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피젠트, 아토피 질환 치료의 새 전기 마련"

독일 본 대학교 피부 알레르기과 토마스 비버(Thomas Bieber)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19.11.25 0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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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아토피피부염 발병의 원인으로 2형 염증(Type 2 Inflammation, Th2)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2형 염증의 핵심유발물질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가 조명받기 시작한 것.

이러한 유발물질들은 아토피피부염을 시작으로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까지 이어지는 ‘아토피 행진(Atopic March)’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듀피젠트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당연한 수순일 터.

더욱이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으며 내년 중에 보험급여가 적용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와 환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듀피젠트의 대규모 임상 연구 SOLO 1과 SOLO 2에 참여하고, 유럽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에 참여한 독일 본대학교 피부 알레르기과 토마스 비버 교수(Thomas Bieber)를 만나 듀피젠트의 효용성과 실제 치료 경험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독일 본 대학교 피부 알레르기과 토마스 비버(Thomas Bieber) 교수

Q: 듀피젠트의 다양한 임상연구들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듀피젠트 주요 연구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드린다.

A: 듀피젠트 임상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듀피젠트 단독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하는 임상으로 SOLO 1, SOLO 2가 이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듀피젠트-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병용 투여군과 위약-TCS 투여군을 비교하는 CHRONOS, CAFE 연구가 있다. 이 중 CAFE 연구는 듀피젠트가 기존 면역억제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임상으로, 기존 면역억제제에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사용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SOLO 1과 SOLO 2 연구는 듀피젠트 단독요법에서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다. 투여 16주차에서 1차 및 2차 유효성 평가지수 달성여부를 확인했을 때, 피부 증상과 질환 범위 및 중증도 척도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HRONOS 연구는 듀피젠트와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으로 현재 표준치료에 대한 안전성 연구로 볼 수 있는데, 1년 동안 듀피젠트를 타 치료제와 병용해 사용했을 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연구다.

CAFE 연구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기존 면역억제제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위험으로 사용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이다. 듀피젠트-TCS 병용 투여와 위약-TCS 병용 투여를 비교한 연구로, 듀피젠트 치료가 위약 대비 질환 중증도 및 환자 삶의 질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음을 입증했다.

대부분의 신약들은 대규모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듀피젠트도 미국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기위해 전세계에서 3,500명의 듀피젠트 치료 환자의 데이터를 확보해 미국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Q: 제 2형 염증이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듀피젠트가 제 2형 염증과 어떤 연관이 있는가? 또, 새로운 약제가 등장한 만큼 치료 전략도 다소 바뀌었을 것 같다.

A: 아토피피부염 치료분야에 표적치료제 듀피젠트가 치료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등장했다. 아토피라는 큰 질환 그룹에는 피부염, 비염, 천식, 음식 알레르기 등 몇 가지 질환들이 있고, 이들 질환은 제 2형 염증과 연관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토피 질환 발병에는 여러 사이토카인들이 관여하고 있지만, 듀피젠트는 그 중 IL-4와 IL-13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의료진들은 제 2형 염증 발병, 아토피피부염, 천식, 만성비부비동염 순서로 이어지는 ‘아토피 행진(Atopic March)’의 시작점이 아토피피부염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아토피 행진은 1980~90년도에 제시된 개념으로 아토피피부염, 천식, 만성비부비동염은 병태생리학적 관점에서 제 2형 염증과 연관되어 있다.

듀피젠트는 IL-4와 IL-13 사이토카인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데, 한 가지 염두해야 할 점은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사이토카인 2개와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가능한 치료제가 없었고, 치료 스펙트럼이 광범위한 항염증제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듀피젠트로 정확한 원인 물질을 표적해 정교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표적 치료는 전체 환자에 대해 증상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다는 점과, 연구로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하위 환자그룹에 대해 장기적 관해까지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표적치료로 큰 혜택을 보는 환자들을 ‘수퍼 반응자(super responders)’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치료 반응이 매우 좋고, 치료제를 약 6개월~1년간 사용 후 중단해도 지속적인 장기 관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에 대한 상세한 연구는 진행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수퍼 반응자가 존재한다는 자체가 기존 항염증제를 사용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했던 시대와 듀피젠트의 시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승인을 받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천식, 만성부비동염에 대해서도 승인받은 상태이며, 다른 나라에서도 허가를 신청 또는 예정이다.


Q: 듀피젠트는 최근 76주 장기 데이터를 발표하기도 했다. 무작위대조임상(RCT)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지와 듀피젠트 치료 후 장기 관해가 유지된 환자 사례를 경험한 사례가 있는지?

A: RCT는 변수들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참여하는 환자들의 순응도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보다 좋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의 결과가 RCT 결과 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쉽지 않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듀피젠트 1년 미만 사용 경험에 대한 리얼월드데이터, 미국은 1년 이상의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는데, 현 시점까지는 긍정적인 리얼월드데이터가 도출되고 있어 듀피젠트의 RCT의 결과를 재확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리얼월드데이터는 50~100명 정도의 작은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이며, 500~1,000명 이상의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는 향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의 리얼월드데이터가 축적되면 보다 확실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환자 중 듀피젠트 치료 후 장기 관해를 유지하는 환자들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마다 이질적 특징을 가진 질환으로 발병 기전이 복잡하고, 다양한 아형, 표현형, 하위그룹이 존재하며 발병 연령, 중증도 등도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경험상 인종에 따라 백인 환자, 아프리카 환자, 중국환자의 표현형, 치료 약물에 대한 반응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수퍼 반응자 수가 많아도 치료 이전에 어떤 환자가 좋은 치료 반응이 있었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고, 이는 다른 정밀 의학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적된 수천명의 환자 표현형 데이터,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혈액 샘플, 피부 생검 데이터, 마이크로바이오 정보를 분석해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이를 통해 치료제에 잘 반응하는 환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환자를 분류하는 기준을 찾게 된다면 환자군에 맞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기존 치료제의 이상적인 사용 방법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토마스 비버 교수는 듀피젠트에 대해 '아토피 치료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 라고 평했다.

