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단예방연구회가 국가 폐암검진이 안전성, 효과성,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국가 검진 추진을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이하 연구회)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1000명이 폐암 검진을 위해 CT검사를 받으면 356명이 위양성으로 불필요하게 확진을 위해 추가적인 검사나 수술이 필요하다며, 국가폐암검진은 가짜 암환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정책인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지난 2년 간의 시범사업 결과 효과성이 높고 폐암 조기발견율이 일반 폐암환자의 3배 수준으로 조기발견에 효과성을 입증했고, “양성 판정을 받더라도 추가적 영상검사를 통해 2차 확인 과정을 거치는 만큼 양성 판정 환자가 모두 침습적 검사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구회는 “보건복지부의 답변은 과학적 사실과 다르며 국가 검진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도 못한 답변”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폐암 국가암검진 중단을 촉구하는 과잉진단예방연구회원들. 왼쪽부터 신상원 고려대의대 교수, 이정권 과잉진단예방연구회장, 이재호 가톨릭의대 교수.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폐암 국가암검진 중단을 촉구하는 과잉진단예방연구회원들. 왼쪽부터 신상원 고려대의대 교수, 이정권 과잉진단예방연구회장, 이재호 가톨릭의대 교수.

다음은 연구회가 제시한 네 가지 반박 성명이다.

첫째, 폐암 검진의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효과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이라는 것.

암 검진의 효과와 안전성은 대규모 무작위 비교 연구만으로 증명될 수 있다. 더구나 암 검진처럼 중요한 연구는 최소 2개 이상의 대규모 무작위 연구와 이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최소한 2년간의 국제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폐암 검진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연구는 2002년 시작하여 2011년에 출판된 미국 대규모 무작위 연구인 NLST 연구 하나뿐이며, 그마저도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에서 실시한 무작위 연구인 네덜란드-벨기에 폐암 검진 연구(NELSON)는 작년 9월 세계 폐암학회에서 발표는 되었으나 일년이 가까워지는 현재까지도 아직 논문으로 출판되지 못하고 있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아직 비판이나 제대로 된 평가가 시작되지도 않고 있다. 미국 암 학회와 영상의학회는 폐암 검진에 찬성하였지만 미국 가정의학회는 폐암 검진 권고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하였다.

둘째, 우리나라의 폐암 검진의 효용성이 외국보다 더 높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

현재의 기술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보다 검진성적이 좋을 수는 없다. 위양성 판정을 최소화한다고 하였으나 이는 거짓 주장이다. 위양성을 줄이면 위음성이 늘어나기 마련이며 어느 누구도 위양성만을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결과가 좋은지 제대로 평가된 적도 없다. 현재 겨우 시범사업 연구만을 했을 뿐 그 마저도 제대로 된 학회 발표도 없었으며 아직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아서 학계의 비판이나 평가가 시작도 안 된 상황이다. 이런상황에서 어떤 연구를 기반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되어 있다고 우기는 것인지, 어떤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셋째, 보건복지부는 가짜 환자 문제에 대하여 아무런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미 세계 각국의 여러 연구를 통하여 폐암 검진의 위험성, 특히 과도한 위양성 발생으로 인한 즉 가짜 암으로 인한 피해의 위험성이 논의 되어왔다. 권위 있는 학술지에서도 폐암 검진의 과잉진단 비율을 22.5%와 78.9%로 제시한 바 있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현재까지도 어떤 나라에서도 국가 암 검진으로 폐암 검진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하여 엉뚱한 동문서답만 하고 이에 대한 부작용을 숨기고 있다. 기존 임상시험에 의하면 검진 참가자의 약 25%는 위양성이었으며 검진을 국가전체로 확대할 경우 더 높아진다. 가짜 폐암환자들이 추적검사나 확진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엄청난 심리적, 신체적, 그리고 경제적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넷째, 폐암 검진에 대하여 적절한 검정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거짓 주장이라는 것.

의학의 기본은 치밀하게 계획된 적절한 임상시험을 통하여 확인된 방법을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하여 충분한 논의와 비평을 통하여 의학자들이 동의하여야만 새로운 치료법으로 인정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폐암 검진은 그 타당성에 대해서 충분한 학술적 검토를 거친 것은 아니다. 아직 발표조차 못한 임상시험도 아닌 시범사업을 결과를 갖고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우기는 것은 국민 건강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성도 고려하지 않은 채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보건복지부의 해명은 과학적 사실을 왜곡한 거짓 주장이며, 검진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없는 잘못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무작위 배정연구는 고사하고 시범사업 연구조차도 논문으로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세계최초로 국가 검진을 실시한다는 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방법으로 전 국민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벌이겠다는 무모하고도 황당한 발상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가 폐암 검진은 가짜 암 환자를 대량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치료로 얻는 편익보다 중요한 것은 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최소한의 의료 윤리에 위배되는 정책이 다. 즉시 재고하여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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