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최적의 약물 치료 전략은?] EGFR 돌연변이

의료정보·종양내과 전문의 3인, '폐암 치료의 최신지견 및 전망' 좌담회 김태완 기자l승인2020.10.16 01: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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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내 약물 치료 분야에서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암종으로 꼽히는 폐암. EGFR이나 ALK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를 비롯해, 말기 환자에서도 완치를 노려볼 수 있는 면역항암제 등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치료 효과가 업그레이드 된 차세대 폐암 치료제들의 등장은 약제간 경쟁을 불가피하게 하는가 하면, 약물 치료 전략의 변화도 급물살을 타게 했다. 더욱이 최근 다양한 약물들의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한 임상 연구들이 다수 진행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터.

그렇다면 다수의 폐암 약제들 가운데 의료진들이 선호하는 약물은 무엇일까. 또 현재 연구 중인 약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본지는 다양한 폐암 약물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학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종양내과 전문의 3인과 함께 '폐암 치료의 최신지견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참석자 >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강은주 교수(이하 ‘강’)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이하 ‘안’)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이하 ‘김’)
의료정보 김태완 기자(이하 ‘의’)

의: 최근 몇년 사이에 다양한 폐암 치료제들이 등장함에 따라 의료진마다 선호하는 약제들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에 진료 현장에서 폐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교수님들은 각각의 약제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

① EGFR 돌연변이
② ALK 돌연변이
③ 면역항암제
④ 향후 폐암 치료 전략은?

▲ 좌측부터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가천대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4기의 1차 치료제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타쎄바(성분명 얼로티닙),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쓰이고 있는데, 각각의 약제들은 어떠한 환자군에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강: 타그리소는 1차 치료시 비급여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든다. 경험상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가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타그리소 1차 치료는 시도하지 않고, 나머지 3개의 약제 중 하나를 선택한다. 지오트립은 독성이 강해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어 나이가 많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처방을 피한다. 이레사나 타쎄바 중에서는 뇌전이가 있으면 타쎄바를 선호하는 편이고 뇌전이가 없으면 두 약제를 골고루 처방하고 있다.

김: FLAURA의 3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NCCN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은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EGFG 억제제가 1차 치료다. 단 우리나라에서는 타그리소에 대한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진료현장에서 처방하기에는 제한적이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 중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타그리소를 1차로 처방하고 있지만 이에 해당되는 환자는 많지 않다. 또 현재 국내 신약으로 3세대 약제인 레이저티닙과 1세대 표준 약제를 비교하는 글로벌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환자가 동의하고 임상선정 기준에 합당한 경우에는 임상을 통해 치료를 받기도 한다. 약가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뇌전이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라도 타그리소를 선호하는 편이다. 지오트립은 저도 독성으로 인해 고령의 환자들에게 1차 처방이 쉽지는 않다. 다만 지오트립의 리얼월드 연구인 GioTag의 결과를 보면 1차-지오트립, 2차-타그리소 시퀀스에 대한 데이터가 좋았기 때문에 젊거나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지오트립을 시도해본다. 또 지오트립은 특이한 돌연변이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있는 만큼 이런 경우에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나머지 약물 중 국내에서는 이레사가 주로 쓰이고 있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이레사를 처방한다.

강: 저도 특이 돌연변이들이 있는 환자라면 가장 먼저 지오트립을 떠올리지만, 이 역시 특이 돌연변이만 있는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한이 있다.

안: 뇌실질 전이가 동반된 경우에 타그리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비급여이기 때문에 실제 복용 가능한 경제적 여력이 있는 환자는 드물다. 특히 뇌수막 전이는 예후가 뇌전이만 있는 경우보다 더 나쁘고 효과적인 치료가 제한적인 만큼 타그리소의 강점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느끼지만, 약가로 인한 처방제한이 가장 아쉬운 환자군이다.

의: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게 타쎄바를 처방하는 이유가 있는가.

강: 중추신경계통에서 타 약물에 비해 타쎄바가 효과를 보인다는 논문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수막 전이나 뇌전이 환자가 타쎄바만으로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케이스들을 직접 경험해 보니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타쎄바를 권하고 있다. 단순히 임상 결과 뿐 아니라 약제들에 대해 서 여러 경험을 해보면 각 약제들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의: 뇌전이 환자에서 타쎄바나 타그리소를 사용하는데다, 독성으로 인해 고령층에게 처방이 어렵다면 지오트립을 처방할 수 있는 환자의 범위가 너무 적을 것 같다.