Q: 유럽의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듀피젠트가 장기 요법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는데,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치료 환경에 변화가 있는지?

A: 가이드라인은 보통 3~5년 정도 후 다시 개정되는데, 국가마다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유효기간이 달라 듀피젠트를 장기 요법 치료제로 권고한 것도 해당 개정 내용이 반영된 나라가 있고, 반영되지 않은 나라가 있다.

가이드라인은 과학계의 견해를 반영하기 때문에 승인된 치료제의 적응증과 과학자들의 견해인 권고, 가이드라인이 항상 일치하진 않는다. 예를 들면, 전신 치료제인 아자치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는 가이드라인에서 많이 권고되고 있으나 독일에서는 아토피피부염으로 승인받은 치료제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사이클로스포린이 아토피피부염으로 승인받지 못했으나 사용되고 있다. 임상현장에서 치료제의 사용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되는 것보다 급여조건에 따라 처방되는 경우가 많아 급여조건이 치료제의 실질적인 사용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 치료 분야에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로 등장해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사용하고 있다.


Q: 독일에서는 듀피젠트 출시 후,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치료제 접근성과 관련해 제도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독일에서의 급여는 규제당국이 의약품 설명서(SmPC)에 따라 치료제를 승인하고, 급여 적용 대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듀피젠트의 경우,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로 허가를 받아 해당 환자들을 기준 수치에 따라 분류해 급여를 적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 치료제의 유효성, 치료제가 환자의 삶의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급여 적용 대상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아토피피부염 중증도지수(SOCRAD), 임상반응종합평가(IGA) 지표를 사용해 분류한다.

독일의 경우, EASI 16점 이상, DLQI 10점 이상의 환자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 중 EASI는 의료진이 임상적으로 평가하는 객관적 지수로 볼 수 있다. 독일은 EASI 16점을 중등도, 20~21는 더 심한 중등도, 21 이상은 중증으로 정의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표는 환자의 견해를 포함한 치료성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피부 삶의 질 지수(DLQI)가 대표적이다. DLQI는 환자들이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질환이 환자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또한 가려움증의 정도를 평가하는 숫자평가척도(NRS)를 이용해 중증도를 평가하기도 하며, 7점 이상일 때 중등도-중증으로 정의한다.


Q: 보건당국과 급여당국, 의료진이 중증 아토피피부염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각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독일은 어떠한가? 그리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진단 시 사용하는 개인적인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일반적으로 SmPC에 따라 승인당국과 규제당국이 승인하며, 급여당국에서 급여 협상을 진행할 때 급여 조건 결정 방법은 매우 까다롭다. 국가마다 다른 방법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

독일의 경우, 적응증을 허가 받은 신약에 대해 급여당국에서 해당 적응증에 부합하는 독일 내 환자수를 추정해 급여여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성인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4%라고 한다면, 독일 전체 인구인 8천명 중 4%에 해당하는 50~60만명의 환자들, 그 중에서도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여야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급여당국은 전신 치료제 사용여부, 처방 데이터 등을 활용해 급여 적용 대상자를 정의해 간다.

독일은 급여 적용 대상을 결정할 때 EASI와 DLQI를 통해 중증도를 평가하며, 환자의 치료기록도 확인해 환자가 어떤 치료제를 사용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급여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해당 질환으로 사용한 치료제 사용 시 증상이 조절됐는지 여부도 파악해 환자 의무기록에 보관하고, 혹 추후 급여가 삭감될 경우 백업 데이터로 활용한다.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질환의 중증도와 환자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치료제의 효과 등을 확인한다. 중요한 것은 치료제에 대한 반응(response)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질환을 통제(control)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급성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 경구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가라앉을 수는 있다. 그러나 급성 발작이 가라앉는 반응이 있었다고 해서 경구 스테로이드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과학적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아토피피부염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지금까지 쌓인 임상 데이터, 리얼월드데이터는 듀피젠트의 탁월한 유효성과 내약성을 입증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어온 사이클로스포린도 뛰어난 안전성에 대해 인정받고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잘 작용한 치료제이지만, 중등도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는 않으며 신장독성, 고혈압 등 부작용 문제로 많은 환자들에게서 사용이 제한됐다. 특히, 사이클로스포린은 간대사 약물이기 때문에 같은 경로를 통해 유입되는 다른 약물과 경쟁으로 인해 약물 간 상호작용이 유도될 수 있다. 이는 여러 약물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과 의료진들은 듀피젠트로 인해 이제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게임 체인저’를 얻었다. 듀피젠트가 모든 환자에게 잘 작용하는 마법의 치료제는 아니지만 많은 환자들에게 우수한 유효성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

물론 듀피젠트 투약 하위그룹 간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 한국 등 국가별로 차이가 존재해 인종적인 요인도 환자마다 복약 순응도, 수용도에 차이를 보이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토피피부염은 물론 아토피 행진을 방지할 잠재력을 가진 듀피젠트는 고령, 성인,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장기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밝은 미래를 열여 줄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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