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명원 교수
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명원 교수

국내 갑상선암의 97%를 차지하는 분화 갑상선암은 대부분 예후가 좋고 완치율이 높다 . 필요 시 추가 방사성요오드 요법을 하거나 수술을 통해 대부분은 치료되며 재발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화 갑상선암이라도 재발하고, 방사성요오드 치료에도 불응하게 되면 3~5년 내 대다수의 환자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전이·진행성 분화 갑상선암의 표준치료로 꼽히지만, 일부 환자는 방사성요오드 섭취를 보이지 않기도 하며, 반복된 치료로 방사성요오드 섭취능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환자들은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분류된다. 

다행히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들은 표적치료제(TKI)를 사용하여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개선시킬 수 있다 . 갑상선암에서 사용되는 TKI 치료제 중 렌바티닙의 3상 임상연구에서는 렌바티닙 치료군의 PFS가 18.3개월로 위약군의 3.6개월 보다 약 6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 또 다른 TKI인 소라페닙 역시 임상연구를 통해 위약군 대비 PFS를 약 2배 가량 개선시킨 것 을 보면 알 수 있다.

1차 항암치료에 실패한 경우, 다른 약물로 치료를 지속하는 것도 환자에게 유익할 수 있다는 리얼월드 연구도 올해 초 미국에서 발표됐다. 이 연구는 1차 치료제로 렌바티닙을 사용한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연구 결과 1차 렌바티닙 치료 후 2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제 종류와 상관없이 유의한 임상적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2차 치료를 받은 환자의 전체반응률(ORR)은 15.5% 였으며, PFS는 1차 치료기간 동안 14개월, 2차 치료 시작 후 10.5개월이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갑상선암 환자들이 1차 치료 후 병이 진행될 경우, 이러한 치료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전이·진행성 갑상선암 1차 치료에 급여 적용되는 치료제는 렌바티닙, 소라페닙 단 두 가지 뿐인데, 두 치료제 모두 1차 치료에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어 있다. 2차 치료제로서, 1차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다른 하나의 약제를 선택하여 치료를 계속하게 될 경우 그 비용은 환자의 몫이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생존기간이 긴 질환인 만큼 1차에서 치료가 끝나지 않는 환자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1차 치료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들은 이미 많은 재발과 전이, 여러 차례의 치료 실패를 겪은 환자들이다. 그런 환자들에게 있어 표적치료제들의 고무적인 효과는 환자들의 걱정과 불안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이렇게 효과적인 표적치료제들을 충분하게 안정적,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대가 조성되어, 이로 인해 갑상선 암 환자들의 삶의 질과 생존기간을 더욱 향상 시킬 수 있는, 약제로 인한 최고의 혜택을 환자들이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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