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1차 치료에 있어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5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인 KEYNOTE-407 연구에서 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또는 냅-파클리탁셀)과의 병용 투여가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유의하게 개선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키트루다 병용 투여군이 15.9개월, 항암화학요법에서 11.3개월이었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6.4개월과 4.8개월이었다. 또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켰으며, 반응률은 57.9%로 대조군의 38.4% 보다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도 전이성 편평과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 요법을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Category1’ 중에서도 선호요법(Preferred)으로 우선 권고하고 나섰다. 이는 폐암 1차 표준치료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처방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 식약처로부터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으며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렸다. 다만,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접근성은 극히 낮은 상태다.

면역항암제의 특성상 반응을 보인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대폭 연장되는 만큼, 약제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에 OECD 국가 대다수는 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보험 급여를 인정해 주며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으로 인해 표준치료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상황.

이에 본지는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를 만나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폐암 1차 치료 효과와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김혜련 교수

키트루다 병용요법, 가장 우선시되는 표준치료

Q: 폐암에서 1차 치료의 의미와 1차에 가장 적합한 치료 옵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A: 1차 치료란,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또는 재발성 폐암의 첫 치료를 의미한다. 1차 치료에서 질병이 진행되면 2차, 3차 치료로 넘어가는데,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1차 치료를 제일 좋은 것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폐암의 경우 1차 치료 후 2차 치료로 넘어가는 환자는 불과 70%에 남짓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30%는 (1차 치료 중) 사망 또는 전신 상태가 악화되어 2차 치료를 받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약제를 1차 치료로 적용해야 하고 그래야 환자들의 생존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

Q: 표적치료제의 경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효과가 가장 좋은 약제를 1차로 쓰고 있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없어 면역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 환자군에서는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면역항암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항암화학요법이 효과적인 치료였다. 현 시점에서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효과가 좋고, 사용할 수 있는 환자들이 많으며, 표준치료라는 것을 모든 의료진이 알고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투여하기에는 급여가 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있을 뿐이다. 환자들에게 경제적인 제한이 없다면, 표준치료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써야 하는 것이 맞다.

Q: 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라고 하셨는데,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어느 정도의 치료 효과를 보이는가?

A: 항암제의 치료 효과 여부는 OS로 확인하는데, 폐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Keynote-407과 Keynote-189 임상연구에서 병용요법 투여 군의 전체 생존율, 반응률이 대조군(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우월하게 나왔다. 각각 비교하자면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율은 20~22개월인 반면, 항암화학요법은 10~12개월로 나타나, 전체 생존율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응률 또한 병용요법 투여군이 50~60%으로, 대조군(30~40%)에 비해 20~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병용요법을 투여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 반응률, 삶의 질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Q: 4기 폐암 환자의 경우, 생존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인 만큼 삶의 질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환자의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궁금하다.

A: 최근 면역항암제 병용치료와 관련된 Keynote-189, Keynote-407 의 삶의 질 데이터가 저명한 학술지인 Lancet Oncology와 JCO에 발표됐다. 특히 21주, 18주의 삶의질 평가를 하는 설문지에서 암성통증, 숨찬증상, 식욕등 폐암과 관련된 중요한 지표에서 유의미하게 항암화학요법 치료군보다 향상된 효과를 보였다. 따라서 이러한 객관적인 증거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 삶의 질을 향상 시킨다고 할 수 있다.

항암치료는 줄어드는 치료(반응률)를 함으로서 환자의 일상생활을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실제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하며 직장을 다시 다니기 시작한 환자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삶의 질이 개선된다고 볼 수 있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RCT 연구 결과 만큼의 치료 효과를 보이는지 궁금하다. 연구 결과에 비견될 만큼의 치료 효과를 진료 현장에서도 느끼고 있는가?

A: 그렇다. Keynote-189과 Keynote-407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것처럼 병용요법은 반응률이 높기 때문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병용요법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확실히 좋은 치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Q: 4기 폐암의 경우 고령층이 많아 치료 효과 만큼이나 독성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단독요법과 달리 PD-L1 발현율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하고, 높은 반응률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들이 병용으로 쓰이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반응을 견디기 어려워 보인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고령의 환자라면 키트루다 단독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것은 아닌가?

