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암연구소 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 단장인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
미국 국립암연구소 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 단장인 헨리 로드리게즈 박사

암 정밀의학 실현에 있어 유전체, 전사체 등 분석에서 한 걸음 더 접근한 ‘암단백유전체’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암단백유전체학(Cancer Proteogenomics)’ 주제로 열린 국립암센터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암단백유전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이 모여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정밀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는 암단백유전체에 대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CPTAC, Clinical Proteome Tumor Analysis Consortium)의 단장인 헨리 로드리게즈(Henry Rodriguez) 박사가 기조연설을 진행해 주목받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은 대규모의 국가적 차원의 단백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암단백유전체 유전체가 정밀의학에 있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경희 박사(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조교수)는 “그동안 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연구를 통해 암의 발생, 진행, 전이 등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며 타겟 항암제도 나와 있지만,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는 실제 생체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인산화 등과 같은 정보를 유전체, 전사체 연구 결과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단백유전체 통합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즉, 유전체, 전사체 연구를 통해 얻어진 수많은 유전자 돌연변이 중에서 실제 암 조직 내에서 발현되는 돌연변이 유전자의 선정, RNA 편집(RNA editing)에 의해 일어나는 단백질 서열 변화로 인한 약물 반응성 확인 등 유전체 분석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통합분석 결과를 단백유전체 통합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단백체 데이터는 질량분석기를 기반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표준 단백체(reference proteome)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질량분석스펙트럼과 펩티드 서열을 비교하여 단백질을 동정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유전정보가 다르기 때문에, 개체 특이적인 아미노산 서열 변화(single amino acid variants)와 같은 경우에는 표준 단백체 데이터베이스에서 동정해낼 수가 없다.

로드리게즈 박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맞춤형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하는 것”이라며 “동일한 환자에 대한 전사체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면, 생체 내에서 실제로 발현되는 전사물들을 보다 많이 동정할 수 있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암 관련 세포 신호 전달 체계에는 인산화 단백체(phosphoproteome)가 관여하는데, 유전체나 전사체 데이터는 단백체의 활성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예후 및 약물 반응성 예측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인산화 단백체 분석을 통해 단백질의 인산화 변화를 측정하면, 세포 신호 전달 경로와 예후 및 약물 반응성의 상관성 분석이 가능하여 이들의 활성을 예측할 수 있는 단백질 마커 발굴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보다 신뢰성 높은 바이오마커를 발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유로 2011년에 시작된 CPTAC은 암단백유전체연구를 통해 대장암(Nature 2014), 유방암(Nature 2016), 난소암(Cell 2016)에 대한 암단백유전체 통합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유전체 연구만으로 구분했던 암종의 아형(subtype)을 단백체 데이터까지 통합하여 더 세분화했을 때, 세분화된 아형이 암환자의 예후, 유전적인 변이 결과와 더 일치함을 증명했다.

이후 2016년에 ICPC (International Cancer Proteogenome Consortium)와 APOLLO(Applied Proteogenomics OrganizationaL Learning and Outcomes) 프로젝트를 론칭하여 환자 진료를 향상시키기 위한 암단백유전체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김경희 박사(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조교수)
김경희 박사(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조교수)

ICPC는 전세계 12개 국의 과학자들이 각 나라에서 발생하는 암에 대한 정확한 단백유전체 정보 확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정밀의학 실현을 위해 암 단백유전체학 데이터 및 분석법 등을 CPTAC 데이터 통합시스템(CPTAC Data Portal)에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립암센터를 주관기관으로 차세대 정밀의학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국가 차원에서 공유하는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을 추진 중이다.

암센터 측은 한국인 희귀난치암을 대상으로 단백유전체(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인산화단백체) 데이터의 생산, 분석 및 임상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한국형 표준 임상 단백유전체 빅데이터를 구축하여, 암 진단 및 치료의 새로운 타깃을 발굴하고 개인맞춤형 정밀의료를 구현하고 이를 국가 차원에서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김경희 박사는 “암센터는 2018년 시작해 8개 암종에 대해 암단백유전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은 연구 단계이지만,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암 맞춤의학 분야에서 실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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