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를 이끌고 있는 이의경 처장이 직무관련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처장의 배우자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20만주 넘게 대량 보유하고 있었다. 10월 12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10억 원이 넘는 규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갑)이 관보에 등록된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처장과 배우자는 A기업 주식을 각각 6,400주, 219,136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A기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로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자회사들이었다. 자회사 B기업은 음압병동 관련 기업이고, 자회사 C기업은 마스크 소재 제조기업이다. 이 처장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성이 아주 높은 기업들이다.

이 처장은 취임 당시에도 A주식 때문에 논란이 있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후 자회사 B기업과 C기업 때문에 다시 논란이 있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종속기업까지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논리로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강 의원은 식약처 직원 32명이 5억 원이 넘는 직무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난달 24일 배포했다. 대표적인 인허가 기관인 식약처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식약처는 대표적인 인허가 기관으로, 인허가 여부에 따라 특정 기업의 존폐가 결정될 수도 있을 만큼의 큰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8년 식약청으로 분리된 이후 20년 동안 식약처 직원들은 자유롭게 직무 관련 주식거래가 가능했다. 금융투자상품 거래 내부 감사는 지금껏 단 한 차례만 시행됐고, 그마저도 자진 신고된 내역만 살펴봤을 뿐이다.

강선우 의원은 “식약처는 맡은 업무의 중요성만큼 다른 어떤 기관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 신속히 실행하기 바라며, 무엇보다 청장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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