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당뇨병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

배경

당뇨병이 있을 때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며, 심혈관질환은 당뇨병환자의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당뇨병환자의 경우 비당뇨인에 비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2-4배 높기 때문에, 당뇨병에 동반된 이상지질혈증은 적극적인 치료 대상이 된다.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UKPDS)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여러 위험인자 중 LDL 콜레스테롤이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관상동맥질환 발생의 가장 강력한 예측변수로 분석되었는데, LDL 콜레스테롤이 39 mg/dL씩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위험도는 약 6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2018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2형 당뇨병환자의 35%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갖고 있으며, 그 중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100 mg/dL 미만인 경우는 44%로, 이상 지질혈증의 치료율이나 치료목표 도달률은 만족스럽지 않은 실정이다.

 

1. 검사 및 추적 관리

혈청 지질검사(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및 LDL 콜레스테롤의 측정 또는 계산)는 당뇨병 진단 시 시행하고, 그 후 매년 1회 이상 하는 것을 권고한다. 약제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투약 전과 4‒12주 후 지질검사를 해 약제에 대한 효과와 순응도를 평가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에는 지질 수치가 목표에 도달했는지 여부에 따라 3-12개월 간격으로 검사한다.

전형적인 당뇨병성이상지질혈증은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 콜레스테롤혈증이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이 높지않더라도 크기가 큰 초저밀도지질단백(very low density lipoprotein)의 생성이 증가하면서, 작고 밀도가 높은(small dense) LDL 입자가 많아지고 apoB의 수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일반적인 지질검사 외에도 non-HDL 콜레스테롤이나 apoB를 측정해 당뇨병성이상지질혈증을 평가할 수 있으며, 특히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검사를 시행한 경우 LDL 콜레스테롤보다 non-HDL 콜레스테롤로 지질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2. 치료기준

심혈관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당뇨병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100 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은 없으나 위험인자를 동반하는 경우에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예후가 좋다는 메타분석들이 있으므로, 당뇨병환자 중 알부민뇨, 만성신질환(사구체여과율 60 mL/min/1.73 m2 미만) 등의 표적장기손상이나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 조기발병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 mg/dL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 급성관상동맥 증후군 혹은 이전에 심혈관질환이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용량 스타틴을 이용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70 mg/dL 미만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이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을 동반하는 당뇨병환자는 LDL 콜레스테롤을 70 mg/dL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LDL 콜레스테롤의 목표기준을 정하지 않고, 심혈관질환 위험의 정도나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스타틴의 강도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12]. 그러나 스타틴 강도에 따른 지질강하 정도는 환자에 따라 차이가 크고, 근거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Non-HDL 콜레스테롤이나 apoB를 이차적인 목표로 사용할 수 있으며[13],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없는 당뇨병환자는 non-HDL 콜레스테롤 130 mg/dL 미만이나 apoB 100 mg/dL 미만을 목표로 한다.

또한 중성지방은 150 mg/dL 미만, HDL 콜레스테롤은 남자에서 40 mg/dL 초과, 여자에서 50 mg/dL 초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치료 (그림 16-1)

1) 생활습관교정

식사요법과 신체활동량 증가를 비롯한 생활습관교정, 금연, 비만한 환자에게서 체중감량 등이 지질농도를 개선시킬 수 있다. 식사요법은 환자의 나이, 당뇨병의 종류, 복용 약제, 지질농도, 동반질환을 고려하여 개별화해야 한다.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오메가-3 지방산과 섬유소의 섭취는 늘리도록 한다. 엄격한 혈당조절이 지질농도를 개선시킬 수 있는데, 특히 혈당조절이 안되면서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경우 효과가 크다. 또한 고중성지방혈증에는 금주와 체중 감량이 효과적이다.

