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 3년 생존율 55%…약제도입 시급

‘Epoprostenol’ 외 3개 약제 도입 및 환자등록 지원 필요 문선희 기자l승인2019.07.12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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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폐동맥고혈압연구회 이신석 회장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의 3년 생존율이 일본은 97%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55%에 불과해 약제 도입 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치명적인 폐동맥고혈압 조기 발견 및 전문 치료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일규 국회의원 주최, 대한폐고혈압연구회 주관, 대한고혈압학회 후원으로 개최됐다.

대한폐동맥고혈압연구회 이신석 회장은 인사말에서 “폐동맥고혈압은 숨겨진 환자까지 합치면 약 4,500명~6,000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확인된 환자는 전체의 약 1/3에 불과하다”며 “폐동맥고혈압은 진단까지 1.5년이 소요되고, 치료가 안 되면 생존률이 2.8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적극 관리하면 10년 이상 생존을 할 수 있으므로 질환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욱진 심장내과 교수는 ‘숨어있는 폐동맥고혈압 환자, 생존률 향상을 위한 조기 진단과 전문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은 WHO가 제시한 폐고혈압의 5개 군 중 1군에 속하며, 특발성, 유전성, 약물유발, 결체조직 질환,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포함되는 1군에 속하는 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의 특징은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소아심장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진단까지 약 1.5년이 소요되고 확진후 생존율은 2.8년에 불과하며, 환자의 절반은 돌연사, 나머지 절반은 우심부전으로 사망하는 아직 완치가 안 되는 불치질환이다. 그동안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가 최근 약제들이 등장하면서 암처럼 여러 치료제를 섞어서 치료한다.

▲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

이에 대해 정 교수는 “희망적인 것은 올바른 치료를 받는다면 기대 생존율이 10년 이상이 증가한다”며 “최근 다양한 약제 개발로 평균 생존율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병용요법으로 기대 생존율이 7.6년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특히 폐동맥고혈압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40대 후반 여성(80%)에 다발하고, 유전성의 경우 가족의 60~80%가 잠재적 환자가 되므로, 조기발견과 전문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확진이 늦는 이유는 빈혈, 심장질환, 폐질환 등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며, 환자나 1차 진료의사 모두 의심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일본의 경우는 3년 생존율이 지난 20년 동안 약 50%가 증가했다(46%->97%). 그러나 국내 생존율은 1년 84.9%, 2년 62.2%, 3년 54.3%에 불과하다.

일본의 생존율이 월등한 이유는 전문센터 중심의 인지율 향상 노력과 다양한 전문약제의 조기도입 및 병용요법 허용, 정부의 적극적인 등록연구 사업 후원이 주효했다.

정 교수는 “폐고혈압연구회의 목표는 국내 3년 생존율을 일본 수준인 95%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약제 10개 중 허가되지 않은 주요 약제의 3가지의 도입과 병용요법 확대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가장 중요한 약제인 Epoprostenol의 도입이 가장 시급하며, 다행히 글로벌사에서 들어오기로 했지만, 허가 과정상 6개월을 또 기다려야 하므로 패스트 트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머지 두 가지 약제인 ‘Tadalafil', 'Riociguat'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 도입을 촉구했다.

폐동맥고혈압 등록사업도 치료율 제고에 중요하다. 현재 국가 주도 사업을 학회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연구비(연 1억 원)가 턱없이 적어서 전체 환자를 다 등록할 수 없다는 것. 이에 “환자등록 사업에 국가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며 “환자 수가 적은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서 연구회에서는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와 협력해 한.중.일.대만의 환자등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토론회 전경

이어 토론회에서는 폐동맥고혈압 여성 환우의 절절한 호소가 이어졌다.

대전에서 올라온 두 아이의 엄마라는 한 젊은 여성은 “숨이 차서 계단을 오르거나 달릴 수 없고 아이를 안아주거나 걸레질도 할 수 없다”며 “이는 모든 환자들이 겪는 고충”이라고 말했다. 이 환우는 자신의 아버지도 폐동맥고혈압으로 돌아가셨다고 밝히며, 산정특례로 한 달에 약 값이 약 50만 원 정도 들지만 경제활동을 못하는 상황에서 이 역시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율이 10년이라는 데 저는 벌써 5년이 지났다”며 “두 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려면 ‘Epoprostenol’이라는 약이 필요하다”면서 “약이 들어와도 1년 사용에 8천 만 원이 들어서 저는 쓰지 못할 것이라 효과적 약제의 도입 및 급여화가 필요하다“ 고 호소했다.

이어 김기남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폐동맥고혈압은 926개 희귀질환 중 하나로 등록돼 있고, 관련 법에 따라 전문센터 개설의 근거가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연구비 부족과 인식부족 문제로 환자 등록율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등록사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희귀질환관리법을 통해 약제 급여화에 대해 관련 부서 및 학회와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정원 식약처 융복합 혁신제품지원단 허가총괄팀장은 약제 도입과 관련해 언급했다.

우선 3가지 약제 중 ‘Tadalafil'은 발기부전제로 허가되어 국내서 사용되고 있지만 폐동맥고혈압 적응증에 대해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 'Riociguat'은 2013년 허가가 됐지만 우리나라에는 수입 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Epoprostenol‘ 역시 94년 미국에서 허가 됐지만 역시 국내에는 허가 신청을 한 제약사가 없다는 것.

오 팀장은 “폐동맥고혈압을 포함해 희귀질환 치료제는 대상자가 적어서 제약업체에서 등록을 꺼리기 때문에 신청이 저조한 것이 현실”이라며 “희귀질환 치료제는 변별력이 떨어지다 보니 약제 구분의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성분별 등으로 분류하는 계층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가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허가 되지 않은 치료제는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자가치료용 정도로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도 있다고 소개했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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