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국내 의약품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발표된 아이큐비아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4조 8,119억 원) 대비 5.3% 증가한 5조 646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성장률 7.4%와 약 2%의 격차로, 코로나 사태가 의약품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출시된 2만 8천여 개의 제품 가운데 1분기 실적 100억 원을 돌파한 제품은 지난해 1분기 53개에서 6개가 추가된 59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키트루다와 타그리소, 퍼제타 등 항암제들의 높은 성장률과 함께, 스핀라자, 케이캡, 프롤리아와 같이 비교적 최근에 출시됐거나 보험 급여를 획득한 약물들이 100억 원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2020년 1분기 의약품 매출 순위(자료: 아이큐비아 데이터, 의료정보 재구성)
2020년 1분기 의약품 매출 순위(자료: 아이큐비아 데이터, 의료정보 재구성)

제품별로 살펴보면, 2020년도 1분기 국내 의약품 시장의 왕좌는 키트루다의 차지였다. 출시 직후부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 온 MSD의 키트루다는 전년 동기(262억 원) 대비 32.4% 증가한 347억 4천만 원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의약품 시장의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했다.

2위는 리피토의 몫이었다. 전년 동기(355억 원) 대비 2.2% 감소한 347억 원의 분기 매출을 기록한 화이자의 리피토는 불과 4천만 원 가량의 차이로 키트루다에 역전을 허용하며 2위로 밀려났다.

3위부터 10위 사이의 품목에서는 타그리소와 스핀라자의 활약이 돋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전년 동기(181억 원) 대비 31.1% 증가한 237억 원을 기록하며 한 단계 순위 상승에 성공했다.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는 출시한지 1년이 채 안된 상황에서도 분기 매출 200억 원대를 넘어서며 8위에 등극했다. 이와 함께 치료제로서의 활용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아바스틴은 293억 원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300억 고지를 목전에 뒀고, 애브비의 휴미라와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 아스텔라스제약의 프로그랍도 분기 매출 200억 원대를 넘어서며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다.

외국계 제약사들이 대거 포진한 10위권에 위치한 제품들은 약세를 보였다. 에자이의 아리셉트를 비롯하여 동아제약의 박카스디, BMS의 바라크루드, 길리어드의 비리어드,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 등의 제품들은 모두 분기 실적이 하락했다. 반면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로슈의 퍼제타는 각각 52.2%와 43.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20위 권과 30위 권에서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먼저 암젠의 프롤리아는 전년 동기(49억 원) 대비 194.7% 증가한 144억 원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골다공증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CJ헬스케어의 케이캡은 전년 동기(32억 원) 대비 292.3% 증가한 126억 원의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100억 원대 제품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한미약품의 로수젯과 LG화학의 제미메트, JW중외제약의 위너프페리, 아스텔라스제약의 베타미가, MSD의 아토젯,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듀오, LG화학의 유트로핀, 바이엘의 아일리아, 화이자의 입랜스 등의 제품들이 두 자리 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이 외에도 종근당의 타크로벨과 다이이찌산쿄의 릭시아나,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 노바티스의 타시그나, 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가 강세를 보인 반면, 노바티스의 글리벡, JW중외제약의 엔에스, MSD의 자누메트엑스알, 한독의 솔리리스, MSD의 프로페시아는 실적이 감소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