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가 영유아 국가검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4월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회장에 취임한 임기환 회장(이대목동병원)은 영유아검진의 시력검사를 안과 전문의가 진행토록 하는 것과, 수가에서 저평가 되고 있는 사시수술의 수가개선을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영유아 검진 시력검사, 안과전문의가 진행해야

“출생 직후부터 시력에 문제가 있을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영유아 건강검진에 포함된 시력검사를 안과 전문의들이 시행하는 것이 국민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생 직후 0.1 이하인 시력은 3세가량 되면 0.4∼0.5, 만 5, 6세에 이르면 1.0까지 발달한다. 시력이 발달할 때 약시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정상적인 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것.

이를 위해 현재 영유아 검진에 시력검사가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이를 1차 진료의가 검사하고 있다. 이에 임 회장은 “아이들의 시력은 평생 시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이를 전문가인 안과의사가 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며 “이는 학회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는 85년 한국소아안과연구회의 명칭으로 설립된 학회로 사시, 약시, 굴절이상, 미숙아망막병증, 신경질환, 선천안이상 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여 건강한 시력의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치료, 연구하는 학회다. 즉, 어른과 아이들의 사시를 포함해 소아안과 분야를 대표하는 학회라고 할 수 있다. 

 

사시, 소아의 2% 차지…빨리 치료해야 정상 시력 발달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분야는 ‘사시’이다. 사시는 소아의 2%에서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사시는 두 눈이 다른 곳을 보는 것으로, 눈 안쪽으로 몰리거나 밖으로 나가거나, 수직으로 어긋나는 등의 형태가 있다”며 “사시가 심하면 약시가 생기고 이에 따라 시력이 떨어진다”면서 “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치료시기를 놓치면 시력 발달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시의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눈을 움직이는 6개의 근육에 이상이 있거나, 근육을 컨트롤하는 뇌에 이상이 있을 때 사시가 생길 수 있다. 눈의 움직임은 3번, 4번, 6번 뇌신경이 관여한다. 특히 6개월 이전에 생기는 영아 내사시는 다운증후군, 백색증, 뇌성마비 등의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나 수두증이나 뇌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사시가 생기면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 때문에 두 눈으로 보는 기능이 상실되고 더 심해지면 그 한 눈의 시력도 나빠지는 약시가 된다”며 “사시 치료 목적은 그런 경우를 줄이고 예방하여 정상적인 시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임 회장. 

사시의 종류는 대표적으로 간헐외사시, 영아내사시, 조절내사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경우는 간헐외사시로 사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간헐외사시는 눈의 검은 동자가 가운데 있지 못하고 밖으로 치우쳐 있는 상태로, 평상시 정상적으로 보이다가도 피곤하거나 멍하게 있을 때, 감기 등으로 아플 때 눈이 밖으로 나가는 증상을 보인다.

간헐외사시는 3~4세 어린아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하지만, 돌이 지나지 않은 유아나 청소년기, 성인이 되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가장 흔한 사시인 간헐외사시의 경우도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며 “학문적으로는 신경의 문제와 근육의 기계적인 문제, 등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간헐외사시를 실제 수술을 해 보면 근육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며, 신경 문제라고 하지만 이 또한 확연치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시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 원리에 대해 임 회장은 “간헐외사시의 경우 밖으로 나가는 눈 근육을 뒤로 미루어 약화시키고, 안쪽 근육은 중간을 잘라 원래 자리에 붙이는 일종의 ‘고무줄 논리’”라며 “쉽게 말해 근육을 힘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사시 환자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안경을 통해 교정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시 때문에 눈이 몰리는 조절내사시의 경우에는 원시 안경 착용을 통해 사시가 바르게 돌아온다”며 “그러나 조절내사시도 종류가 많고, 부분 조절내사시인 경우도 있어서 안경을 통한 조절 후에도 사시가 많이 남으면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고. 

사시는 어른에서도 올 수 있다. 어른의 경우에도 상태가 심하면 수술로 교정하지만, 심하지 않으면 한쪽 눈을 가리고 지내거나 특수한 안경을 통해 복시를 안 느끼도록 교정하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외상, 당뇨 고혈압이나 갑상선 기능항진, 눈 주변의 외상으로 인해서도 사시가 올 수 있다”며 “이 경우 먼저 근본적으로 질환의 원인 치료를 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교정이 안 될 경우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백내장보다 수가 낮아, 수가 체계 개편 필요

“사시수술은 아이들을 전신마취 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환자가 적으며 백내장보다 수가도 낮습니다. 이에 정부에 사시의 수가 체계 개선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시소아안과’ 분야는 안과 전공의 교육 과정의 한 파트이므로 대학병원을 포함해 개원의들도 다룰 수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수가가 워낙 낮고 전신마취에 따른 마취과 전문의가 필요하다보니 개원가보다 큰 병원에서 주로 이루지고 있는 현실이다. 

임 회장은 “사시 종류에 따라 꽤 다양한 수술이 있는데 사시수술의 수가체계는 단순, 복잡 수술로만 나눠져 있다”며 “이에 재수술이나 수직사시수술 등은 복잡수술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시 수술에 ‘바이클’이라는 미세한 수술용 실을 사용하는데, 이는 보험 수가가 아예 없고 기본 수술료에 포함돼 있어서 이에 대한 수가부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현재 간헐외사시의 다기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서구는 내사시가 많은데, 한국·일본·중국은 외사시가 많다”며 “이에 다기관 데이터 수집을 통한 다양한 연구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이라고 전했다.

환자에게 수술 후 사시가 완치 되었다는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임 회장. 아이들에게 밝은 세상을 찾아주고자 노력하는 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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