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병증성 통증, 조기 진단과 치료가 관건"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문동언 원장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0.10.06 0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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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 손상이나 비정상적 신경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 전세계 인구의 7~10%가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에 그치는 실정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조기에 치료할 경우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통증 유발 부위가 중추신경까지 확대된다. 이후, 난치성 통증으로 발전해 평생 통증 치료를 받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다수의 환자들은 단순히 소염진통제만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면서 증상을 악화시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이에 본지는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문동언 원장을 만나 신경병증성 통증 조기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과 효율적인 치료 전략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의원 문동언 원장

Q: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무엇이고, 다른 통증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통증은 그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통증과 만성통증으로 나뉘는데 급성 통증은 명확한 조직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1~3개월 미만의 통증으로, 신체의 보호 기전으로 발생해 상처가 치유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반면, 만성통증은 3~6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으로, 치료에 반응이 적어 난치성인 경우가 많고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증은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통각수용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혼합 통증(mixed pain)으로도 분류된다. 통각수용 통증은 통각수용체에 자극이 가해지면서 일반적인 통증 전달 경로를 거쳐 발생하는 통증으로 소염진통제나 마약성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계 손상이나 비정상적인 신경기능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병적 통증으로, 통증 양상과 치료법이 체성 통증과 다르다.


Q: 통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인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증상은 무엇이고,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A: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은 쑤심, 시림, 저림, 화끈거림, 찌릿찌릿한 느낌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든가, 꼬집으면 아파야 되는데 느낌이 없다든가, 가만히 있어도 화끈거리거나 불타는 듯한 통증,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이상 감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상 환자의 병력, 임상 증상, 징후 등으로 진단이 이루어지며, 신경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감각테스트, 운동기능검사, 자율신경계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진단시에는 우선 문진을 통해 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는 병력이 있을 경우 주로 신경병증성 통증을 의심한다. 당뇨병 등의 질환, 대상포진 등의 감염, 외상이나 수술, 삼차신경통/손목터널증후군 같은 신경압박, 암 등이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처음에 통증 환자는 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만 그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경병증성 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소염진통제로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전문의를 찾아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 수와 치료율은 어느정도 인가.

A: 2013년 국제통증연구협회(IASP)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약 7~10%가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병증성 통증과 통각수용 통증이 혼합된 혼합 통증(mixed pain) 환자도 많다. 만성 요통 환자 47%, 퇴행성 관절염 환자 23%, 발목 통증 환자 23%, 당뇨 환자 21%, 암 환자 33%가 신경병증성 통증 요소를 포함한 혼합 통증 환자다.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 80% 이상은 중증도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며, 우울증(42.6%), 수면 장애(42.1%), 불안(35.1%) 등을 동반하여 현저한 삶의 질 저하를 겪고 있지만 전체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 중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병증성 통증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의 경우, 평균 4.8명의 의사를 방문한 후에야 진단을 받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만나기까지는 평균 3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므로 소염진통제를 처방해도 통증이 개선되지 않고 신경병증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병력이나 징후가 있는 경우에는 바로 통증 전문가를 찾아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를 위한 약물 치료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A: 약을 처방할 때는 장기간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먼저 보게 된다. 또한 환자가 호소하는 이상반응 및 약제 순응도도 고려한다. 만성 통증 환자들에게는 통증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면 장애, 불안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통증 감소와 함께 수면 장애, 불안 장애 개선을 통한 삶의 질 개선 효과도 중요하다.

국내에 출시된 지 15년이 된 대표적인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는 통증 점수 개선을 보일 뿐 아니라, 수면 장애 점수를 개선을 통해 정신 건강, 활력 등 삶의 질에 있어서도 유의한 개선을 보인다. 장기 손상의 위험도 적다. 어지러움과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1주일 정도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리리카 저용량으로 용량 조절을 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학회에서 어떤 치료제를 권고하는가도 처방에 영향을 미친다. 리리카는 장기간 입증된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여러 국제, 국내 학회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국제통증학회(IASP), 캐나다통증학회(CPS) 가이드라인에서 리리카가 신경병증성 통증의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으며, 미국신경과학화(AAN)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중 리리카가 유일하게 최고 등급이 Level A를 받았다.

Q: 리리카는 임상 연구에서 투약 1주차부터 통증 감소 효과 및 수면 장애 개선 효과를 보였다. 실제 리얼월드에서도 RCT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지 궁금하다.

A: 리리카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척추 손상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통증 점수 개선 및 수면 장애 점수 개선을 보였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투약 1주차부터 통증 감소 효과 및 수면 장애 개선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의 42.1%가 수면 장애, 35.1%가 불안 장애, 42.5%가 우울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이 몸의 면역 기능을 감소시키는데 면역이 감소하면 조직의 염증은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불안 장애,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수면 장애의 개선은 염증 반응 감소, 통증 감소로 이어져 선순환을 일으키게 되고, 나아가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통증 치료와 함께 수면 장애 개선도 중요한 것이다. 치료시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말을 많이 해주고 마인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도 노력한다.


Q: 최근 리리카는 저용량과 서방형 제제를 추가하며 용량 다변화에 나섰다. 이러한 신규 용량 제품들이 실제 처방에 도움이 되는가?

A: 졸음과 어지러움 등 부작용 우려가 있을 때 저용량이 도움이 된다. 환자는 처음부터 부작용을 느끼면 약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저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용량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도 저용량의 이점이 있다. 서방형은 다른 제형에 비해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지만 그만큼 오래 지속된다. 따라서 두 번 복용하는 것을 한 번으로 줄여 복용 편의성 및 순응도를 개선해 주며, 이는 환자 삶의 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Q: 신경병증성 통증 진단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 진단에서 가장 어려울 때는 환자가 늦게 병원을 찾을 때다. 발병 초기에 내원해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와 국소 마취제를 사용한 신경주사치료 등을 받으면 통증 감소와 완치까지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이 몇 개월에서 몇 년간 소염진통제만 복용하거나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면서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Q: 신경병증성 통증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우선 당뇨병처럼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혈당 조절 등 원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다. 신경병증성 통증을 조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통증 신호가 신경을 반복적으로 흥분시키고 결국 신경세포를 파괴시켜 통증 유발 부위가 중추신경까지 확산돼 난치성 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고 평생 치료를 지속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의 적극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통각수용 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약제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통증의 기전에 맞는 약물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적극적인 통증 관리도 중요하다. 통증을 0~10점으로 수치화 한 NRS(Numeric Rating Scale)를 통증 점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10점 만점에 3점 이하로 유지해야 신경병증성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Q: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여러번 강조하셨는데,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통증이 발생했을 때 마취통증의학과로 내원하는 비율은 어느정도 인가.

A: 대상포진 환자는 상대적으로 많이 오는 편이지만 신경병증성 통증이 눈에 보이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마취통증의학과로 바로 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근골격계 통증의 경우에도 정형외과로 내원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약 25%는 통각수용 통증과 신경병증성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 통증 환자이기 때문에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가 함께 필요하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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