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 급여, 자궁내막증 치료 패러다임 바꿀 것"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이병석 회장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19.03.18 07: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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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심각한 통증을 유발해 여성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가 하면, 불임 또는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간 자궁내막증은 수술적 치료와 함께 피임제,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a) 등을 이용한 치료 방법을 주로 사용해 왔다. 이러한 약물들은 여성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원리로 작용해 일시적으로 여성을 폐경 상태로 만들거나 골밀도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간 사용이 불가능 할 뿐더러,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뛰어난 효과와 함께 장기간 안전성이 입증된 '비잔(성분명 디에노게스트)'의 보험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서 자궁내막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이병석 회장(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을 만나 자궁내막증 치료와 비잔의 급여 확대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한자궁내막증학회 이병석 회장(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궁내막증, 악성에 가까운 심각한 질환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강 외부에서 발견되며, 가임기 여성의 약 10%, 불임 여성의 20~30%가 자궁내막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만성골반통과 월경통, 성교통, 피로 및 불임 등을 야기시켜 여성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이병석 회장은 "자궁내막증은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으로 나타나더라도 임상적인 특성을 볼때에는 악성에 가까울 정도로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질환"이라며 "다만 한국인의 보수적인 특성상 산부인과 방문을 꺼려해 병변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병변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병변의 특징 상 자궁이나 난소, 나팔관 등의 장기들의 유착이 많이 되어 있어서 수술 자체가 까다로울 뿐더러, 염증 반응이 많아 수술시 정상 난소조직이 함께 제거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병변이 켜져 수술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이 회장은 "생리통이 있는 여성들 가운데 통증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거나 성교통, 골반통 등 다른 양상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산부인과를 찾아 자궁내막증 유무를 확인해 보기를 권장한다"며 "민간요법이나 진통제 복용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려다 질병이 진행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조기에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잔, "자궁내막증 치료에 변화 가져올 것"

그동안 자궁내막증 치료에 있어 약물 요법은 주로 수술 후 재발률을 떨어뜨리거나 통증 유발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수술 전에 약물 치료를 진행할 경우 병변이 감춰져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이 회장은 "최근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자궁내막증의 5년내 재발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고 반복적인 수술 시 난소 기능 저하로 가임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술 전 약물 치료를 통해 병변을 약화시킨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더욱이 임신 계획이 있는 젊은 여성들의 경우 10명 중 5명 가량만이 수술을 결정할 정도로 수술적 치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약물 치료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이병석 회장은 비잔의 보험 급여 확대로 인해 자궁내막증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자궁내막증 치료에 사용되어 온 약물들은 여성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원리로 작용하는 피임제,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a) 등으로, 환자들에게서 일시적인 폐경 증상이 나타나거나 골밀도의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점들이 발견되어 장기간 치료에 어려움이 있어왔다.

이 회장은 "피임제나 GnRH-a는 안전성의 문제로 인해 6개월 가량만 처방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거나 약물만으로 임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며 "비잔은 다양한 임상 연구들을 통해 효과와 장기간의 안전성을 입증한 약물로 현존하는 자궁내막증 치료제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에노게스트의 자궁내막증 병변감소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24주간의 연구 결과, 비잔은 2mg, 4mg 용량에서 rAFS 점수 및 자궁내막증의 병기를 용량별로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광범위한 통증(골반통, 성교통, 월경통 및 월경전 통증 포함)을 각각 유의하게 개선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700명 이상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장 15개월까지 디에노게스트를 투여한 2상 및 3상 연구 결과에서도 비잔은 지속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이 회장은 "가이드라인에서는 통상 비잔을 2년 가량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최근에는 최장 5년까지 처방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현재 독일에서도 비잔의 5년 치료와 관련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해당 연구 결과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잔의 보험급여 확대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비잔은 복강경 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증을 확진 받아야만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 말에 이뤄진 급여 확대로 인해 초음파나 MRI를 이용한 영상학적 소견으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환자들도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비잔의 보험급여 확대 소식은 국내 자궁내막증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자궁내막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없이 좋은 약물을 쓸 수 있게 된 만큼 치료 효과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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