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는 지난 14일 본원 강당에서 ‘북한 이탈가정 내 소아청소년 영양상태 고찰’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성우 조선의대 교수(예방의학과) 연구팀의 ‘북한 이탈가정 청소년 및 아동의 성장 및 영양조사’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북한 이탈가정 소아 및 청소년의 영양상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며 나아가 통일 이후를 대비한 보건의료 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최성우 교수 연구팀이 2017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북한 이탈 가정 내 소아 293명과 청소년 237명 등 총 530명을 조사한 결과, 만성영양장애(stunting)는 7.5%(40명), 체중미달(underweight) 6.6%(35명), 급성영양장애(wasting)는 4.9%(260명)에 달했다.

또한, 미취학 아동을 성별과 연령이 동일한 남한 가정 내 미취학 아동과 비교했을 때 만성영양장애 발생은 남한 가정 미취학 아동의 6배, 체중미달은 1.25배, 급성영양장애는 1.6배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김주휘 서울의대 교수(소아청소년과)에 따르면 소아 시기 영양 부족은 ▲신생아~소아기 의료이용의 증가 ▲만성영양실조 및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학업과 경제활동의 생산성 감소 ▲성인기 만성질환 관련 의료비용의 증가 ▲다음 세대에 지속적 악영향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구자들은 영양장애를 겪고 있는 북한 이탈가정 내 소아 및 청소년들에게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주휘 교수는 “북한 이탈가정의 소아청소년에 대한 적정한 검사 및 개입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탈북 전이나 직후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기초 조사와 함께 건강 상태의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최성우 교수는 “북한 이탈가정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과 북한 보건의료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협력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자들은 북한 이탈가정 내 소아 및 청소년 건강에 관한 연구수행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다양한 건강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연구수행을 위해 연구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건희 안산 상록수 보건소장은 “남북하나재단에서 2년에 한번 시행하는 탈북 청소년(만 10~18세) 전수조사 항목에 신장과 체중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목을 포함하여 국내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와 비교 가능할 정도의 체계적인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화준 공공보건의료연구소 남북국제보건의료연구센터장은 “센터는 앞으로 북한 이탈가정 소아청소년 영양상태와 관련된 연구, 나아가 통일 시대에 대비한 보건의료서비스 구축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연구수행을 위하여 연구네트워크 구축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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