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K 폐암 치료의 새로운 걸물 '알룬브릭'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0.01.07 01: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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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이하 ALK 폐암) 치료제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9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19)’에서 알룬브릭은 ALK 폐암 1차 치료 옵션으로서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ALTA-1L 연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알룬브릭은 ALK 폐암 1차 치료에서 크리조티닙 대비 뇌 전이 환자를 비롯한 모든 환자군에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각각 76%, 57% 감소시켰다. 또한 알룬브릭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삶의 질 역시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 투과율을 보이며 ALK 폐암 2차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알룬브릭의 1차 치료 연구 중간 결과에 의료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ALTA-1L 임상에 직접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를 만나 ALTA-1L 연구와 향후 ALK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Q: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과 치료 목표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A: 2007년 일본의 마노 히로유키 박사가 처음으로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역형성림프종키나제) 유전자 변이의 표적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치료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이후 해당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1차 치료 옵션인 크리조티닙이 개발, 허가돼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 이전에 치료 옵션 개발에 있어 보편적인 흐름을 잠깐 설명하자면, 치료제가 먼저 등장한 후 바이오마커(biomarker)가 개발되는 양상이었는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바이오마커 발견 다음에 치료제를 개발하게 된 케이스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2년 내에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표적 치료제가 나오면서 생존 기간이 3년 이상 늘어나게 됐다. 완치는 어렵지만, 질환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것이다.


Q: 잴코리의 등장으로 ALK 폐암 치료의 예후는 개선됐지만 환자 대부분이 ‘재발’과 ‘뇌전이’를 경험한다고 알고 있다. 효과가 우수한 치료제를 사용함에도 재발이나 뇌전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A: 크리조티닙이라는 약제의 특성 때문이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효과를 보이긴 하나 성분의 화학적 구조로 인해 약물이 뇌까지 전달되는 비율은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크리조티닙으로 치료한 환자들의 70%가 뇌 전이를 겪음으로써 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진단 당시 뇌전이를 동반하는 환자 비율도 전체 환자의 10~15% 정도로 뇌전이가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긴 하다. 그러나 크리조티닙 치료 이후 환자에서도 뇌전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새로운 의료적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알룬브릭을 포함한 크리조티닙 실패 이후 2차 치료 옵션들은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 투과율이 높고, 임상적 효과도 더 좋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러한 치료 옵션은 기존에 크리조티닙 이후 2차 치료 옵션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임상시험 데이터와 그 효과의 이점을 인정받아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적응증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크리조티닙 이후에 추가적으로 국내에 허가된 1차 치료 옵션들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median Progression Free Survival)은 각각 16.6개월, 25.7개월이다. 한 가지 부연 설명을 하자면 25.7개월이라는 데이터는 독립 평가변수 심사위원회(IRC, Independent Review Committee)가 평가한 것으로 해당 치료 옵션의 연구자 평가 결과값인 34.8개월과 차이를 보인다.

알룬브릭 또한 최근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19)에서 크리조티닙과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 중간 데이터를 발표함으로써 1차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알룬브릭은 크리조티닙 이후 2차 치료에 있어서도 상당히 좋은 약제다. 크리조티닙 실패 환자에서 확인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6.7개월로, 이는 국내 허가된 2차 치료 옵션 중에서도 제일 긴 데이터다. 이번에 발표된 중간 데이터 중 독립 맹검 심사 위원회(BICR, Blinded Independent Central Review)가 평가한 알룬브릭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4개월인데 이는 현재 1차 치료 옵션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알렉티닙과 거의 유사한 값이다. 알룬브릭 또한 빠른 시일 내에 1차 치료 옵션으로 허가를 받아 환자들에게 우수한 치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실제 환자에게 처방할 때에는 치료 옵션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치료 옵션 간 임상적 효능이나 임상시험 데이터가 비슷하더라도 이상 반응이나 다른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자의 개인 특성이나 질환의 진행 속도 등을 고려하여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Q: 최근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ALTA-1L 연구의 중간 데이터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공개됐는가?

A: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중간 데이터이기 때문에 아직 전체 생존율(OS, Overall Survival)이 나오지 않았다. 해당 발표에서 눈 여겨 볼 것은 알룬브릭이 환자들의 뇌 전이의 유무와 관계없이 효과를 보였다는 점, 그리고 임상시험 등록 시점에 뇌 전이를 새로 진단받은 환자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76%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임상시험 대조군이었던 크리조티닙과 더불어 다른 1차 치료 옵션들이 가진 데이터와 비교해 봤을 때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더 나아가 알룬브릭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매우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관련 지표도 함께 발표되었다.


