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인 제2형 당뇨병 선별검사

배경

당뇨병 선별검사의 목적은 당뇨병이 진단될 가능성이 높은 대상을 찾아내 조기진단하는 것이다. 제2형 당뇨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합병증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며,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1/3 정도가 진단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고위험군에서 당뇨병이나 내당능 장애에 대한 선별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고위험군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한국인에게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는 표 2-1과 같다.

선별검사를 시작하는 연령은, 45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미국당뇨병학회보다는 40세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 영국이나 캐나다 기준을 따르기로 하였다. 위의 두 기준에서 동양인이나 소수 민족에서 당뇨병이 더 호발한다고 하였으며, 영국에서는 위험인자가 있는 동양인에게서는 검사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당뇨병 4개 코호트연구 결과, 40세 이상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통계학적으로 의미있게 증가한 점을 참고하였다.

이 외에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이 지역의료보험에 가입된 대상자 중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도 참고하였다. 본 권고안에서는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30세부터 선별검사를 하도록 하였다. 과체중의 기준은 23 kg/m2로 아시아-태평양 비만기준을 따랐는데, 서양인보다 낮은 체질량지수에서 비만관련 질환 및 당뇨병 위험이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조절 정도의 판단을 위하여 흔히 사용되며 공복상태와 무관하게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진단기준 설정 당시 당화혈색소 측정이 표준화되지 못했고 정확도도 낮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당뇨병의 진단 및 선별기준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의 측정이 정확해지고 표준화되면서 2009년 국제전문가 위원회는 새로운 당뇨병 진단기준으로 당화혈색소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2010년 미국 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진단기준에 당화혈색소 6.5% 이상이 새롭게 포함되었으며,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당화혈색소 5.7-6.4% 기준이 추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당화혈색소의 진단적 가치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소개되었고, 대한당뇨병학회는 2009년 진단소위원회 주관으로 75 g 경구당 부하검사로 확인된 당뇨병 및 내당능이상(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을 진단하는데 적합한 당화혈색소 값을 분석하였다. 8개 병원에서 당뇨병 병력이 없는 1,000여 명을 대상으로 8시간 이상 금식 후 공복혈장포도당, 75 g 당부하 2시간 혈장포도당, 당화혈색소를 측정하였다. ROC 곡선분석을 한 결과, 당뇨병 및 내당능이상을 진단하는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가장 높은 당화혈색소 수치는 6.1%와 5.7% 였다. 따라서 당화혈색소 6.1% 이상은 당뇨병 위험이 매우 높은 군으로 간주하여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고해야 하며, 표준화된 방법으로 당화혈색소를 측정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존의 선별방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 적합한 진단기준 확립을 위해서는 잘 디자인된 대규모 연구들을 통한 분석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 환자들에 대해 서양인들 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당뇨병 진단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도 대한당뇨병학회 진단소위원회에서 4개의 대규모 코호트연구(연천연구 2,473명, 정읍연구 1,106명, 목동연구 774명, 안산연구 1,881명 등 총 6,234명, 1993-2000)의 공복과 경구당부하검사 후 혈당 수치를 분석한 결과, 공복혈당장애로 진단되었을 때 두 단계로 나누어 1단계(공복혈장 포도당 100-109 mg/dL)는 매년 정기적으로 선별검사(위험인자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경구당부하 검사)를 하고, 2단계(공복혈장포도당 110-125 mg/dL)는 즉시 경구당부하검사를 하는 것이 당뇨병 진단율을 높일 것으로 보고하였다. 최근 국내 한 연구에서 당뇨병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자가점수법을 소개하였다. 흡연, 나이, 복부비만, 당뇨병의 가족력, 음주, 고혈압의 위험인자를 점수화하는 방법이며, 표 2-2에 표기하였다.

임신성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은 분만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40-50%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따라서 임신성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은 당뇨병 발생의 고위험군이며 당뇨병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교정이 필요하다. 임신성당뇨병이 있었던 모든 산모는 출산 6-12주 후에 75 g 경구당부하검사로 내당능상태를 검사해야 하며, 정상일 경우 이후 매년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고려한다.

선별검사의 검체

당뇨병 검사를 위한 검체는 기본적으로 정맥 전혈을 분리한 혈장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공복과 식후 또는 경구당부하검사 2시간 혈당 수치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당뇨병이나 내당능 이상을 진단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어떤 검체로 혈당을 측정하였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유병률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영국당뇨병학회는 일반인을 위해 모세혈관혈액을 이용할 경우의 기준을 따로 제시하고 있다. 혈당농도는 채혈하는 혈액의 종류, 즉 정맥혈, 동맥혈, 또는 모세혈관혈에 따라 다르고 금식여부와 섭취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대체로 동맥혈이 가장 높고 모세혈관혈, 정맥혈 순으로 낮아진다. 이른 아침 공복 시 동맥과 정맥의 혈당농도 차이는 10 mg/dL 전후이지만, 식후에는 20-50 mg/dL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검체의 종류, 즉 전혈, 혈장 그리고 혈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혈장포도당 농도가 전혈보다 10-15% 높은 수치를 보인다. 혈구에는 해당계 효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혈구와 함께 혈청이나 혈장이 접촉해 있을 경우 1시간에 평균 10 mg/dL씩 혈당수치가 낮아진다. 그러므로 부득이하게 혈청으로 검사를 진행할 경우에는 채혈 30분 이내에 혈청을 분리하고, 해당작용을 저지하기 위해 불화나트륨(NaF)이 투여된 채혈관에 채취하도록 한다. 다 량의 검체를 동시에 분석해야 하는 집단검진의 경우 혈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면 단시간에 혈청을 분리하여 실제 혈당농도보다 낮게 측정되어 당뇨병이나 내당능이상을 진단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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