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의 모범적인 국제적 도약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SICEM 2019’에 외국인 참석자가 30%를 넘어 명실상부 국제학술대회의 위상을 높인 가운데, 내년에는 아시아-오세아니아 학술대회 ‘AOCE 2020’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은직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과)은 앞으로 기초의과학자들의 참여율을 높여 융합연구를 지향하고, 내분비개원의 협회 창립 지원을 통해 내분비 질환 전문 치료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SICEM 2019, 38개국 1천 여명 참석…30%가 외국인

“SICEM 2019에서는 유럽 내분비학회와 MOU를 맺었으며, 미국 내분비학회와도 리더십 미팅을 통해 교류의 물꼬를 트는 등 아시아 대표 학회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는 자리가 됐습니다.”

올해로 7회째 개최인 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인 SICEM 2019는 ‘Go global with multidisciplinary endocrinology’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지난 4월 18일~21일까지 성황리에 개최됐다. 40개국에서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히 전체 참석자의 약 30%(349명)에 육박하는 해외 연구자들이 참석을 기록해 학회 글로벌화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일본 내분비학회(JES)와의 공동 협력세션, 아세안 국가들의 내분비학회 연맹인 AFES 와의 조인트 심포지엄, 대만 내분비학회(ESROC)와의 조인트 심포지엄, 유럽 내분비학회(ESE)와의 조인트 심포지엄이 열려 명실상부한 국제 학술대회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은직 이사장은 “학술대회 이전부터 꾸준히 국제 내분비학회들과 접촉해 조인트 심포지엄을 기획했다”며 “내년에는 아시아-오세아니아 회원국들의 국제 학술 행사인 AOCE 2020을 유치하여 SICEM 2020과 공동으로 개최한다”고 전했다.

또 한 가지 이번 학술대회에서 의미있는 성과는 미국 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와의 리더십 미팅이다. Barbara Keenan CEO, Dale Abel 회장과 임원진들이 내한하여 양국의 발전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

이 이사장은 “미국 내분비학회와 협력해 동반자적 프로그램 개발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또한 미국 내분비학회에서 개최하는 Global leadership academy를 AOCE 2020에 유치하여 국내 젊은 내분비의학자 및 AOCE 국가의 참가자를 엄선하여 시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분비학회 회원의 40%가 외국인 회원인데, 이번에 학술대회에 와서 우리나라를 통해서 아시아지역으로 확산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는 이 이사장은 “일본 내분비학회는 회원은 많지만 일본어로만 진행되고,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지역별 학회가 달라서 유기적 관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들은 국제 학회에서 배울 기회가 적다. 미국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비해 한국은 4분의 1 금액으로 수준 높은 학술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을 대표하는 학회로 우리나라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초연구 강화, 임상-연구 융합연구팀 적극 지원

내분비학회는 당뇨병학회, 갑상선학회, 신경내분비연구회, 골대사학회, 비만학회, 지질동맥경화학회, 생식의학회, 소아내분비학회 등 매우 많은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워낙 분야가 넓고 관련 학회들이 대규모 되다보니 母 학회 격인 내분비학회는 상호 networking 강화 및 융합연구기회의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자분들과 내분비질환 진료의 동반자인 내분비 간호사들에게도 정회원의 길을 열어 놓았다.     

이 이사장은 “임상 교수들이 환자에서 얻는 경험 등의 장점이 있고, 기초연구자들은 연구기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융합의 시도가 필요하다”며 “임상의들과 기초연구자들을 비롯해 기업, 연구소들이 함께 참여하는 융합 working group을 만들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working group의 연구자분들이 학술대회 주요 심포지엄 구성에도 참여하는 등 학술활동이 매우 증진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이 이 같이 융합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95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내분비내과 교수로 지내며 연구에 종사하면서 융합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 

국내 가장 큰 뇌하수체 종양 센터의 책임자이기도 한 이 이사장은 이러한 이력으로 뇌하수체 종양환자의 전문 진료뿐만 아니라 임상연구와 중개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하나뿐인 성장호르몬분비 뇌하수체종양인 말단비대증 동물모델을 보유하고 있어서,  신약 개발의 전임상 시험을 수주하고 있고, 국내 최대의 환자 코호트를 갖고 있어서 다국적제약사의 초기 임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대사질환 총괄 책임자로서 뇌하수체 종양 뿐만 아니라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2028년 세계내분비학회 유치 추진 및 내분비 전문진료 개원의 협회 창립 지원

“국내에서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던 세계내분비학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분비 질환의 대국민 홍보 강화와 함께 개원의 단체 창립도 추진해 전공자가 줄어드는 내분비 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학회는 현재 세계내분비학회에 2028년 한국 개최를 제안해 놓은 상태이며, 이는 내년 싱가폴에서 열리는 세계내분비학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 전단계로 2021년 세계내분비학회 연수강좌를 한국에서 개최키로 확정한 상태다. 

이 밖에도 학회는 점점 지원자가 줄어드는 내분비 의사들을 위해 내분비질환 술기 인증 코스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교육이사직을 신설해 초음파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분비질환 진단 술기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금번 학술대회 중 대한갑상선학회와 술기교육에 대해 평점을 교류하는 MOU를 맺기도 했다. 또한 내분비질환을 전문진료하는 개원의 협회 창립 움직임을 적극 돕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분비전문의 개원의들의 먹거리 창출과 학술교육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내분비 질환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 질환을 알리기 위한  유튜브 채널 등을 개설해 대국민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성공적인 국제화 모델을 제시하며, 아시아 대표학회로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내분비 질환 진료 활성화을 도모하는 내분비학회의 활발한 활동과 도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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