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 AG요법·폴피리녹스 각축전

전이성 췌장암 치료 효과 두고 치열한 경쟁 이어가 김태완 기자l승인2019.06.11 0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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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췌장암 치료에 있어 주축이 되고 있는 '아브락산+젬시타빈 병용(albumin bound paclitaxel+gemcitabine 이하 AG) 요법'과 '폴피리녹스(FOLFIRINOX, 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 이 두가지 요법은 치료효과를 두고 팽팽한 경쟁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1997년 출시한 젬시타빈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던 상황에서 표준치료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췌장암 주위의 섬유화된 염증세포로 인해 원활한 약물 전달이 되지 않아,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생존율을 크게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2011년에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인 폴피리녹스가 등장해 전이성 췌장암의 생존기간을 6개월에서 약 1년까지 연장시켰다. 그러나 호중구 결핍증이나 혈소판 감소, 신경독성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리스크가 수반됐다.

이후 세엘진의 아브락산이 개발됐다. 아브락산은 인체단백질인 알부민을 파클리탁셀에 결합시킨 제제로, 정상세포에는 적은 영향을 주고 암세포에는 집중적으로 작용해 더욱 많은 치료 성분이 암세포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약물이다.

아브락산의 출현은 폴피리녹스에 밀려났던 젬시타빈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전이성 췌장암 환자 861명을 대상으로 AG 요법 투여 군과 젬시타빈 투여군을 비교한 임상 3상인 MPACT 임상연구 결과, AG는 젬시타빈 투여군 대비 전체 생존율과 무진행생존기간을 각각 2.1개월, 1.8개월 연장시키는가 하면 사망 위험 또한 2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G 요법 투여군의 전체 반응률은 23%로 젬시타빈 투여군의 7% 대비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전이성 췌장암 환자 308명을 대상으로 AG요법과 폴피리녹스의 치료 성적을 비교한 후향적 연구에서 AG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11.4개월로, 폴피리녹스의 9.6개월보다 통계학적으로 우월한 성적을 보였다. 해당 연구 발표 이후 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로 AG 요법을 선택하는 의료진이 빠르게 증가하며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이대로 끝날 것만 같았던 두 요법간의 치료 효율 경쟁은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의 합류로 인해 또 한번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에서 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들을 대상으로 한 린파자의 POLO 임상 3상 연구의 세부 결과가 발표된 것.

POLO 임상은 백금기반 1차 화학요법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BRCA 변이(gBRCAm)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1차 유지요법으로 린파자(올라파립) 정제 투여에 대해 진행된 연구다. POLO 연구 결과, 린파자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7.4개월(중앙값)로, 위약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3.8개월보다 우수하였다(HR 0.53 [95% CI, 0.35-0.82], p=0.004). 1년(린파자 34% vs. 위약군 15%) 및 2년(린파자 22% vs. 위약군 10%) 시점 모두에서 린파자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두 배 이상의 환자들에서 무진행 생존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A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폴피리녹스에 좋은 반응을 보인 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게 1차 유지요법으로 린파자를 사용할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을 기존보다 2배 가량 늘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린파자가 항암요법 대비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B 교수도 "BRCA 변이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3~4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변이 유무를 모르는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우선 폴피리녹스로 치료를 받고 BRCA 변이 결과를 기다리는 쪽으로 치료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현재 전이성 3,4기 환자들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폴피리녹스 급여 적용도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결국 다수의 병원들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폴피리녹스를 셋팅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 교수는 "AG 요법의 경우 효과적인 측면에서는 폴피리녹스보다 나쁘지 않지만 새롭게 발표될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AG요법은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진행한 연구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동력을 잃은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다소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AG 요법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AG 요법의 경우 현재 1차 치료에만 적용되고 있는 보험 급여를 2차까지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2차 보험 급여를 받게 된다면, AG 요법이 2차 표준 치료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치료에 있어서도 폴피리녹스의 경우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관리가 어려운 만큼 AG 요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군도 존재한다"며 "2차를 메인으로 하되, 1차에서도 선택적인 옵션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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