Q: 2상 임상시험인 ALTA, 그리고 이번 3상 임상인 ALTA-1L 모두 연구자 평가와 독립위원회 평가, 두 가지 평가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ALTA-1L 임상시험 중간 데이터의 경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에 있어 연구자 평가보다 독립위원회 평가 데이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으로 연구자 평가 결과가 더 좋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알룬브릭은 오히려 반대다. 이러한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가?

A: 진료 현장에서는 독립위원회 평가 데이터를 더욱 객관적인 데이터로 보기 때문에 이를 일반적인 결과 데이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알렉티닙은 1차 치료 옵션으로서 연구자 평가 기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약 35개월 정도인 반면, 독립위원회 평가 기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25개월 정도다. 개인적으로 독립위원회 평가 데이터를 더 신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된 알룬브릭 중간 데이터도 그렇지만, 1차 치료 옵션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서는 대부분 위약 대조군이 아닌, 실제 약물을 대조군으로 이용한다. 이미 널리 쓰여온 기존 약물을 대조군으로 설정한 경우 해당 약물의 치료 혜택, 이상 반응 등에 대해 임상 전문의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조금씩 반영되기 마련이다. 연구자 평가에 오류가 있다거나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두 가지 약제를 비교, 평가함에 있어 연구자들의 주관적인 인식이 아예 배제될 수는 없다는 쪽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알룬브릭의 ALTA-1L 임상시험의 경우, 중간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자 평가와 독립 맹검 심사 위원회 데이터가 상당히 유사하다. 이러한 결과만으로도 현장에서는 알룬브릭의 임상적 유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알룬브릭은 크리조티닙 이후 2차 치료 옵션으로서도 굉장히 뛰어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확인된 치료제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이번 중간 데이터 발표에 앞서 기대가 굉장히 컸다.

사실 지속적으로 알룬브릭과 알렉티닙을 비교하게 되는데, 두 치료 옵션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의 특징, 그리고 집단수가 각각 다르다. 알룬브릭의 경우 이미 항암 치료를 시작했거나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포함됐기에 이전에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알렉티닙의 임상시험 환경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임상시험 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데이터가 확인됐다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Q: 이번 임상이 약제를 평가함에 있어 경쟁 약물의 임상보다 조금 더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뜻인가?

A: 그렇다. 상대적으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렉티닙 못지 않은 데이터가 나와 매우 고무적이다.


Q: 최근에는 1차 치료제로 잴코리보다 알렉티닙을 사용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간 데이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알룬브릭의 치료 효과성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인지, 알렉티닙 대비 뚜렷한 강점을 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A: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직 전체 생존율이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발표된 데이터로만 보면 알룬브릭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뇌전이 환자에서의 객관적 반응률 및 전체 반응률 모두 알렉티닙 대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알룬브릭이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 유의미한 임상적 효능을 보였다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다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두 약제의 임상 환경, 임상 참여 환자들의 특성이 다르고 두 치료 옵션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도 없기에 각각의 임상시험 결과만을 두고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알룬브릭과 알렉티닙 모두 1차 치료제로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두 약제 간 사소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알렉티닙은 하루에 4정씩 2회 복용을 해야 하지만 알룬브릭은 하루 1회 1정 복용한다. 이상 반응 측면에서도 당연히 차이가 있다. 알렉티닙은 부작용이 굉장히 적지만 일부 환자에서 간 수치가 상승하거나 아주 드물게 몇몇 환자들에서 심한 근육통이 나타나 부득이하게 복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도 관찰된다. 알룬브릭 역시 일부 환자에서 간 수치 상승이 관찰된다. 또한, 역시 드문 경우지만 복용 초기 일주일 내에 폐렴 증상을 겪는 환자들이 있는데 전체 환자 중에서 2% 정도를 차지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상 반응은 모든 질환 치료에서 주의해야 한다.


