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통증’, 장애판정 척도 인정돼야

CRPS 환자 80%가 자살충동…삭감률 높아 표준 가이드라인 필요 문선희 기자l승인2019.11.18 00: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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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통증학회 전영훈 회장

극심한 통증을 부르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80%가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으며, 경제활동도 거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는 17일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에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해 설문조사한 내용을 알렸다.

학회 측에 따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은 질병 이름대로 통증을 주요증상으로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치료 또한 매우 어렵고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자 수는 명확하지 않으나 2015년 심평원의 자료분석에 따르면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9명 수준이다. 즉 매년 1천 명 이상의 환자들이 새로 발행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환자들의 통증의 실체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오해들은 더욱 환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통증학회는 2019년 7월부터 전국 37개 수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질환과 경제상태 등 삶의 질에 관한 50문항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CRPS 유발요인 중 최다는 수술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20-50대의 왕성한 사회 경제적 활동기의 연령층들이었다. 또 이들은 주부, 학생 등을 제외하면 75% 이상이 발병전 사회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발병후에는 3분의 2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원인으로는 통증점수 7점(10점 기준) 이상의 극심한 통증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및 신경정신과적 문제 동반이었으며, 처음 발병시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에서 몸 이곳저곳으로 통증 부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환자들의 약 80%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대답했으며,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 부담은 절반 이상에서 의료보험/의료보호 등을 이용해 자비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휴정 기획이사(서울성모병원)는 이에 대해 “임상현장에서 보면 실제 자살시도나 자해를 시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면서 “얼마 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자해소동을 벌여 기사화 됐던 환자도 CRPS 환자였다”면서 “통증 고통으로 힘들뿐 아니라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진료 표준화가 이뤄져야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학회 측에 따르면 CRPS의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계속 연구 중이다. 현재는 케타민, 항우울제, 항경련제, 마약성진통제 등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시도되고 있으며, 약제에 반응이 없으면 척추 신경 자극술, 척추 신경에 마약류를 주입하는 시술을 하고 있다.

한편, 설문에 응한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사회활동 수입이 없다고 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환자의 26%만이 산재보험이나 국가지원금으로 생계유지를 한다고 답했으며, 그 외 환자들은 가족, 지인, 대출 등을 통해 생계유지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의 삶의 질 간편형 척도를 이용한 삶의 질 관련 설문조사의 결과에서도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환경적 요소 모두에서 중등도 이상의 척수마비환자에서의 결과 이상의 매우 낮은 점수가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의 결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질환 자체로도 힘든 상황 일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부분에서도 매우 열악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것. 학회 측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처음으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에서 통증을 신체적 장애에 준한다는 것을 인정해줬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통증은 공식적으로 장애인 판정 척도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적어도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있어서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통증은 장애로 국가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영훈 회장(경북대병원)은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므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번 판례를 바탕으로 장애 판정에 통증을 항목 넣기 위해서 국회와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아시아권에서 CRPS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대한통증학회가 유일하기 때문에 환우들이 매우 감사하고 있다”며 “학회에서 연구한 내용을 미국 측에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CRPS는 삭감률 매우 높아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서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치료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환자들이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대한통증학회 임원진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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