아-호주 지역(Asia Australasia Regioal Section) 평위원인 김 교수는 이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마취통증의학을 아시아 및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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