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파킨슨 병.

그러나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파킨슨병도 당뇨, 고혈압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임기를 시작한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안태범 회장은 학회 내 교육 확대와 국민들에게 올바른 질환 알리기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젊은 연구자들 캠프 및 유튜브 대국민 홍보 시작

“서울과 지역의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투어 심포지엄 및 젊은 연구자들의 교육과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입문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한 국민들에게 질병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유튜브 사업도 준비하고 있죠.”

2006년 설립된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는 신경과의 특수 분야인 파킨슨병뿐 아니라 이상운동질환들의 연구와 임상, 약제 개발을 목표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안 회장은 아직 학회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2년 임기 동안 내적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서울과 지역의 교육 균등화를 위해 전국 투어 심포지엄을 올해 처음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젊은 신경과 의사들이 파킨슨병에 관심을 갖고, 기존 회원들과의 교류도 강화하기 위해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입문 캠프도 올해 처음 시도할 계획이다.  

또한 치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파킨슨병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데도 집중한다.

안 회장은 “파킨슨병은 전 세계 1천 만 명, 국내 약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인성 변화로 오해하여 병원에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더 많은 환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유튜브를 제작해 질병을 제대로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학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첫 국제 학술대회인 ICKMDS를 성공리에 개최한데 이어, 지난 2019년에 두 번째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어 내년에도 국제 학회를 개최하는 한편, 2022년에는 국제파킨슨병학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학술지의 국제화도 추진한다. 학술지도 발간 시점부터 영문으로 제작하여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만큼, 1~2년 내에 SCI 등재를 준비하는 등 다방면으로 국제화의 발판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파킨슨병도 당뇨·고혈압처럼 관리하는 병’

파킨슨병은 요한 바오로 2세,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앓으면서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로 중뇌에 있는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서서히 소실돼 가면서, 서동증 또는 운동 완만 또는 느림, 안정 시에 떨림, 근육 강직, 자세 불안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가족력은 15% 정도이고 유전은 드물다.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 안 회장은 “산화손상, 미토콘드리아 손상 등의 기전으로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세포가 사멸하면서 발병하며 전형적인 증상은 도파민 분비와 관련이 있지만, 도파민 이외에도 아세틸콜린 등 다른 신경전달물질의 결함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훨씬 다양하다”며, 따라서 “전형적인 증상인  떨림, 느림 외에도 인지기능, 변비, 우울증 등을 같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손상된 신경세포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치료는 없다. 다만 60년대 치료제가 처음 개발된 후, 2000년대 넘어서면서 다양한 약물들이 나와 다양한 무기를 갖게 되면서 치료가 활발해 졌다.

“신경세포 손상으로 인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약물을 통해 도파민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며 “도파민을 직접 생성하는 약물, 도파민을 대신하는 약물, 대사를 억제 시켜 약효를 길게 하는 특수 목적의 약물 등을 통해 도파민이 해야 하는 일을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들은 신경손상이라는 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니라서 실망을 하기도 하는데, 약물 치료 효과가 매우 좋은 경우에는 대개 안정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실망할 필요가 없다”면서 “파킨슨병도 당뇨, 고혈압같이 평생 관리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병이 많이 진행되어 약물 치료가 어려울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으므로 지레 치료를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들도 계속 연구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 응집된 아밀로이드가 침착되어 생기는 데 이러한 침착을 막는 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이고, 일본에서는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도 진행 중이라 아직 임상t 초기이긴 해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

파킨슨병 이외에도 이상운동질환들에는 근긴장이상증, 무도증, 헌팅턴병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이들 중 가장 흔한 질병은 본태성떨림(수전증)이다. 이러한 이상운동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며 적절한 진단을 통해 각 질환별로 약물 또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약제 처방 및 치료 제한 많아…정책 개선 제안해 나갈 것

“파킨슨병은 같은 신경계 질환인 알츠하이머에 비해 보험이나 지원에서 주목을 덜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을 비롯해 운동, 재활, 인지 치료들이 필수적이므로 이에 대한 정책 마련도 꾸준히 제안해 나갈 예정입니다.”

파킨슨병은 약물이 주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도파민 약제의 경우 하루 처방 단위가 제한돼 있어서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정신과 증상이 동반된 경우도 많은데 클로자핀 같은 정신질환 치료제를 신경과에서 처방이 어려운 것도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또 한 가지 걸림돌은 운동치료, 재활치료, 인지치료도 함께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 보험체계에서는 신경과에서 처방 인정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자체적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필요한 운동요법 등을 개발하고 보험 허용 및 가능하면 수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제안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해 세계적으로 매년 ‘레드튤립’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에서도 기관별로 교육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진행이 어렵게 됐다. 이에 질환 연구 자료 발표나 유튜브 교육으로 대체해 진행할 방침이다.

치료제 및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포기할 병이 절대 아닌 병이 된 파킨슨병. 학회의 연구와 대국민 홍보가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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