강: 독성이 심한건 맞지만 그렇다고 환자 수가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독성으로 인해 지오트립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엔 이레사나 타쎄바로 약제를 바꿔도 보험 적용이 유지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엄격하게 지오트립 환자군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김: 지오트립은 고령이거나 체중이 낮은 환자,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용량을 감량하여 처방하고 있다. 용량을 30mg 혹은 20mg으로 낮추더라도 치료 효과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데이터들이 이미 많이 발표된 상태다. 또 지오트립을 처방할 경우에는 환자에 대한 부작용 대처 교육과 부작용 발현 시 복용 가능한 약물을 함께 처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 보험 급여 범위 안에서는 고령이라도 다른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1차로 지오트립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오트립이 이레사나 타세바보다 전반적으로 부작용이 강하기는 하지만, 용량 감량 옵션이 제일 다양하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의: 1차 약제에 따라 이후 시퀀스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약제로 이레사나 타쎄바, 지오트립을 선택한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약물 치료 전략을 선호하는지?

강: T790M 변이가 발생하면 타그리소를 쓰고, 그 외에는 어쩔 수 없이 백금화학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연구에 참여하기도 한다.

김: 1,2세대 약제 사용 후 내성이 생긴 경우 조직이나 혈액을 이용한 재조직검사를 진행하면 50%이상의 환자에서 T790M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에는 현재 타그리소가 표준치료로 쓰이고 있지만, T790M 변이가 나오지 않은 나머지 50%의 환자들에게는 항암치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환자군의 치료를 위해 현재 백금화학항암요법과+면역항암제나 MET억제제와 같은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안: 저 역시 재조직검사를 적극적 시행하여 T790M 변이 양성인 경우 타그리소를, 음성인 경우에는 백금기반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의: 1차로 타그리소를 선택한 상황에서는 이후 어떤 시퀀스를 선호하는가.

강: 타그리소 1차 치료 후 2차에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효과도 불분명하고 보험 적용이 안된다. 아직까지는 타그리소 이후 2차 치료에 비급여로 표적치료제를 쓰지 않고, 백금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김: FLAURA 연구에서도 타그리소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 중 70% 가량이 2차 치료로 백금화학요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타그리소 이후에는 백금화학요법을 베이스로 쓰는 상황이다. 이 또한 치료법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최대한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안: 타그리소 이후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는 확립이 되어있지 않다. 1, 2세대 EGFR TKI 내성 발생시 약 절반에서 T790M 돌연변이 나타났으나, 타그리소 내성 기전은 그보다 훨씬 다양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표적치료가 확립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 같다. ORCHARD 임상시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의: 타그리소의 1차 급여 필요성에 대해 아직까지도 찬반 의견이 오가고 있다. 타그리소의 1차 급여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FLAURA 임상 결과 OS값이 38개월 vs 31개월, HR이 0.7정도로 타그리소가 베네핏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러한 데이터 자체가 평가지표였기 때문에 1차 치료에 대한 이견은 없다. 1차 치료에 반대하는 입장의 이유는 FLAURA 아시아인 데이터가 크로스오버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인 데이터를 좌우한 것은 일본인 데이터였다. 일본에서는 1세대 약제의 생존율이 좋은 효과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타그리소의 효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ESMO에서 발표된 타그리소의 중국인 데이터에서는 글로벌 데이터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와 별개로 1차 급여에 대한 논의는 민감한 문제다. 급여 적용을 위해서는 국가 재정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된다.

강: 임상 스터디에서 객관적인 지표가 보여주는 부분도 있지만 1차 치료 도중 질병이 빠르게 악화되거나 다른 여러 이유로 2차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타그리소가 2차에 사용된다면 이러한 이유로 놓치게 되는 환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1차부터 타그리소를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강 교수님 설명처럼 2차에 타그리소를 쓴다면 환자 중 2/3는 타그리소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는 거다. 컨디션이 나쁘거나 T790M 변이가 없는 케이스를 제외한 1/3의 환자들만 타그리소를 사용하는 상황이 된다.

안: 저도 타그리소 1차 치료에 찬성한다. 순차 치료의 전체생존기간 데이터가 충분히 좋은 상황에서 타그리소가 비싸다는 이유로 1차 치료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있다. ARCHER1050 연구에서 다코미티닙으로 1차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34.1개월로 좋은 성적을 보였으나, 뇌전이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스터디가 진행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고령 환자 중에서는 1차 치료 후 2차 치료를 시도하지 못하는 케이스도 상당하다. 그런 환자들은 임상시험에 반영이 안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1차 치료부터 타그리소를 투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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