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평가 및 치료

배경

1. 심혈관질환과 연관된 위험인자의 평가

당뇨병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심혈관질환으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없는 이에 비해 남자는 2-3배, 여자는 3-5배 발생 위험이 높다. 그러므로 당뇨병환자는 혈당조절뿐만 아니라 여러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뇨병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심혈관합병증은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근병증, 심부전 등이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평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왔으나, 현재까지 가장 많이 활용된 것은 Framingham Heart Study에 기반한 Framingham risk 점수이다. 흡연, 혈압, 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당뇨병 여부, 연령에 따라 향후 10년 이내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산출하는 예측모형으로, 2001년 NCEP Adult Treatment Panel III 지침에서는 Framingham risk 표에 따라 이상지질혈증의 치료기준과 목표를 제시하여 임상적으로도 많이 활용되었다. 하지만 동양인에게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과대평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2. 검사

전형적인 또는 비전형적인 심장증상이나 휴식 시 비정상적인 심전도 결과를 보이는 환자에게서는 심장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높지만 증상은 없는 당뇨병환자에게서 선별검사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일 경우 위험인자에 대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침습적인 혈관성형술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무증상 심근경색증의 경우에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회복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또한 증상이 없는 당뇨병환자에게서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선별검사는 임상적 예후를 유의하게 호전시키지 못했으며, 비용-효과적인 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했다[19,20]. 5개의 무작위임상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선별검사는 총사망률, 심혈관사망률,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선별검사를 한 당뇨병환자에게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 경우도 적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심혈관위험인자들이 잘 치료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무증상 당뇨병환자에게서는 선별검사를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말초동맥질환이 있거나 관상동맥석회화수치가 높은 경우, 단백뇨가 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시작하려는 환자에게서는 선별검사를 할 수 있다.

선별검사의 방법은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적은 환자에게 선별검사를 할 때에는 운동부하검사가 적절하다. 운동부하검사는 당뇨병환자에게서 관상동맥 질환 중 단독혈관이상을 진단하는 정확도는 약간 떨어지나, 다혈관질환이나 좌측혈관의 병변을 진단하는 정확도가 높고 심혈관질환 유무에 따른 예후를 잘 반영한다. 40세 이상의 당뇨병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를 위해 관상동맥칼슘을 측정할 수 있다. 전형적인 협심증 증상이 있거나 심전도에서 Q파를 보이는 경우에는 심실기능과 허혈 범위의 정량적인 정보를 얻기 위하여 스트레스 심장스캔이나 스트레스 심초음파 검사가 권장된다. 안정 시 심전도의 이상으로 운동부하검사의 해석이 불가능하거나 운동할 수 없는 경우에도 스트레스 심장스캔이나 스트레스 심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다중채널 심장 컴퓨터단층촬영도 유용한데,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뿐만 아니라 플라크(plaque) 정보까지도 상세하게 알 수 있으며, 조영제의 투여량도 일반 컴퓨터단층촬영 검사와 비슷하다.

당뇨병환자에게서 관상동맥질환을 평가하기 위한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혈관조영술과 심혈관질환 발생과의 관련성을 평가한 메타분석에서 폐색성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 연간 발생률(annualized event rate)은 17.1%, 비폐색성(nonobstructive)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경우는 4.5%,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경우는 0.1%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가려내는데 이 검사가 매우 유용하였다[25]. 따라서 비전형적인 흉통을 가진 환자의 선별검사나 당뇨병 같은 고위험군에서 선별검사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든 당뇨병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는 매년 평가해야 한다. 이들 위험인자에는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 조기발병 가족력, 단백뇨 등이 포함된다. 비정상적인 위험인자는 진료지침에 따라 치료한다.

 

3. 말초혈관질환 선별검사

비외상성 하지절단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이며, 이는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하지 대혈관 또는 소혈관질환에서 기인한다. 말초혈관질환의 빈도는 연령, 당뇨병 유병기간, 신경병증 동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당뇨병환자에게서는 무증상 말초혈관질환의 비율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3-4배 높으므로, 무증상 환자에게도 조기진단을 위해 하지 진찰과 필요에 따라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말초혈관질환의 주요 증상과 징후는 간헐적파행과 사지 허혈이다. 선별검사는 발목상완지수이며, 0.9 이하이면 말초혈관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발목상완지수가 0.7 이하이면 폐색을, 0.4 이하이면 심한 폐색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당뇨병이 진행되었거나 환자의 나이가 많다면 혈관의 석회화가 심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발목상완지수가 위음성을 보일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 경우, 필요에 따라 영상진단(도플러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혈관조영술, 자기공명 혈관조영술 등)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4. 심혈관질환의 치료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당뇨병환자는 금기가 아니라면 아스피린과 스타틴,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혹은 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치료는 당뇨병성신증이나 고혈압을 동반한 경우 가장 명확한 효과를 보였다. 심근경색증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베타차단제를 최소한 2년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최근 34,000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메트포르민은 심부전이 있는 경우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젓산산증을 증가시키지 않았다고 보고되었으나[33], 심부전으로 입원했다면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

2015년 심혈관질환을 가진 7,020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위약 대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이중맹검연구인 Empagliflozin Cardiovascular Outcome Event Trial in Type 2 Diabetes Mellitus Patients-Removing Excess Glucose (EMPA-REG OUTCOME)가 발표되었다.

대상자의 평균 나이 63세, 57%가 당뇨병 유병기간이 10년 이상, 99%가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추적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3.1년으로, 이 기간 동안 엠파글리플로진 치료는 일차지표인 심혈관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경색증의 발생을 14% 감소시켰고,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38%, 모든 사망률을 32%,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35%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어 발표된 Renal outcome 연구에서도 신증의 발생과 악화를 39%, 혈청 크레아티닌의 2배 증가, 신대체요법의 시작 또는 신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46% 감소시켰다[35]. 이에 2016년 미국식품의약국에 이어, 2017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심혈관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엠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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