 

2) 스타틴 치료

당뇨병환자에게서 이상지질혈증의 일차치료 약제로는 스타틴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대규모 연구에서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추가분석을 하거나[9,11,14,15],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스타틴 치료는 심혈관질환의 일차예방과 이차예방 모두에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스타틴을 이용한 일차예방 연구로는 Collaborative Atorvastatin Diabetes Study (CARDS)가 대표적이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1개 이상 동반한 40-75세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10 mg을 투약한 결과, 평균 LDL 콜레스테롤이 72 mg/dL로, 기저 대비 39% 감소하였으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37% 감소하였다.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스타틴 치료의 이차예방효과를 증명한 대표적인 연구는 Treating to New Targets (TNT) 및 Pravastatin or Atorvastatin Evaluation and Infection Trial (PROVE-IT)이다. 이 연구에서 아토르바스타틴 80 mg을 투약하여 LDL 콜레스테롤을 57-77 mg/dL로 유지한 경우 저용량 스타틴으로 81-99 mg/dL로 유지한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의미있게 감소되었다. 메타분석에서도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스타틴 치료는 기저 LDL 콜레스테롤 수치나 환자의 특성에 관계없이 LDL 콜레스테롤을 1 mmol/L (38 mg/dL) 감소시킬 때 5년간 심혈관질환 발생이 20%까지 감소되었다.

 

3) 병합치료

3-1)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합

심혈관질환이 있는 당뇨병환자에게서 최대내약용량의 스타틴으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에제티미브의 추가를 고려하며, 심혈관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고려할 수 있다. 스타틴 단독에 비해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합은 LDL 콜레스테롤을 15‒20% 추가로 낮출 수 있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합치료로 심혈관질환의 발생 감소효과를 본 대표적인 연구가 IMProved Reduction of Outcomes: Vytorin Efficacy International Trial (IMPROVE-IT)이다. 이 연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지 10일 이내인 환자 18,144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합치료군에서 스타틴 단독군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이 15.8 mg/dL 더 낮았고, 심혈관질환 상대위험이 6.4% 감소하였다. 세부그룹 분석에서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에 대한 상대위험도 감소가 14%로

나타나, 당뇨병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가 더 잘 나타났다].

 

3-2) 스타틴과 PCSK9 억제제 병합

심혈관질환이 있는 당뇨병환자에게서 최대내약용량의 스타틴으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PCSK9 억제제의 추가를 고려할 수 있으나, 비용을 고려해 에제티미브를 더 선호한다.

스타틴을 최대내약용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evolocumab) 또는 알리로쿠맙(alirocumab)을 추가한 경우 LDL 콜레스테롤이 36-59% 더 감소하였다. 27,564명의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Further Cardiovascular Outcomes Research With PCSK9 Inhibition in Subjects With Elevated Risk (FOURIER) 연구에서는 스타틴에 에볼로쿠맙을 추가한 군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59% 감소했으며, 2.2년의 연구기간 동안 심혈관질환의 상대위험도가 15% 감소하였다. 이 연구에서 11,031명의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부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3-3) 스타틴과 피브린산유도체 병합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스타틴과 피브린산유도체를 병합해,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논란이 있다.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연구에서 스타틴과 피브린산유도체의 병합치료가 스타틴 단독치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는 실패하였다. 그러나 세부분석에서 전형적인 당뇨병성이상지질혈증(중성지방 204 mg/dL 이상이면서 HDL 콜레스테롤 34 mg/dL 미만)이 있는 군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예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3-4) 스타틴과 오메가-3 지방산 병합

오메가-3 지방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고자 한 연구들의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일부 당뇨병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분석에서 오메가-3 지방산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켰다. 또한 최근 발표된 Reduction of Cardiovascular Events With EPA‒Intervention Trial (REDUCE-IT) 연구에서 스타틴과 오메가-3 지방산 중의 하나인 eicosapentaenoic acid (EPA)의 병합치료가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스타틴을 복용 중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4 g의 icosapent ethyl을 추가한 결과, 스타틴 단독 투여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25% 감소하였다.

당뇨병환자만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거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환자 중 스타틴 치료로 LDL 콜레스테롤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고중성지방혈증이 지속되는 경우에서, 스타틴과 EPA 병합치료가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 고중성지방혈증의 치료

생활습관교정은 고중성지방혈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특히 비만한 환자에게서 체중감량이나 금주는

중성지방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고중성지방혈증이 악화되며, 엄격한 혈당조절은 중성지방을 낮출 수 있다. 생활습관교정 후에도 중성지방이 200 mg/dL 이상이면 피브린산 유도체나 오메가-3 지방산 등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1,000 mg/dL 이상의 심한 고중성지방혈증인 경우 급성췌장염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피브린산유도체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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