Q: 그렇다면 전체 생존율이 어느 정도가 나와야 1차 치료 옵션으로서 알룬브릭이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A: 확답하기 어렵다. 전체 생존율은 병이 악화된 후 후속 치료나 환경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평가변수다. 같은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이라 할지라도 인종이나 임상시험이 이루어지는 국가, 기관, 임상시험 환경에 따라 굉장히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크리조티닙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크리조티닙의 전체 생존율은 일반 화학항암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약제 간 전체 생존율 차이가 없다고 해서 후속 약제가 상대적으로 뒤쳐진다거나,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해석은 매우 위험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치료 옵션을 확보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임상시험 평가변수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다. 다만 후속 치료 옵션을 고려하는 데에 있어서는 전체 생존율을 참고해야 하므로 그 중요도가 완전히 낮다고 할 수는 없다.


Q: 알룬브릭의 이상 반응인 폐렴 증상에 대해서도 의료진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각에선 치명적인 단점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충분히 관리 가능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이상 반응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알룬브릭의 폐렴 이상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A: 충분히 의료진과 환자 수준에서 관리가 가능하고 빠르게 회복도 가능한 가역적 이상 반응이다. 해당 이상 반응을 알기 쉽게 ‘폐렴 증상’이라고 설명하는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폐렴 질환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알레르기 반응에 가깝다. 일반적인 폐렴은 한 달에서 두 달 후 발현되는 합병증인 반면, 약제에 의한 폐렴 반응은 약을 복용한 직후에서 하루, 이틀 사이 또는 일주일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약을 처방하기에 앞서 환자 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된다. 만약 알룬브릭을 복용한 후 호흡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바로 응급실에 방문해 스테로이드제를 처방 받거나 적합한 조치를 받으면 그 즉시 해결된다. 알룬브릭을 처방할 때 90mg 저용량으로 시작해 일주일 동안 환자가 약물에 적응할 시기를 가진 후 180mg으로 증량하는 접근을 적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약제는 이상 반응을 동반한다. 따라서 의료진이 약물의 이상 반응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심각한 부작용이 아닌 이상, 이상 반응이 있다고 해서 치료 효과가 낮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비단 표적치료제에서만 나타나는 이상 반응도 아닐 뿐더러 면역항암제도 이와 비슷한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Q: ALTA-1L 연구에서 새로 진단을 받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글로벌 헬스 스코어(Global Health Score) 악화 중앙값을 27개월까지 늦췄다는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해당 지표가 정확히 무엇을 평가하는 것인가?

A: 우선 글로벌 헬스 스코어는 질환으로 인한 환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영향과 사회적 활동에 대한 제한을 얼마나 해소하고 낮춰주는지를 평가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약물을 통한 환자 치료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전체 생존율, 무진행생존기간, 반응률 개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약물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평가변수 외에도 환자들의 실제 삶의 질에 대한 개선도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증상과 기능 상태, 삶의 질을 평가하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이를 환자중심 결과지표(Patient Reported Outcome Measures, PROM)라고 한다.

글로벌 헬스 스코어는 이러한 환자중심 결과지표 개념에 속한 평가지표 중 하나다. 환자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인 신체 기능 상태, 질환으로 인한 주요 증상과 그 이외 부가적인 증상 등에 대한 것들에 대한 환자 평가를 종합한 지표라고 보면 된다.

▲ 안명주 교수는 알룬브릭에 대해 "ALK 폐암 1차 치료 옵션으로 기대가 되는 약물"이라고 평했다.

Q: 잴코리 이후 다양한 치료 옵션이 출시되었고 또 새로운 약제도 개발되면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략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알룬브릭이 1차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하고 알룬브릭 이후 사용할 수 있는 2차 옵션까지 확보된다는 것을 가정할 경우, 추후 1차 치료에서 어떤 기준으로 치료 옵션을 선택하게 될지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또한 각 약제들의 포지션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도 궁금하다.

A: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크리조티닙에 대한 처방 경험과 치료 데이터는 충분히 쌓인 상태다. 크리조티닙의 한계점은 무진행생존기간이 9~10개월 정도로 1년 미만이라는 점. 그리고 70%에 달하는 대부분 환자들이 뇌전이를 경험하다는 점이다. 알룬브릭 외 기존 2차 치료 옵션들은 현재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치 치료 옵션으로도 사용 가능하지 않은가. 해당 약제들은 크리조티닙 실패 환자에서 사용했을 때보다 1차 치료 옵션으로 사용했을 때 더 유의미한 무진행생존기간 연장이라는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굳이 크리조티닙을 1차 옵션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옵션에서 기대하는 바가 명확하다.  높은 전체 반응률, 24개월 이상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그리고 높은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반응률이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고, 해당 평가변수를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이상 반응이 적은 치료제를 1차 옵션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질환 특성상 끊임없이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기에 내성 발생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국내 허가를 받은 약물 중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변이 유전자인 G1202R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은 알룬브릭이 유일하다.

