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가 창립4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대한신장학회 양철우 신임 이사장은 그동안 학회가 진행해온 투석전문의 및 인공신장실 인증제도의 법제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제학회로 전환한 대한신장학회 학술대회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술대회로 발전시키며, 투석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진료영역을 개척하여 미래 신장내과 의사들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선다.
 
혈액투석실 감염병에 취약, 인증 법제화 절실
“대한신장학회는 지난 40년간 말기신부전 등록사업, 신장학재단 설립 등 많은 사업들을 펼쳐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투석전문의제도 및 인공신장실 인증제는 법제화를 통해 제도권하에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큰 숙원사업이자 반드시 이뤄야 할 숙제입니다.”
양 이사장은 임기 중 가장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투석전문의 제도와 인공신장실 인증제도를 제도권에 진입시키는 일을 꼽았다. 특히 인공신장실 인증제는 많은 나라에서 국가차원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학회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강제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인공신장실 인증제는 전체 투석 실시 병원의 35%만 참여하고 있고 나머지 65%는 인증제도권 밖에 있다. 또한 투석 병원 중 4곳중 1곳은 투석전문의가 없고 나머지는 비전문의인 상황. 결국 많은 투석환자들은 비전문가에 의해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금같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는 투석실의 질 관리는 특히 더 중요하다. 이에 대해 “혈액투석실은 제한된 공간 안에 있기 때문에 호흡기 감염병에 취약하다”며 “메르스 때 투석병원에서 많이 감염이 됐지만, 당시 회원들에게 수시로 지침을 내려주었던 경험 때문에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서 “이제 국가차원의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 이사장은 지난 5월 임기 시작후 바로 학회 내에 보건의료정책 위원회를 신설했다. 이 위원회를 중심으로 투석전문의 및 인증제도를 묶어서 ‘투석의 질 향상’ 주제로 공청회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학회가 기존부터 추진해 온 ‘말기신부전 관리법안’ 마련이다. 이에 대해 양 이사장은 “미국은  국가와 신장학회가 MOU를 맺어 ‘kidney X’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신장질환 조기진단 및 치료에 투자를 시작했다”며 “당뇨, 고혈압의 마지막 단계가 신장 투석이고, 의료비용도 부담도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콩팥병을 관리하려는 의지가 매우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법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석 질평가 재단법인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양 이사장은 “전국 2,000여개의 인공신장실을 학회 차원에서 모두 관리할 수 없으므로, 국가 차원의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학회와 환자를 비롯해 복지부, 심평원, 신장내과 의사 및 투석 간호사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여 투석실과 투석치료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는 재단법인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2~3년 내 학술지 SCI 등재 목표…아시아 신장학회 기틀 마련
학술에 있어는 아시아 대표 신장학회 학술대회를 만들고자 준비를 시작한다.
올해 5년째를 맞는 대한신장학회 국제학술대회 ‘KSN’를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신장학 학술대회로 만들겠다는 것. “현재 세계적으로 큰 규모의 신장학회는 미국, 유럽, 세계신장학회가 있다. 물론 아시아에도 학회가 있지만 활성화가 잘 안되어 있다”며, 이에 “우리학회 주도로 미국 신장학회 수준의 학술대회를 만들어 아시아권 의사들이 미국까지 가서 배우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는 것. 또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 젊은 의사들을 국내에서 연수시키고 관련 국가들과 MOU를 맺어 학회 범위를 넓혀나가 신장학의 ‘한류열풍’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학술지의 SCI 등재도 지속 추진한다. “현재 IF가 2.5 정도이므로 2~3년 내에는 등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또한 인공신장실 법제화만큼이나 꼭 이뤄야 할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대한신장학회는 대표적인 다학제 학회로 많은 사업들을 펼쳐왔다.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사업들을 모아서 학회 40년 역사를 동영상으로 상영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학술대회가 9월 온라인 개최로 변경되면서 이 행사는 내년으로 연기했다.   
특히 국제학술대회(KSN)가 개최 5년째를 맞은 만큼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차별화를 고민 중이라는 양 이사장. “온라인 학술대회의 단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부 세션은 동시통역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또한 “해외 연자 강의는 녹화로 진행하더라도 질문은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도록 연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오프라인과 가장 비슷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투석만 하는 시대 지났다", 신장학 분야 진료영역 및 연구회 확대

“신장내과에서 투석만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고 신장내과의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신장 초음파를 비롯해 중재신장학 세션과 워크샵을 개설해 적극 교육해 나갈 방침입니다.”
학회 산하 파브리병 연구회장을 역임한 양 회장은 희귀질환인 파브리병 치료제가 나오면서 치료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대학병원의 갈 길이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대학병원은 희귀질환이나 합병증을 동반한 중증 환자 위주로 가고, 투석치료는 중소병원이나 개원가에서 보편화 되어야 한다는 것. “신장내과가 투석에 집중돼 있다 보니 내과 중 직접 초음파를 하지 않는 대표적 과가 되었고, 중재신장학(혈액 투석 시 도관 등)에도 소홀했다”며 앞으로 “고령화로 의료가 암, 노화 쪽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신장학도 분야를 확장하지 않으면 발붙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를 위해 학문별 통합 교육도 추진한다. 파브리병, 요산, 이식 연구회 등 신장학회 산하 13개 연구회의 통합학술대회를 열어 희귀질환 및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술을 공유하고, 각 연구회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봉직의 및 개원의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재는 일본 가이드라인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도 연구회의 도움을 받아 각각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피드백 시키면 결국 학회 전체의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회 40주년을 기점으로 학회가 중심이 되어 투석의 질을 향상시키는 관리시스템을  추진하는 한편, 신장내과의 미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양철우 이사장의 당찬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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