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있어 정밀의학이 떠오르는 가운데, 학회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국가사업인 올해부터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 구축’ 사업을 통해 전국 병원에 축적된 암 치료와 관련한 맞춤치료 정보를 공유하여 정밀의료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간다. 장정순 회장(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이 밖에도 암 치료의 다학제 기반 마련과 최신 암 치료법들의 보험급여 확충을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 구축’ 국가사업 주도

“암 치료는 이제 과거처럼 하나로 묶어서 하는 치료는 없어지고, 많은 검사 자료를 조합하여 치료를 결정하는 맞춤형 치료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학회는 올해 정밀의학 확산을 위한 국가사업인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 구축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올해부터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Korean Precision Medicine networking group)'을 구축하여, 전국 모든 병원에서 축적하고 있는 암 치료와 관련한 정밀의료(맞춤치료)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제 최근 임상 종양학 분야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장 회장에 따르면 기존에는 암 질환 치료는 세포 독성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으로 정해져있고, 약제 구분도 명확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나 유전자 변이 검사법이 나오면서 같은 암환자라도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나오게 되면서 치료법에 매우 큰 변화가 왔다. 이에 따라 “면역 관문 억제제나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면역 관문 억제 정도나 유전자 변이 정도, 부위 따라서 약효가 천차만별이므로,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절실하게 됐다”며, 이에 ”유전자 변이를 찾는 방법이 대량 사업화 되면서 정밀의학 분야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이러한 일환으로 국가 주도로 유전자 변이를 검사해주는 ‘K-MASTER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한국 정밀의료 네트워킹 그룹‘ 구축 사업 역시 정밀의료에 한 발짝 다가가려는 국가적인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장 회장은 “각 병원마다 검사 장비나 테크닉, 노하우가 다르므로 한 군데서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 플랫폼을 공유하여 질 관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내 병원들이 각자 조금씩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각 플랫폼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암 종별 한국형 표준형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전국 모든 병원에 축적된 암 치료와 관련한 맞춤치료 정보를 공유하여 암 치료 성적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즉, 프로토콜을 통일하기 위한 전 단계로 현재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보는 단계의 시범사업이며, 이를 통해 암 종별 최적의 표준 플랫폼이 설정되면 공공에 보급할 예정이다.  

 

국제화 박차…올해부터 국제학술대회 개최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암 진단 및 치료법이 의학 발전에 따라 점점 복잡다양해지면서 최선의 암 치료 결과를 내기 위해 여러 분야 암 전문가의 협력과 조율을 위해 2005년 한국임상암학회로 창립됐다. 2017년에는 대한종양내과학회(KSMO)로 국문 명칭을 바꾸고, 2018년 대한의학회 정회원 가입 승인을 받아 현재 107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학회는 암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임상시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 교육도 중요 사업 중 하나로, 매달 장기별, 작용기전 워크샵이나 분기 집담회를 비롯해 종양 전문가, 사회사업가, 산업계 등 유관 전문가 교육을 통해 팀웍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국제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심포지엄을 올해부터 국제학술대회 규모로 확대키로 한 것. 2년에 한 번씩 열리게 될 국제학술대회는 올해 11월 7~8일 서울 드레곤 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며, 30개국에서 10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장 회장은 “미국 ASCO에서 발표된 중요 연구결과들을 한국에서 재현해서 공부할 수 있는  판권을 얻어 8월 23일~24일 부산에서 'BEST OF ASCO'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싱가폴에서만 진행됐던 유럽종양학회(ESMO) 아시아 컨퍼런스의 한국 개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암 치료의 다학제 기반 마련에 주력
 
“암 치료는 한 가지 접근으로는 완승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는 학술적인 면은 뒤지지 않는데 팀어프로치가 부족합니다. 이에 영역간의 벽을 허물어서 학술 및 정책적 다학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암 치료는 이제 의학적인 부분뿐 아니라 의료법, IT, 심리학, 정신과학, 운동요법, 영양사 등 모든 리소스가 합친 팀 어프로치를 해야 한다는 것. 

일례로 장 회장은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협력해 암 환자의 항암치료 향상을 위한 기능성 소셜네트워크게임을 만들어 공개한 바 있다. 이같이 IT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것도 팀 어프로치 중 하나로, 장 회장은 이 아바타 게임을 학회를 통해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물론 다학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가다. 이를 위해 정부에 관련 학회들이 지속 건의한 결과 일부 다학제 수가가 책정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하는 수가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한 발짝이라고 진전이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라며 “단기적으로 가는 것은 쉽지도 않고 최선도 아니므로, 현실적인 다학제 수가 마련을 위해 큰 틀 안에서 시스테믹하게 움직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암환자들에게 최신 치료법들의 보험급여 확충을 위해서도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항암 신약의 발전에 비해 보험이 따라오지는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건강보험은 효율적 배분이 원칙이므로 보험화까지 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학회의 목표이자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서도 정부화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대국민 홍보 활동도 ‘소통’ 기반으로 지속해 나간다. 학회는 매년 11월 21일을 항암치료의 날로 정하고 '항암치료 바로 알기' 행사를 비롯해, 사진전 등을 진행해 왔다. 장 회장은 “저 역시 암환자의 보호자를 두 번이나 해 봤는데, 의사로서 보는 것과 환자나 보호자가 되는 것은 괴리가 있다”며 “소통을 통해 괴리감을 줄이는 것 또한 전문가로서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일환으로 금년에는 의료진, 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수기공모를 통해 소통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나날이 발전하는 암 치료의 정밀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한편, 환자, 정부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는 대한종양내과학회 다양한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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