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한뇌종양학회 권정택 학술위원장 ©의료기자공동취재단>

양성과 악성으로만 분류돼 있는 뇌종양 분류 기준에 ‘경계성 종양’이 추가될 전망이다.

대한뇌종양학회는 양성 뇌종양 환자들 중에서도 병리학적으로 악성도가 높은 뇌종양을 ‘경계성 종양’으로 분류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에 있으며, 최소한 6월 학회까지는 기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기준이 마련되면 민간보험사에서 암 보험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일부 양성 뇌종양 환자들이 보험 혜택이 받을 수 있게 된다.

뇌종양학회 권정택 학술위원장(중앙대병원 신경외과)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양성 중에서도 악성도 높은 환자들 위해 도입

“실제 임상으로는 경계에 있는 종양임에도 양성이라는 분류 때문에 민간 보험 혜택을 못 받아 억울해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분쟁도 많다보니 보험사 측에서도 ‘경계성’ 기준이 있으면 혜택을 주겠다는 입장이라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대한뇌종양학회는 지난 1~2일 용평에서 열린 동계 학회에서 ‘뇌종양 분류 심포지움’을 갖고, 경계성 종양 분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전국에서 뇌종양 수술을 하고 있는 33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심포지움에는 30여개 보험사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현재 뇌종양은 WHO 기준으로 양성과 악성으로만 분류돼 있지만, 임상 교수들은 대부분 현 분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환자들과 민간 보험사 간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학회에서는 WHO 기준과는 별개로 우리만의 보더라인을 만들고자 하는 것.

권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도 임상 의사들에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환자들 혜택의 문제”라며 “가이드라인이 타당하면 보험사 측에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 설문을 통한 의견을 수렴해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정기총회 때까지 기준 마련 예정



<지난 1~2일 용평에서 열린 대한뇌종양학회 동계학회 기념촬영>

이번 동계 학회에서 발표된 회원 의견 수렴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경계성 종양 분류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분류 범위에 대해선 ‘악성’은 그대로 두고 ‘양성’ 중 일부를 ‘경계성’으로 분류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분류 기준에 대해선 ‘병리학적 악성도’와 ‘종양의 크기나 위치 등 임상적 관점’에 따라야 한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특히 어떤 종양을 경계성으로 분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WHO classification Grade 1이라도, craniopharyngioma, skullbase meningioma, eloquent area의 종양이어서 complete resection이 어려운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임상적 관점에서는 종양의 크기, 위치, 악성도, 부종을 점수화 하여 일정 점수가 넘는 ‘양성’ 종양을 ‘경계성’으로 분류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권 위원장은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6월 정기총회 때까지는 악성도의 점수화 작업 및 현재 양성으로 분류된 grade 1도 심의 절차를 거쳐 ‘경계성’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세칙을 제정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분쟁 소지가 있다면 보험사와 조율 할 수 있는 상설 기구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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