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응급의학자 및 응급의학 전문가들이 6월 서울에 집결한다.
 
대한응급의학회는 ‘2019 ICEM’를 오는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특히 응급의학회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국제학회를 서울에 첫 유치하여 의미를 더하고 있다. 조준필 회장은 이밖에도 30주년을 기념해 국내 전문들이 대거 참여하는 응급의학 교과서 발간 및 다양한 행사를 비롯해 국내 응급의료체계 개선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ICEM 국내 첫 개최…약 66개국 2,000여 명 참가

“한국의 응급의학은 지난 30년 동안 보수적인 의료환경에서 새 분야를 일구어 왔습니다. 이번 국내 첫 세계응급의학회 학술대회는 이러한 결실이기도 하죠. 앞으로 우리의 노하우를 아직 응급의학 전문의 제도가 확립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는 것이 향후 30년의 새로운 아젠다가 될 것입니다.”

올해 18회를 맞는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mergency Medicine(ICEM)은 국제 응급의학 학술단체인 IFEM(International Federation of Emergency Medicine)에서 매년 주관하는 학술대회로 응급의학의 국가 간 협력과 전문지식을 교류하는 종합 학술대회다.

현재까지 등록된 참가 예정자는 약 66개국 2,000여 명으로 명실공이 전 세계 응급의학 전문가들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또 개발도상국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22명의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연구원들을 지원하며, 세계적 학술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발표연제는 66개 국가에서 구연 208편, 포스터 819편이 접수되어 풍성한 학술 교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학술대회 전날에는 중환자 이송, 응급 폐초음파 등 19개 주제에 대한 워크샵도 예정되어 있다.

기조강연은 모두 8개로 첫날은 IFEM 의장인 호주의 Sally McCarthy, 응급의학 교과서로 유명한 미국의 Judith Tintinalli의 강연 등이 진행된다.

또한 넷째 날 진행되는 Presidential lecture에는 아시아,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멕시코, 아프리카의 응급의학 단체를 대표한 7명의 공동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공동 강연에서는 각 나라의 응급의료체계와 발전 과정, 장단점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보통 응급의료체계는 미국과 유럽 체계로 대별되는데, 이러한 비교를 통해 국내 응급의료체계 개선점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 응급의학 시작 매우 빨라 ‘아시아 선도’

IECM의 국내 개최는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3번째다.

조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응급의학이 가장 빨리 발전하는 나라중 하나다. “미국보다 늦게 시작했어도 세계적으로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니며, 아시아에서 응급의학 전문의 제도를 처음 시행한 것도 우리나라”라며 “응급의료체계는 일본이 조금 더 잘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접근성이 자유로운 면에서 장단점이 있다”는 것.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언제나 의료기관을 선택해서 갈 수 있지만, 일본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응급실에 경증환자가 많이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조 회장은 이 부분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의료계 현실에서는 응급실이 붐빌 수밖에 없고 앞으로는 점점 더 할 것”이라며 “응급실 과밀화 개선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환자들도 적절한 응급 처치를 신속하게 잘 받을 수 있도록 인력과 공간을 충분히 준비하고, 경환과 중환을 빨리 분리하여 환자의 상태에 맞게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 세계적인 응급의학의 이슈도 이 같이 병원 전단계, 병원 단계, 소생 이후 처치로 나눠지며, 이 과정들에서 어떻게 치료 성적을 높일지에 집중된다.

또한 최신 응급치료로는 저체온 치료나 에크모(체외순한 처치) 치료의 발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체온 치료의 경우 환자가 소행될 때 심장마비 상태라 뇌 손상을 입게 돼 있는데 체온을 낮춰 대사를 같이 떨어뜨린 후 치료 후 체온을 다시 올리는 치료이며 신경학적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며 “심장마비 이후 심장 자발 박동을 회복시켰다면, 그 이후 신경학적 장애를 남기지 않고 회복되는 것이 응급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경·중환자 분류 치료와 적절한 전원 시스템 개선이 ‘화두’

“국내 응급의료의 가장 화두는 병원 전 처치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응급의료 문제는 대한민국 의료서비스 체계 안에서 표출되므로, 따로 떨어뜨려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의료계 전체 안에서 같이 개선해야 합니다.”

조 회장은 이를 전제로, 국내 응급의학체계의 화두에 대해 단계별로 지적했다.

우선 병원전 병원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응급실 과밀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이는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부분은 아닐 것”이라며 “환자를 순서대로 보면 중환자를 놓치므로 병원 자체적으로 경증환자와 중환자를 분류해 패스트 트랙으로 이동시켜 치료해야 한다”는 것.

실제, 응급실에서는 국가서 정한 중증도 분류 스코어(Korean Trage and Acuity Scale, KTAS)에 따라 제일 먼저 응대한 사람이 생체 증후만으로 점수를 매겨 위험 점수가 높은 환자들은 중앙구역으로 바로 이동하도록 하고, 경한환자들은 경환 구역으로 옮기는 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통해 양쪽의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 두 번째 화두라는 것. 

그 다음은 응급실 처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속 처치들이 잘 이뤄지도록 병원 내 관련 부서들과의 협업 부분이다.

마지막은 환자 받을 여력이 없는 병원에서의 적절한 전원 시스템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는 조 회장은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는 병원이 주변에 이송병원을 찾지 못했을 때 권역에서 병원을 찾아주는 일이 古 윤한덕 센터장의 역할이었다”며 “가장 좋은 것은 현 병원이나 가까운 권역 병원에서 해결하도록 인적 네트워크 잘 만들어서 너무 멀리 가지 않아도 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향후 발전해야 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개선 방안들은 보건복지부와 응급의학회 등이 참여한 민·관 합동 응급의료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2018∼2022년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따른 실행방안을 마련 중이다.

한편, 학회는 창립 30년을 맞아 300여 명의 응급의학과 의사 등 전문가들의 저자로 참여한 한글 교과서를 준비 중이다. 특히 기존 외국의 성과 위주가 아닌, 국내 여러 연구와 성과를 집약해 올 가을 열릴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발간하며 기념식도 개최할 예정이다.

다행히 응급의학의 매력을 느껴 경쟁이 될 정도로 지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희망이라는 조 회장. 이번 세계학술대회를 통해 우리 응급의학이 국민 생명과 더욱 가까운 미래 30년을 여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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