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대수술이었던 심장수술들이 심혈관중재술의 발전으로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심혈관질환의 치료에도 괄목할 만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한규록 이사장은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제와 K-PCI 등록사업을 지속 추진해 국내 PCI의 변화 패턴을 연구하는 한편, 중재시술의 표준치료를 마련하는 기반을 다지고, 전체 회원들의 소통을 강화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학회 내부 화합을 도모해 학술 발전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다짐이다.

 

인증제·K-PCI 등록사업 지속 추진 및 소통 강화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활동이 2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몇 십 명이 모여서 시작한 연구회에서 지금은 정회원만 650명이 넘고, 학회 내 연구회도 9개나 생기는 등 전문화, 세분화됐죠. 이제는 규모가 커진 학회의 내부소통 강화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는 20여 년 전 심장학회 내 연구회로 시작해 2013년 학회로 독립을 한 이후,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PCI)의 과잉 시행을 막고 질관리를 위한 인증제 및 K-PCI 등록사업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표준적 치료를 만들고 내실을 기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학회의 내부 소통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한 이사장은 학회 내에 ‘열린소통위원회’를 신설했다.

“젊은 교수들로 구성된 열린소통위원회라는 임시 위원회를 만들어 젊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대한 학회회무에 반영토록 했다”며 “실제로 이러한 의견들을 모아 지난해 동계학술대회 때 ‘초심자 세션’ 등을 마련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면서 “좋은 피드백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가지 주력할 부분은 해외학회들과의 공조와 국제적 학술활동 강화다. 이를 위해 미국 SCAI 학회와 일본 학회와 진행하고 있는 공동세션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과 조인해 국제화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속사업으로 심혈관중재학회와 심장학회 주도로 진행하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등록사업 K-PCI 등록사업과 인증제도 계속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K-PCI 등록사업은 1차 사업으로 2014년 92개 센터 4만5천명의 데이터를 모아 2016년에 논문화 작업을 거쳐 2017년에 백서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16년 데이터를 모아 논문화 작업 중인데, 이 데이터가 나오면 2년 동안 시술 변화 패턴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2차 논문 및 백서는 올해 하계 학술대회 때 발표될 예정이다.

 

심혈관중재술 다양한 분야로 적용 넓혀가…심장판막도 혈관 통해 교체

심혈관중재시술은 스텐트 개발 이후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스텐트 개발 이전에는 풍선이 달린 작은 튜브를 팔목이나 사타구니에 있는 동맥을 통해 관상동맥을 확장시켜주는 풍선확장술을 시행했었다. “풍선확장술은 재발률이 높아서 수술을 대체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며 “그러나 스텐트가 개발되면서 재협착률이 낮아지고 치료 성적이 월등히 좋아지면서 수술을 대체해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전으로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수술로만 가능했던 심장판막증도 이제는 경피적 중재술 기법의 한 분야가 되어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최신치료로 관심 받고 있다는 것.

현재 경피적 심혈관중재술은 노화로 심장판막이 변형되는 대동맥 협착증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기존 수술로만 가능했던 판막 치환술을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끼워 넣는 데까지 이용되고 있다.

특히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은 전신마취를 통한 대수술을 하지 않고도 최소침습적인 중재술로 심장 안쪽에 위치한 판막을 혈관을 통해 교체하는 것”이라며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기간이 단축되며, 치료결과도 수술과 대등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수술 부담이 되는 환자나 전신마취가 위험한 환자의 경우에 큰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TAVI 수술은 원래 고위험 환자나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이 타겟이었지만, 앞으로는 대상층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 이사장은 “시술 건수가 늘어나면서 경과를 보니 낮은 연령이나 전신상태가 양호한 환자에게도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며 “외국에서는 실제로 환자 대상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심혈관 중재술은 이 같은 성인형 구조적 심장질환 뿐 아니라 선척적 심장질환에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전에는 심장병이 있으면 가슴을 열고 수술을 하기 때문에 큰 흉터가 났는데, 다리 혈관에 구멍 하나를 내서 기구를 통해 새는 부분을 기구적으로 막음으로써 수술 시간이 짧고 흉터가 나지 않으며 효과는 장기적으로 보장될 수 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PCI 이후 항혈소판제 복용 필수, 2차 예방도 병행해야

“동맥경화증 환자의 경우 스텐트 시술후에는 약을 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스텐트 철사망에 혈소판이 들러붙어서 혈관이 막히는 위험한 상태가 올수 있으므로 항혈소판제 복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관 안에 금속 망인 스텐트를 넣으면 내피세포가 자라나 금속 망을 모두 덮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PCI 시술 후 아스피린을 포함하는 이중 항혈소판제요법을 사용해야하며, 대개 PCI 시술후 6-12개월까지 사용한다.

한 이사장은 “기존 여러 약들이 사용되다가 클로피도그렐이 개발되면서 항혈소판 치료에도 발전을 가져왔다”며 “기본 치료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용요법이지만, 최근 혈전 억제 기능을 높이고, 출혈을 줄여주거나 발현시간이 빠른 약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의 오리지널인 플라빅스에 버금가는 제네릭이 나와 활발히 처방되고 있다. 대표적 제네릭인 플래리스는 오리지널을 압도할 만큼 많은 처방이 이뤄지며 스테디셀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유전자변이에 의한 약물 내성이 없으며 약효 발현시간이 빠른 항혈소판 제제 에피언트를 비롯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제제를 합쳐 편의성을 높인 약들도 개발되고 있어서 부작용은 줄고 치료 성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 “항혈소판제는 경우에 따라서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고, 체중, 나이 등을 모두 고려해 약을 선택해야 한다”며 “또한, 항혈소판제 치료와 동시에 동맥경화 2차 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혈압, 콜레스테롤 관리와 당뇨 같은 위험인자 조절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심혈관중재술의 발전을 선도하며, 학회 내부 소통 강화로 학회 안팎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는 한 이사장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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