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올해 C형 간염 환자의 조기 발견 사업, 연구와 대국민 홍보에 집중한다.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은 올해 바이러스간염 박멸을 위한 정책 수립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질병관리본부 정책연구 용역사업인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대국민 홍보도 펼친다. 이밖에 2022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의 성공적 개최와 최근 SCIE에 등재된 학술지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C형 간염 국가검진 도입 위한 연구 및 대국민 홍보 집중

“올해 C형 간염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위한 정책연구 용역사업을 진행합니다. 이밖에 올해 간의 날 주제도 ‘C형 간염 퇴치 선포’이며, 또 국제학술대회인 The Liver Week에도 해외 주요 연자들을 초청해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각국의 정책 내용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C형 간염의 국가건강검진 포함은 학회가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 숙원 사업 중 하나다.

WHO도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과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학회는 TF팀을 만들어서 대관업무 및 이론적 무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회 토론회를 통해 C형 간염의 조기발견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정부 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도 했지만, 비용효과적인 측면의 문제와 유병률 5%라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 이사장에 따르면 과거 시행된 비용효과 분석은 불충분한 자료에 근거하여 산출되었으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C형 간염 검사를 검진사업에 포함하는 경우 비용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충분하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환자의 1년 생존 연장을 위해서 5만불 이내를 사용하면 비용효과적이라고 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 기준인 2만불을 적용시키더라도 C형 간염 항체 유병률이 0.2%까지는 비용효과적이라는 것. “실제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HCV RNA 검사의 양성률이 0.1% 보다 적지 않으면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무조건 비용효과적이라고 못 박았다”며 “특히, 항체 양성률이 1% 이상이면 투입되는 비용 없이 정부가 무조건 돈을 버는 것이므로 WHO가 C형 간염의 박멸을 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C형 간염 항체 양성률은 1% 정도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검진사업에 대한 반대도 적지 않다보니 학회는 일단 올해 정부의 연구 용역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금년 국가검진을 받는 64년생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시행하여 유병률 데이터 및 고위험군 선정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만들기로 한 것. “이 연구는 검진 해당 대상자들에게 대국민 서비스 차원의 치료기회를 주는 동시에 또, 어떤 집단의 유병률이 높은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검진 확대 방안을 정부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년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성공적 개최 위해 준비

올해 간학회의 큰 학술행사인 2020년 ‘The Liver Week’가 8월 13~15일로 인천 그랜드하야트호텔에서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리버위크는 제14차 국제 알코올 국제학술대회도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코비드-19 사태로 학술대회 개최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 이에 6월말까지 국제 또는 국내, 온라인 개최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외 간학회는 올해 11월에 개최되는 제4회 소화기연관학회 국제 소화기 학술대회(KDDW 2020)에 참여한다.

특히 학회는 적극적인 유치 노력으로 지난해 2020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국제학술대회(APASL Annual Meeting)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아태 간학회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서 개최되는 것으로 지난 임원진이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 구성될 조직위원회에 학회 임원들을 참여시키는 등 성공적 개최를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간학회에 또 한 가지 희소식이 있다. 최근 간학회 공식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MH)’가 SCIE에 등재되는 성과를 거둔 것.

이에 대해서는 “학회가 거의 10년 전부터 노력해 왔던 사업으로, 외국인 투고 논문 비중을 높이고자 학술이사가 많은 노력을 했다”며 “뿐만 아니라 인용지수도 중요하므로 학회원들이 해외 논문을 실을 때 많이 인용하는 등의 노력이 모두 모여서 이룬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질 관리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제학술지 위상에 맞게 학술지의 포맷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높은 임팩트 팩터 유지를 위해 해외 투고를 계속 홍보해 나가는 등 질적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6년 전 발행된 한국인 간질환 백서의 개정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C형 간염 및 간암 치료제들이 많이 나오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중요성도 높아져서 개정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특히 간질환 백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국내 유병률, 치료현황 등을 모아 따로 한국인 간질환 팩트시트도 만들 예정이며, 가장 먼저 B형 간염의 팩트시트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가이드라인 개정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가장 먼저 새로운 영역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A, B, C형 간염 및 간질환 동영상 제작해 대국민 홍보

“C형 간염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동영상 제작에 이어, 금년에는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후 점차적으로 전체 간질환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진행할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알코올 간질환은 증가했지만, 만성 B형 간염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신생아 산모검진이 시작된 90년대 말 예방주사를 맞은 세대가 성인이 되고, 이와 함께 좋은 B형 간염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만성 B형 간염 유병률이 20년 전보다 낮아진 것. 그러나 이 이사장은 “B형 간염 유병률은 줄었지만, 고령화에 따라 간암 발생률은 줄지 않고 있어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학회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간질환 예방 및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전세계가 바이러스 감염병의 공포에 떨고 있는 시기에 세계와 공조해 C형 간염 퇴치에 앞장서는 한편, 간질환의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대한간학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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