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급여화 및 산정특례 지정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학계와 환자들이 함께 호소를 이어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이 치료 뿐 아니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박영립 회장(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피부과 교수)을 만나 아토피피부염의 정책 및 최신치료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산정특례 및 생물학적제제 급여화 논의 활발

“산정특례 부분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복지부장관이 직접 언급한 부분으로, 코드작업 등이 끝나는 대로 적용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생물학적제제 급여화도 환자 뿐 아니라 학계, 제약사에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으므로 전망이 밝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현재 중증 코드가 없는 상황이라 통계청에서 코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 코드작업은 2020년 7월 정도까지 마칠 예정이며, 이후 학회와 논의해 산정특례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산정특례 대상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유사한 면역계질환인 건선과 같은 수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사이클로포린과 같은 광범위 면역조절제의 경우 오프라벨로 사용되고 있으나, 고혈압, 신장독성 등의 부작용위험으로 1년 이내 사용이 권고되며, 장기간 치료제로 사용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이에 다른 전신 면역조절제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치료 대안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환자들은 여러 병의원과 한의원을 떠돌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화장품 등의 치료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획기적인 생물학적 치료제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등장해 큰 희망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달 주사 비용이 200여 만원 가량 들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

이에 학계 및 환우회는 국회 토론회, 1인 시위 등을 통해 지속적인 급여화 제안을 하고 있으며, 이에 복지부는 현행 기타 아토피피부염의 하위항목에 중증 아토피피부염 코드를 신설하는 방안 및 또한 중증아토피피부염을 약제비 차등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박 회장은 “산정특례와 중증코드가 적용되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률이 10%까지 줄어든다”며 “이에 따라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염원하고 있는 생물학적 치료제의 급여화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복합적 원인의 자가면역질환, 환자 교육 매우 중요 

아토피피부염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면역계질환으로, 최근 소아, 청소년에서보다 20대 이상 성인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대개 유병기간이 길고 중증 환자도 상당수여서 이들에 대한 치료 환경 개선 및 사회생활 유지 지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상당수가 전염병으로 오인하는 사회적 편견으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등 심리적 질환 등 여러 가지로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률도 적지 않아서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한방 요법이 난무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 소인, 음식, 대기오염 같은 환경적 변화 등 여러 복합적 원인이 있다”며 “이렇게 발생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산업화, 농촌의 도시화, 핵가족화, 실내와 집 밖의 공해에 의한 알레르겐 노출기회 증가 등 서구화된 삶의 방식들과 환경적인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이 아토피피부염은 복합적 질환이기 때문에 원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같이 여러 요인으로 인힌 질병이다보니 어릴 때부터 환자 교육도 중요하다. 이에 학회에서는 중증으로 진행하기 전에 병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상담료를 신설해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획기적 치료제들 대거 임상시험 진행중…치료 전망 밝아

“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새로운 생물학적제제들이 다국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줄기세포 치료제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건선 치료제의 등장에 이어, 아토피피부염도 향후 10여 년 동안 다양하고 획기적인 치료제가 등장할 것 입니다.”

현재 레오파마를 비롯해 애브비, 릴리, 갈더마, 화이자, 암젠, 리제네론 등에서 아토피피부염 의 지속적 염증을 유발하는 핵심 매개 물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생물학적제제들의 임상을 대거 진행 또는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생물학적제제 외에 새 대안이 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도 국내 회사들을 중심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증일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으로 악화요인을 피하고 보습제를 바르는 등 전반적인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이 있을 경우 국소도포제, 항히스타민제 복용과 광선치료, 면역조절제 등의 치료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줄인 비스테로이성 면역조절제 연고 등도 나와 있어 피부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는 이 같이 발전하는 생물학적 제제들을 진료지침에 포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가을 학회 때 쯤 업그레이드 된 진료지침이 나올 방침이다.
또한 학회는 내년 4월 국제아토피피부염학회(ISAD 2020)를 유치해, 현재 조직위원회(대회장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를 구성하여 학술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ISAD 2020는 내년 4월 22일~2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리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학회로 세계의 아토피피부염 관련 학자들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어릴 때부터 고통을 겪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치료하는데서 나아가 경제적 부담을 낮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까지 하는 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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