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은 지난 28일, 서울시 중구 ‘정동1928’에서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 스티벌’을 개최했다. 서울의료원의 시민공감 서비스디자인 페스티벌은 의료기관에서 필요한 서비스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미래와 발전을 함께 논의하는 행사이다.

올해 주제는 ‘서비스디자인으로 우리의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현대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를 서비스디자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날 참석자는 의료기관 종사자, 정신건강 관련자 뿐 아니라 IT기업과 스타트업 임직원, 디자이너, 교수, 학생 등 다양했고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행사의 문은 정신건강과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에 대한 강연으로 열었다. 이해우 서울특별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우리 마음의 다양한 모습과 정신건강서비스’라는 주제로 정신건강에 대한 설명과 현황, 정신건강 증진 서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서 고운정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 팀장이 서울의료원에서 진행해온 사람 중심의 서비스디자인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정신건강에 대한 서비스디자인이 어떤 변화를 불러왔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팽한솔 더케어컴퍼니 이사는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의 초대 팀장으로서 공공병원에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하고 정착시키며 겪었던 사례들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어 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인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과 교수(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 성장학교 ‘별’ 교장)는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와 청소년들과의 생생한 인터뷰 자료와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영국 리빙웰 UK(Living Well UK)의 스테이시 헴필(Stacey Hemphill) 실무 책임자가 런던 람베스(Lambeth)지역에서 실시한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직원들에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헴필은 “가장 큰 변화는 나에게 일어났다. 냉소적이고 평범한 사무직원이었던 내가 열정적인 사람중심의 혁신가가 되었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사람 중심의 서비스디자인은 대상자 분 아니라 실행하는 주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헴필은 람베스 지역에서 거둔 성공을 토대로 런던 전 지역으로 프로젝트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인지심리학 박사인 박수진 비즈나이츠 대표의 ‘인지심리 관점에서 바라본 어르신 치매에 필요한 서비스’도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르신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 서비스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한 ‘치매 대응 힐링 디자인’에 대해 소개하고 인지심리학과 서비스디자인의 만남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마지막 발표는 영국에서 온 아이버 윌리엄스 헬릭스센터(Helix Centre) 시니어 디자이너가 맡았다. 헬릭스센터는 영국에서 주목받는 보건의료 혁신 디자인 연구소이다. 그는 영국 런던의 세인트메리 병원 내에 위치한 헬릭스센터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경험 많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시민 등의 직접 소통하며 프로젝트에 적용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특히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음악치료 앱 ‘코브(Cove)’를 제작한 배경을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음악치료 앱 코브에 대해 “세계적으로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1,000조 원 이상이 사용되었다는 통계가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는 예방에 든 비용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이후 치료에 소요된 비용”이라며 “자기를 표현하는 독립적 공간을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하여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디자인한 좋은 사례”라고 소개했다.

강연을 마친 후 참석자들은 그룹을 나눠 워크숍을 진행했다. 고운정 팀장과 아이버 윌리엄스 시니어 디자이너의 공동 진행으로 시작된 워크숍에서는 각 그룹마다 다르게 제시된 페르소나를 정신건강에 입각하여 분석하고 서비스디자인의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구글의 문제해결 방법으로 알려진 ‘크레이지 에이트(Crazy 8s)’ 기법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 서해숙 씨(서북병원 진료부장)는 “다학제로 모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며 “우리 병원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서비스디자인 적인 사고와 시도를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은 “시민들의 공감을 얻는 공공병원 서비스디자인이 되기 위해 늘 고민하며 도전해왔다. 그 사례들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했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시민들이 더 수준 높은 공공병원 서비스디자인을 경험하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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