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에게는 신장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만성 신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유발하고, 만성 신질환 환자의 신기능 저하는 심방세동의 유병률 및 발생률을 상승시키는 관계에 있기 때문.

현재 국내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 신기능(Creatinine Clearance, 이하 CrCl) 50mL/min 미만인 중등도 신질환 환자 비율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은 최근 처방이 급증하고 있는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이하 NOAC)의 대사와 배설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 심방세동 치료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RCT 연구에 이어 최근 발표된 리얼월드데이터에서도 eGFR과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급성 신손상 등의 3가지 항목 모두 신기능 보호 효과를 입증한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는 대한부정맥학회 총무이사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를 만나 신장애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들의 치료 전략과 자렐토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봤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

신장 기능, NOAC 처방의 중요한 지표

NOAC 처방에 있어 신장 기능은 반드시 평가해야 할 지표 중 하나다. 신장 배설률에 따라 혈중 농도가 높아져 출혈 위험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유수의 가이드라인들에서도 'NOAC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신기능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부정맥학회에서도 진료지침을 통해 'NOAC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신기능 저하에 대한 조기 감지를 위해 최소한 1년 간격으로 신기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신기능 저하가 이미 존재하는 경우(CrCl <60 mL/min)에는 더 짧은 간격의 신기능 평가가 필요하고, 환자가 고령, 노쇠, 다양한 동반질환 등 추가적인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추가적인 주의 및 짧은 간격의 신기능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종일 교수는 "일반적으로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이하 CrCl) 50mL/min 미만에서 30mL/min 까지를 중등도(Moderate) 신장애 환자라고 보는데, 이 수준까지는 NOAC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며 "중증에 해당되는 CrCl 15~29mL/min인 환자들의 경우 약제에 따라 저용량을 권고하고, 일부 약제는 사용을 금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 NOAC 제제들이 진행한 RCT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약제 간 신장 배설률에 따른 약동학적(PK), 약리학적(PD) 차이에 따라 권장 처방 용량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최 교수는 "아직까지 NOAC 연구들 중 신장에 대한 데이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중증 신장애 환자들에게 처방 용량 결정은 약제의 RCT 연구 기준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그 동안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신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신장 배설률이 낮은 약제들이 뇌경색 예방 효과는 유지하면서 출혈 위험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NOAC은 뇌경색 예방과 출혈 중 어느 한쪽에 효과를 보기 보다 이 두가지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밸런스를 찾는게 중요하다"며 "신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는 신장 배설률이 낮은 약제가 밸런스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처방에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렐토,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최적의 약제

그렇다면 신장애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 치료에는 어떤 NOAC이 효율적일까.

최 교수는 국내에 출시된 4가지 NOAC 중 자렐토를 꼽았다.

그는 "각 약제별로 연구 디자인이 서로 다를 뿐더러 직접 비교 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약제가 우월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와파린과 비교한다면 신장애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자렐토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잘 컨트롤된 RCT 연구 결과 때문"이라고.

최종일 교수는 자렐토에 대해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이라고 평가했다.
최종일 교수는 자렐토에 대해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일반적으로 신장애를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경우, RCT임에도 불구하고 출혈의 위험성으로 인해 저용량의 약물을 오프라벨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하지만 자렐토의 ROCKET-AF 연구에서는 신기능 저하 환자들에게 전향적인 용량 조절을 통해 저용량인 15mg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즉 조절된 용량에 대한 RCT 연구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의미.

또한 최 교수는 신기능 저하를 측정하는 3가지 지표에서 우수한 결과를 입증한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자렐토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NOAC은 와파린 대비 신장 기능을 덜 악화시키는데, 이는 와파린이 신장에 칼슘이 축적되는 것을 조장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자렐토는 신기능 저하 마커인 eGFR과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급성 신손상 등의 3가지 기준 모두 와파린 대비 우월한 결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건강보험청구 자료를 활용한 후향적 분석에서 6년간 NOAC과 와파린을 처방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기능 저하의 예후를 비교한 결과, 자렐토는 와파린 대비 각각 eGFR 30% 이상 감소를 27%,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2배 증가를 54%, 급성 신손상에 대한 위험을 31% 유의하게 낮췄다. 또 대만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NOAC과 와파린을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급성신질환 진행 위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자렐토는 만성신질환 동반 여부에 관계없이 급성신질환 발생 위험을 27%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신기능 저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NOAC 제품들의 연구들 가운데 eGFR과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 급성신손상 모두에서 효과를 보인 약제는 자렐토 뿐이었다"며 "신기능 보호효과 측면에서는 자렐토가 가장 강점을 가진 약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연구들을 종합해 봤을때 뇌경색 예방과 출혈 위험 사이의 밸런스 측면에서는 자렐토가 강점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후향적 연구인 만큼 약제간의 차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신장기능 악화 측면에 있어서는 자렐토가 와파린 대비 우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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