A: 해당 질문에 대한 내용은 종양내과 전문의가 환자 케이스에 따라 결정하는 문제라고 본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 중에서는 단독요법만으로도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의 비율은 전체 환자의 20~30%에 불과하다.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는 두 가지의 치료 옵션(단독 or 병용) 중 환자의 전신 상태나 사회적인 상황 등을 고려하여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환자라면 일반적으로 병용요법을 투여하는 것을 선호한다.

Q: 약물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독성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병용요법 역시 여러 약제를 함께 쓰는 것이니 단독요법에 비해 독성 발생 빈도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성들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A: 글로벌 데이터(Keynote-189, 407)를 보면 병용요법의 이상반응 비율이나 grade가 단독요법과 크게 차이가 없다. 병용요법의 이상반응이 단독요법보다 조금 더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반응 발생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았고, 심각한 수준의 이상반응(grade 4, 5)은 단독요법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면역매개 이상반응은 초기에 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종양내과 전문의의 경험과 결정이 중요하다. 경험이 충분한 종양내과 전문의와 다학제위원회가 갖춰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큰 문제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면역항암제 임상이 매우 많이 진행되고 있어 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치료 경험이 많은 편이다. 우리 병원에서도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Q: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말기 폐암의 1차 치료에서 우선 권고(category1)하고, 그 중에서도 선호요법(Preferred)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A: NCCN 가이드라인은 종양내과 전문의들의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폐암은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그에 따른 수 많은 임상데이터가 발표되기 때문에, 그 때마다 NCCN 가이드라인은 계속 업데이트가 된다.

가이드라인은 ‘이렇게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category 1에서 선호요법은 ‘이렇게 치료하는 것이 정석이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Keynote 연구처럼 대규모의 3상연구를 통해 데이터(evidence)가 명확할 때 가능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잘못된 치료(Malpractice)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병용요법이 급여가 되지 않아 쓰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급여가 된다면 환자들의 치료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면역항암제는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만큼, 치료 목표로 완치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A: 암의 완치를 5년 생존율로 보는데 기존에 발표된 데이터에서 이미 3년, 5년의 장기생존(Long-term) 데이터가 확인되었다. 실제 환자 중에 5~6년간 면역항암제 치료를 계속 하는 경우도 있고 2년 치료 후 중단하였는데 현재까지 재발하지 않은 환자도 꽤 있다.

표적치료제는 언젠가는 내성이 생겨 약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전신상태가 저하되는데, 면역항암제는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되고 약을 중단해도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면역항암제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환자 접근성 높이기 위해선 급여 우선순위 돼야

Q: 데이터 및 실제 처방 사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가장 효율적인 치료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1차 치료에는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환자 중에서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를 망설이는 케이스가 어느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A: 표준치료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급여가 된다면 당연히 바로 치료를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급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 전 환자들에게 병용요법의 효과와 이상반응, 비급여 등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병원마다 비율은 다르겠지만 경험 상 환자들의 약 1/3 가량은 경제적인 문제를 감수하더라도 데이터로 치료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머지 2/3의 환자들은 쓰지 못한다. 암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은 남아있는 가족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다. 이처럼 암 환자들이 갖는 사회,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Q: 해외에서의 상황도 궁금하다. 폐암 1차 치료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를 인정해주는 국가들이 있는가?

A: OECD 국가 대부분은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보험체계인 호주도 최근에 급여가 적용됐다. 우리나라 환자들도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편해지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효과 좋은 약을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

Q: 사실 보험 급여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도 무시하기 어렵다. 국내 폐암 환자 중 면역항암제 치료군에 해당되는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전 세계적으로 보면, EGFR 돌연변이가 10~20% 정도이고 우리나라는 좀 더 많아 약 30%정도 된다. ALK까지 포함해 기타 표적치료제들이 사용이 가능한 군이 약 40%정도 되기 때문에 면역항암제 투여가 가능한 인원은 약 60% 정도로 추정된다. 단순히 환자 수가 많아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보다 환자군이 많으니 더 우선적으로 효과가 좋은 표준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끝으로 종양내과 의료진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종양내과 전문의가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은 치료제를 선제적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 되었으면 좋겠다. 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의, 환자들이 모두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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