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게 열려있는 투석실 개설, 법으로 관리해야

말기신부전 환자등록 등 담은 만성콩팥병관리법안 공청회 개최 문선희 기자l승인2019.11.19 00: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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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신장학회 김연수 이사장

지난 11월 7일자로 발의된 ‘만성콩팥병관리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18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됐다.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의 전년 대비 환자 증가율은 10.7%(21만-<23만)로 12대 만성질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신장학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9명 중 1명이 콩팥병을 앓고 있다.

투석이나 이식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 역시 크게 증가해 2018년 기준 8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단일 병상 기준으로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질환으로, 이들 환자들에게 소요되는 의료비도 연 2조원에 달한다.

대한신장학회 이영기 투석이사(한림의대 신장내과)에 따르면 인정신장실과 투석환자와 관련해서 2009년부터 산정특례(본인부담률 10%)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밖에 투석실 개설 허가, 시설 관련, 인력 요건, 질적 관리, 안전 대책에 대한 법규가 전무한 상태다.

즉, 투석실 사업이 재단법인, 복지법인, 생협, 사무장 등 만인에게 열려있어 환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실제 대전 인공신장실의 C형 간염 집단 발병이나 요양병원 투석환자의 요독성 뇌증 발생이 보도되기도 했다.

또한 2015년 기준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 결과 전체 741 기관 중 5등급을 받은 기관이 49개(6.6%)였으며,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17%가 5등급을 받았다.

이에 이영기 이사는 “환자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환자 등록제 시행을 비롯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료비 지원사업과 함께 투석기관의 질관리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전반적으로 말기신부전 환자등록, 투석기관 질 관리, 의료비 지원사업 등의 국가적 배려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내용을 담은 만성콩팥병관리법안이 신상진 국회의원의 대표발의로 지난 11월 7일 발의된 바 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만성콩팥병연구사업, 만성콩팥병조사통계사업, 만성콩팥병예방사업, 의료비지원사업,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 인공신장실 인증을 통한 투석기관 질 관리, 만성콩팥병관리원 설립을 비롯해 법규를 어길시 벌칙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 대한신장학회 이영기 투석이사

이영기 이사는 이 법안의 의의에 대해 ▲국가 말기신부전을 체계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법적 제도 ▲말기신부전의 예방, 관리 및 연구 등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 ▲말기신부전 환자의 등록 및 통계 사업, 인공신장실 인증관리, 의료비 지원사업 등 ▲효율적 관리 시스템을 통해 투석치료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의료의 발전과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한다고 정의했다.

이에 대한 기대효과로는 ▲궁극적으로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악화를 예방해 투석 시기를 늦추고, 투석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 ▲말기신부전환자의 등록, 자료수집,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치료의 질 향상에 기여 ▲만성콩팥병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 마련 ▲투석기관의 질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보건재정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상숙 연세대보건대학원 의료법윤리학 교수는 해외 만성콩팥병 환자 관리 사례를 발표했다.

▲ 백상숙 연세대보건대학원 의료법윤리학 교수

이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진료표준법(2000년)에 따라 희귀 질환이거나 복잡한 증상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 전문화된 서비스로 지정관리하는 국가 특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국가 의료보장이 되고 있어서 학생 대상 사구체신염 검사(학교보건법) 및 40세 이상 혈청 크레아티닌 검사가 국민건강보험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혈액투석환자의 신체장애 1등급 분류되어 본인부담금이 면제되고 있으며, 2018년에는 투석환자 교육, 상담수가가 도입됐다. 대만의 경우는 중대상병제도 운영으로 말기신부전 10개 항목의 치료비 면제와 본인부담 상한제, 40-65세 매년 3년, 65세 이상은 매년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의료질 관리를 위해 대만 신장학회 인증위원회 감사결과에 따라 차등 수가를 적용하며, 인공신장실 담당 간호사 자료보고(말기신부전 환자 등록 및 현황)에 5%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백상숙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질병진행단계에 따른 정책 제안으로 발병전단계에서는 ▲대중 인식 제고, 자가진단체크리스트, 고위험군 대상 캠페인/스크리닝을, 1-3단계에는 ▲조기개입 ▲고위험군 질환과 통합 관리사업 ▲새로운 지불제도를, 4-5단계에서는 ▲환자등록+인공신장실+적정성 평가 등 통합 관리 시스템 개발, ▲완화의료, 가정투석, 호스피스에 대한 정보제공 및 선택권 ▲의료정보기술 활용을 제시했다.

▲ 토론회 전경

이어진 토론회에서 류동열 대한신장학회 등록이사(이화의대 신장내과)는 “투석환자 등록제를 통해 환자들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할 수 있으며, 관련 연구를 비롯해 환자들의 투석시기 지연, 투석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남 보건복지부 질병정채과장은 “만성콩팥병 환자에 대한 지원이 현재 분절적으로 일부 대상자에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만성콩팥병 중심으로 전반적인 모든 조항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투석기관 질 관리는 감염관리 차원에서 상당히 필요하고 의료감염종합대책 일환으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 법 재정에 있어 다른 유사법들과의 비교 및 장애요인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개별 질환별 법 재정이 전체 법 체계에 비춰서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법이 재정되기 전이라도 보건의료 종합대책에 포함시킬 질환별 대책이나 영역에 대해 관리 필요한 기준 마련, 지원 사항, 세부적 부분 논의들을 진행시켜 나갔으면 한다”며 “오늘 논의 내용을 토대로 앞으로 논의과정을 이어가는 출발점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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