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당뇨병 약물요법 - 제2형 당뇨병환자의 주사제: 인슐린

배경

1. 인슐린치료 적응증 (그림 12-1)

경구혈당강하제만으로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인슐린 요법을 시작한다. 제2형 당뇨병환자는 당뇨병 진단 당시 이미 인슐린분비능이 50% 이하로 감소되어 있으며, 6년 후에는 25% 정도로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 인슐린요법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경구혈당 강하제를 최대용량으로 사용하거나 두 종류 이상의 약제를 병합해도 당화혈색소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혈당상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인슐린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생활습관교정과 경구약제로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인슐린을 사용하며, 대사이상을 동반하거나 당화혈색소 9-10% 이상의 중증고혈당인 경우 초기 치료로 인슐린을 선택할 수 있다. 새로 진단된 382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평균 당화혈색소 10.1%)에게 2주간 인슐린을 주사한 결과, 1년 후 약물 투여 없이도 51.1% 환자가 정상혈당을 유지했다. 이러한 장기 효과에는 적극적 인슐린요법에 의한 인슐린 초기 분비(first-phase secretion)의 정상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조절되지 않는 체중감소와 같은 고혈당에 의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인슐린요법이 필요하다. 비대상성(uncompensated) 간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도 인슐린치료를 적극 고려한다. 심근경색증, 뇌졸중, 급성질환의 동반, 수술 시에는 인슐린치료를 적극 고려한다.

 

2.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인슐린치료 시작

경구혈당강하제(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치료에도 당화혈색소가 7.0%를 넘는 제2형 당뇨병환자 708명(평균 당화혈색소 8.5%, 당뇨병 유병기간 9년)에게 하루 1회 인슐린 글라르진을 추가한 군과 매 식전 초속효성인슐린을 추가한 군, 하루 2회 혼합형인슐린을 추가한 군을 비교한 연구에서, 혼합형인슐린군과 초속효성인슐린군에서 글라르진군보다 당화혈색소 감소효과가 더 좋았다. 하지만 혼합형 인슐린군과 초속효성인슐린군에서 저혈당의 빈도가 높았고, 체중증가도 더 많았다.

이 연구를 3년간 지속한 결과, 세 군의 당화혈색소 감소 정도에는 차이가 없어졌으며, 혼합형 인슐린군과 초속효성인슐린군에서 저혈당 빈도가 높았고 체중증가도 더 많았다[8]. 4,366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하루 1회 기저인슐린과 하루 2회 혼합형인슐린을 비교한 10개의 전향적 무작위대조군연구의 메타분석에서는 기저인슐린군보다 혼합형인슐린군에서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는 비율이 높았다.

3,075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6개의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연구의 다른 메타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혼합형인슐린군에서 사용한 인슐린 용량이 더 많았고, 인슐린 용량으로 보정하였을 때는 목표 혈당에 도달하는 비율에 차이가 없어졌다. 반면 저혈당과 체증증가는 혼합형 인슐린군에서 더 많았다. 이 메타분석들은 1년 이하의 추적관찰 기간을 가진 연구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12개의 전향적 무작위대조군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하여 기저인슐린을 사용할 때 목표 당화혈색소 도달률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당뇨병 유병기간과 기저 당화혈색소였다. 기저 당화혈색소가 9%를 넘는 경우 당화혈색소 목표치인 7.0%에 도달하는 비율이 46.8%로 떨어졌다. 인슐린치료를 시작할 때에는 중간형인슐린(NPH)보다 상대적으로 저혈당의 위험이 적은 지속형인슐린(글라르진 100 U/mL, 디터미어, 데글루덱, 글라르진 300 U/mL)이 선호된다. 새로 개발된 데글루덱과 글라르진 300 U/mL는 기존 글라르진 100 U/mL와 디터미어보다 더 긴 작용시간과 최고작용시점 없이 더 평탄한 효과를 보인다. 그리고 데글루덱과 글라르진 300 U/mL는 글라르진 100 U/mL보다 야간저혈당의 빈도가 적었다[13,14]. 기저인슐린 및 혼합형인슐린 투여 방법은 기저 당화혈색소, 공복 및 식후 혈당, 체중, 저혈당 빈도 등을 고려하여 환자 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3. 인슐린과 경구혈당강하제의 병합요법