그 외에 최근 FDA 허가를 받은 3세대 치료제 또한 해당 변이 유전자를 억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약물은 현재 미국 FDA 기준 크리조티닙 이후 2차 치료에서도 실패한 환자들에서 사용 가능한 3차 치료 옵션, 그리고 크리조티닙 외 기존 1차 치료 옵션 실패 이후 환자들에서 사용 가능한 2차 치료 옵션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해당 약제 또한 1차 치료제로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무진행생존기간이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해당 약제를 1차로 사용할 것인지, 또는 2차 이후에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료진의 선택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크리조티닙 외 2세대, 3세대 치료제로 언급되는 약물은 알룬브릭을 포함해 전세계 통틀어 5가지가 있다. 주목할 점은 어떤 치료제를 사용하든지 추가 내성이 발현되는 데에 원인이 되는 변이 유전자가 환자마다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 후 유전자 검사를 다시 진행해 해당 유전자 변이에 맞는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치료 순서,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엄브렐라(Umbrella) 임상시험이 해외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Q: ALK 폐암 내성 변이도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T790M 변이가 추가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가?

A: 개념은 비슷하지만 실제 돌연변이 유전자가 나타나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는 1차 치료 이후 약 50%가 T790M 변이를 경험하는 반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추가로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예를 들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는 L1196M 돌연변이가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T790M과 유사한 변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T790M 변이는 약 50% 환자에서 발견되는 반면, L1196M 변이는 약 10%에 불과하다. 환자마다 모두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열 가지 이상의 추가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다.

또한 치료 옵션마다 각 내성 유전자 변이에 대해 실질적 활성을 유지하는 정도나, 억제할 수 있는 돌연변이 세포 종류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각 환자 치료 케이스에 따라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이 모두 다르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정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말하기란 사실상 무척 어렵다.


Q: 마지막으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및 의료진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진단, 유전자 검사법이 빠르게 보편화되고 또 발전하는 중이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선암 환자들은 필수적으로 ALK 변이 여부를 검사해 볼 것을 권한다. 기존에는 ALK-FISH(Fluorescence In Situ-Hybridization, 형광제자리부합법) 검사를 시행했으나 지금은 관련 기술이 많이 발전해 면역조직화학염색(immunohistochemistry, IHC)으로도 충분히 ALK 변이 진단이 가능하다. 검사법도 매우 간단하고 검사 결과도 하루에서 이틀이면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신 검사 기술, 진단법을 최대한 활용해 더 많은 환자들을 찾아내고 빠르게 치료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이 출시됐다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환자를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크리조티닙은 국내에 출시된 첫 번째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로 수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지만 결국 환자들의 생존 기간 그리고 중추신경계로 약물 전달이 힘들다는 한계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크리조티닙 이후에 등장한 2세대 치료제 중에서 치료 옵션을 선택할 때엔 앞서 말한 것처럼 치료 반응률,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중추신경계 반응과 복약 순응도, 이상 반응 발생 및 삶의 질 개선 측면까지 모든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질환이 그렇듯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또한 완치가 어렵다. 치료 중 내성이 발생했을 때 내성의 원인이 된 변이 유전자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후속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서 의료진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도 있다.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도 그렇지만, ALK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경우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그리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처방을 받길 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외에서 진행된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ALK 양성 비소세포페암은 면역항암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표적치료제만큼 좋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 또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은 현재까지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된 바가 없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치료법을 다 사용하고 난 다음 최후의 옵션으로 면역항암제를 생각할 수는 있어도 처음부터 면역항암제를 복용하는 것은 별로 권하지 않는 치료 전략이다. 2019년 상반기에 유럽에서 표적치료에 실패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항암치료제 4제 병용 투여에 대한 허가가 이루어졌으나, 해당 허가사항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에 참여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수가 50명도 채 되지 않는다.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할 수는 있겠으나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 확보가 필요한 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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