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병이 난 곳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관절·척추 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통증 부위에 발생할 것으로 여기지만 엉뚱하게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발생한다. 병이 생긴 부위 주변이 자극되어 통증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퍼져나가는 경우로 척추 신경이 눌려 허벅지,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허리인데 다리 통증이 심한 것처럼 어느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답답해 하거나 병을 키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손끝과 발끝이 저리고, 시린이유? 디스크 문제

걸을 때 다리가 무겁고 저린 경우, 발이 터질 것처럼 아프다면 무릎이나 족부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엉덩이와 다리에 저림 증상과 함께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혈액순환이 안 되는 줄로 착각하기 쉽다.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르면 ‘저릿저릿하게’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엉덩이나 다리, 심지어 발바닥까지 아프게 된다. 대개 허리디스크는 허리통증보다 다리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의 양상이 나타난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는 움직임과 체중 부하가 가장 많은 4번과 5번 요추 사이, 그 다음으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4번과 5번 사이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저리고 당기며 아픈 증상이 생기고, 5번 요추와 1번 천추 디스크 탈출로 인해 1번 천추 신경이 압박될 때는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허벅지 뒤로 내려가면서 저리고 당기며 발바닥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허리디스크처럼 목 디스크도 엉뚱하게 손이 저리기 때문에 손목 문제로 혼동하기 쉽다. 경추 사이의 물렁뼈(디스크)가 빠져 나와 팔이나 손가락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면서 해당 부위의 감각이 둔해질 수 있고 심한 통증이나 전기가 오는 경우가 있다. 목디스크로 인한 손 저림 증상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저림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팔을 올리면 저린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생활하면서 잠시 고개가 삐끗하면서 목에 통증이 오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1~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거나 어깨나 팔, 손끝 저림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면 일단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병원을 내원해보는 것이 좋다.

 

하체의 두께나 길이 차이 나면? 고관절 질환 의심해야

갑자기 한쪽 허벅지가 얇아진 느낌이 든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육은 움직임이 많아야 탄력성이 향상되고 튼튼해지는데, 한쪽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 관절이 제 기능을 못 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돼 얇아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외상없이 갑자기 고관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한쪽 허벅지가 눈에 띄게 얇아졌다면 고관절 이상이 오래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허벅지가 얇아졌는지 알아보려면 무릎 앞쪽 관절인 슬개골을 시작으로 10cm 위쪽의 허벅지 둘레를 재보면 된다. 고관절 질환은 초기 사타구니가 아파 잘 걷지 못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져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이 완화된 것이 아닌 통증에 몸이 적응한 것이다. 특히 고관절 괴사는 괴사가 일어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괴사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절뚝거리게 된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고관절을 아끼고 보호하는 습관이 필수다. 적당한 운동으로 정상 체중과 관절 유연성을 유지하되, 바닥에 앉아 생활하거나 양반다리, 다리 꼬는 자세도 고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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