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최안나 센터장
좌측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최안나 센터장

출산후 2개월 때 엄마의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아이가 10세 때 뇌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임산부와 산후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6일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 1주년 기념 ‘난임·우울증 상담센터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임산부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주제발표한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임신은 모성에게 신체적, 정신심리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한다.

이러한 이유는 호르몬 변화, 체형 및 외모의 변화, 수면 박탈 및 식이변화, 자신과 태아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염려,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기대 및 두려움, 직업 상황에서의 변화 등이 원인이다. 또한 임산부의 정신건강 상태는 스트레스 증가, 예민도 및 짜증, 불안도, 우울감, 우울장애, 기존 질환의 재발 등의 변화를 겪는다. 특히 이러한 임산부의 정신건강은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 태아 및 영아, 손위 또는 손아래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

정 교수는 이러한 증거를 보여주는 몇 가지 연구를 소개했다.

‘모의 정신건강상태와 태아(Monk, AJP, 2016)'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기의 스트레스가 증가될수록 임신 말기 태아의 신경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

또 하나의 최신연구인 ‘모의 정신건강상태와 영유아(Med, AJP, 2019)' 연구는 더욱 충격적이다. 이에 따르면, 임신의 단계별 우울증상과 추후 영유아 뇌발달 영향을 살펴본 결과, 출산 후 2개월 때 엄마의 우울지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10세가 되었을 때 뇌 백질 내 미세 구조의 변화 온다는 것이 밝혀진 것. 그러나 다른 시기의 우울증상은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이 최신 연구는 특정 시기의 엄마의 정신건강이 추후 영유아의 뇌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산모들의 우울증상이 계속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기가 지나면 가라앉기 때문에 추후 아이에게 이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엄마의 우울증은 아이의 뇌 발달뿐 아니라 애착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애착관계는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눠지는데, 안정애착은 양육자를 안전기지로 삼아 안정감 느끼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면서 좋은 유대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아의 신호에 대한 양육자의 민감성, 반응성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이의 정서, 사회성, 언어, 인지 발달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엄마의 우울증은 불안정 애착을 유발해 아이에게 애착관계와 반대의 영향을 미치는 것.

이에 임산부 정신건강 평가를 위해 모든 임산부 대상 선별검사를 통해 양성시 현재 증상의 기간과 정도, 증상으로 인한 기능 및 삶의 질 영향 평가 자살 및 자해사고와 계회 정도, 불안정성, 정신병적 증상, 사회적지지 등을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이에 더해 “배우자와의 관계, 임신 및 출산에 대한 태도 및 자녀 양육 계획/자녀와 애착 등 임산부 자신 뿐 아니라 태아, 자녀와의 관계도 같이 평가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임산부들에게 신체 건강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는데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홍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임산부에게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조기 검진 개입이 중요하다”며 “정신건강문제를 임산부 뿐 아니라 애착 등 자녀 양육과 연결하여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최안나 센터장이 2018년 6월 20일 개소한 센터 소개 및 1주년 보고 시간도 가졌다.

중앙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난임 부부, 임산부 및 양육모(출산 후 3년 이내의 양육모. 단 미혼모의 경우 출산후 7년 이내까지 등록 가능)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정서적 지지, 정신 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의료적 개입 진원을 병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정서적, 심리적 문제를 완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또한 복지부 산하 기관인 센터는 권역 난임·우울증상담센터들에게 표준 사업 지침 및 상담 프로그램 배포 및 실무자 교육 등을 상호협조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전체 센터에서는 총 7,381건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했고, 총 403건의 심리검사(중앙센터 총 240건)를 진행했으며, 중앙 센터 등록 상담자 176명 중 20명(11.4%)에 진료를 연계했다.

또한 개소 1년을 맞은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난임 부부와 임산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새로운 센터명을 7월 1일부터 10일까지 공모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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