최대용량의 경구혈당강하제 투여로 혈당조절이 안된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인슐린 투여 후에도 메트포르민을 유지한 군에서 중단한 군에 비해 체중증가가 적었고 인슐린 요구량도 감소했으며 혈당조절이 향상되었고, 환자의 만족도도 더 좋았다. 2,171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11개의 전향적 무작위대조군연구의 메타분석에서 기저인슐린과 메트포르민 병용군이 인슐린,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를 병용한 군보다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저혈당 발생률은 적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무작위대조연구에서는 기저인슐린과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병용군에서 인슐린과 메트포르민 병용군, 인슐린과 설폰요소제 병용군보다 혈당조절이 더 잘되었고, 저혈당 발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우리나라 당뇨병환자는 서양인에 비하여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고, 병태생리적으로 인슐린분비 장애의 동반 비율이 높음을 고려하면, 설폰요소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기저인슐린과 병용 투여해 볼 수 있다고 기대된다. 국내외 연구결과와 약제의 기전을 종합해 볼 때, 인슐린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인슐린의 제형과 상관없이 메트포르민과의 병합은 유지할 수 있으나, 다른 경구혈당강하제와의 병합은 인슐린 제형과 환자 상태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PROspective pioglitAzone Clinical Trial In macroVascular Events (PROACTIVE) 연구에서 인슐린을 사용한 1,660명을 대상으로 한 사후분석 결과, 피오글리타존과 병용한 군에서 부종, 체중증가, 저혈당, 증상을 동반한 심부전의 빈도가 늘었지만, 인슐린 요구량은 줄었고 당화혈색소가 더 낮았다.

특히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서 당화혈색소의 감소효과가 더 컸던 것을 고려하면, 일부 환자에게서는 피오글리타존과 인슐린을 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무작위대조연구들의 메타 분석에서도 혈당조절면에서는 이득이 있는 반면, 부종, 체중증가 등 부작용이 증가하였다. 따라서 이 두 약제를 병용할 때에는 부작용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슐린 투여에도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디펩티딜펩티다아제(dipeptidyl peptidase, DPP)-4 억제제를 추가한 경우 대조군에 비해 인슐린 요구량이 줄었으며 체중증가 없이 혈당조절도 더 우수하였다. 인슐린을 사용 중인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sodium-glucose cotransporter (SGLT)2 억제제를 추가한 무작위대조군 연구에서도 병용군은 대조군에 비하여 혈당이 호전되었고, 인슐린 요구량이 줄었으며 체중이 감소되었다.

그러나 저혈당과 요로감염의 빈도가 증가하였다. 인슐린 투여에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던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서 DPP-4 억제제나 SGLT2 억제제를 병합하여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대조군연구들을 메타회귀 분석한 결과(DPP-4 억제제 연구 9개, SGLT2 억제제 연구 5개, 총 6,980명), SGLT2 억제제의 병합이 DPP-4 억제제보다 저혈당 증가 없이 더 우수한 혈당 및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4. 집중인슐린요법

기저인슐린에 경구혈당강하제를 병합해 인슐린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30-50%만 당화혈색소 7.0% 이내로 유지된다. 목표혈당에 도달한 경우에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공복혈당은 유지되더라도 점차 식후 혈당이 증가하여 당화혈색소가 다시 상승하므로, 식후 혈당의 조절이 필요해진다. 이럴 때 기저인슐린만 증량하면 식후 혈당에는 변화없이 저혈당 위험만 증가한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기저인슐린에 글루카곤유사펩티드(glucagon-like peptide, GLP)-1 수용체작용제나 하루 1회 식사인슐린을 추가(basal-plus)하거나 기저인슐린을 혼합형인슐린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저인슐린과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병합요법은 위장관부작용과 의료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저혈당 빈도가 낮고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 혼합형인슐린요법은 기저인슐린요법에 비해 저혈당과 체중증가의 부담이 있으나, 기저인슐린 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많은 환자에게서 혈당조절이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엄격한 식사관리와 규칙적인 주사가 필요하다. 기저인슐린요법을 유지하면서 식사인슐린을 1회 추가하는 요법(basal- plus)은 목표혈당에 도달할 때까지 단계적으로 식사인슐린 주사 횟수를 늘리면서 다회인슐린 주사법으로 자연스럽게 이행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식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식사인슐린을 사용할 때, 속효성인슐린보다 초속효성 인슐린유사체가 혈당조절에 더 유리하다.

식사인슐린의 시작 용량은 하루 총 인슐린양의 10% 또는 4단위 이내의 고정량을 식사량이 가장 많은 때에 주사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식사인슐린을 1회 추가해 해당 식후 혈당이 조절되어도 당화혈색소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른 식사 때에도 식사인슐린의 추가를 결정해야 한다. Basal-plus 요법 또는 혼합형인슐린 2회 주사로 목표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회인슐린주사요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초기 용량은 이전 사용하던 인슐린의 하루 총량을 기저량과 식사량으로 나누어서 결정하되, 기저인슐린 투여량은 총 용량의 40% 정도로 한다. 초기 식사인슐린 투여량은 총 용량의 절반을 매 식사에서 예상되는 칼로리 비율에 따라 정한다. 하루 1-2회 혼합형인슐린을 주사해도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단계별로 3회까지 주사 횟수를 늘린다. 3회 혼합형인슐린 주사요법은 basal-plus 요법과 비교시 혈당강하 효과면에서 열등하지 않았고 저혈당의 빈도는 비슷하였다. 이후에도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기 어렵거나 다른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다른 인슐린요법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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