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폐암 표적치료제 시장에서 알레센자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3분기 국내에 출시된 오리지널 경구용 폐암 표적치료제들의 처방액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

2020년도 3분기 주요 경구용 폐암치료제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2020년도 3분기 주요 경구용 폐암치료제 처방액 추이(자료:유비스트, 의료정보 재구성)

최근 발표된 원외처방 보고서에 따르면, 로슈의 ALK 억제제 알레센자의 2020년 3분기 처방조제액은 전년 동기(54억 4천만 원) 대비 12.7% 증가한 61억 4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ALK 뿐만 아니라 EGFR 시장까지 포함한 표적치료제 시장에서 유일한 처방액 상승 기록이다. 이 같은 알레센자의 성장은 뇌전이 치료 효과를 보유한 2세대 ALK 치료제 가운데 1차 치료 약제로 보험 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A 교수는 "다수의 의료진들이 ALK 치료에 있어 알레센자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상 임상인 ALEX 연구 결과도 좋을 뿐더러 급여까지 적용되고 있는 만큼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는 약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화이자의 잴코리는 점차 처방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올 3분기 잴코리는 전년 동기(28억 6천만 원) 대비 20.3% 감소한 22억 8천만 원의 처방조제액을 기록했다. 1세대 ALK 억제제인 잴코리는 치료 효과가 업그레이드된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처방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이자가 이달초 잴코리의 후속 약물인 로브레나에 대한 국내 허가를 신청한 만큼, ALK 억제제 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차 약제로 처방되어 왔던 다케다제약의 알룬브릭도 잴코리 처방 감소로 인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알룬브릭은 전년 동기(1억 4천만 원) 대비 10% 감소한 1억 2천만 원의 분기 처방조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를 기점으로 알룬브릭의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ALK 1차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함과 동시에, 환자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시작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기 때문. 이에 더해 향후 1차 치료에 대한 보험 급여까지 적용된다면 처방 실적은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처방 실적이 줄고 있는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는 올 3분기에도 전년 동기(1억 2천만 원) 대비 48.6% 감소한 6천 2백만 원을 기록,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기 실적을 보이며 부진했다.

한편, EGFR 억제제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표적치료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8년 1차 치료에 대한 적응증 획득 이후 2년이 지났음에도 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전년 동기(214억 원) 대비 1.3% 감소한 212억 원의 분기 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소폭 하락했다. 그 뒤를 이어 이레사가 18.4% 감소한 51억 원, 지오트립이 14.9% 감소한 27억 원, 타쎄바가 16.2% 감소한 24억 원을 각각 기록하는 등 모두 고전했다.

EGFR 억제제들의 이러한 하락세는 레이저티닙 임상의 여파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B 교수는 "타그리소가 아직까지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약물인 레이저티닙 임상에 많은 환자들이 몰리고 있고 일부 환자들은 임상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는 상황"이라며 "제한적인 환자 수 내에서 레이저티닙 임상에 환자들이 쏠리고 있어 기존 치료제들의 처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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