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췌장암에서 바이오마커를 찾아 표적치료 하는 데 성공한 연구가 ASCO에서 발표돼 주목된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이하 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오마커의 시대’를 발표한 김미소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이번 ASCO 총회에서 발표된 4개 연구 중 하나인 ‘POLO’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암 정밀의학에 대한 높은 요구, 유전체에 대한 연구와 기술의 발전,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의 폭발적 증가 등의 이유로 암치료에 있어 바이오마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실제로 약품 라벨에 바이오마커에 정보가 포함된 약제의 FDA 허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미소 교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미소 교수

특히 임상시험에서 바이오마커가 중요한 이유는 약제 치료 효과 극대화, 불필요한 부작용 노출 최소화, 신약 개발의 기간과 비용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마커 전략에 사용한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개발 기간이 단축되고 있는 것도 사시실이다.

그러나 모든 암종에서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며, 일부 암종에서는 허가받고 치료에 적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 개발 초기단계에 있다고.

김 교수는 “특히 신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에서는 아직 허가 된 것이 없고 아주 일부의 환자들에게서만 바이오마커 연구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예후가 매우 불량한 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이번 ‘POLO'연구결과는 매우 의미 다는 것.

POLO 연구에서는 생식세포(germ line) BRCA 돌연변이(이하 gBRCAm)를 가진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서 올라파립(olaparib)의 효과를 확인했다.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을 유발하는 gBRCAm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약 7%에서 발견된다.

gBRCAm이 있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 중 최소 16주 이상 백금 기반한 항암치료를 받고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을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인 올라파립을 투약했을 때 위약군과 비교하여 우수한 무진행생존을 입증했다(7.4개월 대 3.8개월).

반응지속기간 역시 올라파립 치료군에서 24.9개월로 위약군에서의 3.7개월에 비해 월등한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는 “전이성 췌장암에서 바이오마커를 찾아 표적 치료를 시행해 성공한 첫 번째 연구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ASCO에서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암세포에서 BRAC를 포함해 DNA 손상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 올라파립의 우수한 종양 반응을 보여준 연구 결과(TOPARB-B 연구)도 발표되어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첫 표적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에 따른 급여 기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국내 생식세포 BRCA 유전자 검사 보험급여기준에 따르면 유방암이나 난소암에만 한정돼 있다”며 “앞으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급여기준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바이오마커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 ▲ 기존에 알려져 있던 바이오마커도 새로운 암종에 도입되어 우수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암환자에서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한 유전체 분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최근 암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요약했다.

이에 김 교수는 “바이오마커 전략을 사용한 임상연구를 토대로 일부 폐암이나 유방암 등에서 획기적인 생존율의 향상이 있었다”며 “하지만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전이암 환자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굴과 이를 토대로 한 임상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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