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의 소화기연관 국제학술대회 개최가 임박했다.

2018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술대회(APDW 2018) 및 제2차 소화기연관학회 국제소화기 학술대회(KDDW 2018)가 오는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김원호 APDW 2018 조직위원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은 소화기질환의 융합과 결합을 주제로 세계의 최신 학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로서 성공적 개최를 다짐했다. 

 

APDW-KDDW 공동개최로 시너지…역대 최대 축제로

“10월 말 현재 유료 등록자가 3천 명 정도입니다. 좌장이나 단체, 스폰서들까지 등록 및 현장등록까지 합치면 4천 명 정도가 참여할 것 같습니다. 초록도 국내외 31개국에서 약 1800여 편이 접수되어, 학회에 대한 관심도 충분한 것 같아 성공적인 개최가 기대됩니다.”

김 위원장은 학술적 준비, 안정적인 재원 확보, 충분한 등록자 및 초록 접수 등 3대 주요 분야가 모두 충분하게 마무리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평양에도 참가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 답은 없다”며 “북한 내 의학계 사정을 보면 참여를 원하는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식으로 개방해야할지는 아직 고민하는 것 같다”면서 “다른 학회들도 초청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남북 의료 협력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좋은 독려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APDW 2018’과 ‘KDDW 2018’가 함께 개최되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APDW 2018은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술대회(APDWF) 본부 및 아태 4개 학회가 주최가 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대규모 학회이다. KDDW 2018은 소화기 관련 학회인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간학회,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헬리코박터학회, 대한장연구학회, 대한췌담도학회 및 대한소화기암학회가 협업하는 연합학회다. 특히 지난해 처음 개최한 ‘KDDW 2017’에는 2,144명이 참석해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APDW가 아시안게임이라면 KDDW는 전국체전 같은 성격”이라며 “무엇보다 두 조직위원회의 유기적인 협조로 준비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APDW는 2003년 싱가폴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어 왔으며, 한국에서는 2005년 이래 두 번째로 개최되는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소화기학의 융합적 접근과 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Connecting Excellence on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in Asia-Pacific'이라는 주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화기학의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학술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하여 레드벨벳 등 K-pop 공연도 즐길 수 있도록 축제로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산업계 참여도 활발해 국내외 58개 업체 및 기관에서 143개의 부스가 전시될 예정이다.  플래티넘 후원사로 참여하는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6~17일 양일간 B형간염, C형간염 최신치료에 관한 런천 심포지움을, CJ헬스케어는 16일~17일 위식도역류질환의 새로운 계열 약물인 P-CAB을 소개하는 심포지엄 등을 통해 다양한 소화기질환 치료제를 세계 의료진에게 알릴 예정이다.

 

다양한 소화기질환, 다학제와 융합이 화두

소화기질환의 범위는 입에서부터 항문까지의 관, 즉 소화관,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항문을 비롯해, 소화를 담당하는 간, 담관계, 췌장을 비롯해 복강 내 장기를 모두 포함한다.

또 장기에 따른 직역별로 외과, 내과, 소아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종양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으로 세분화되며, 기능별로는 크게 종양질환, 모든 장기의 염증질환, 간염 등 기능적 질환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에는 따로 진료하기보다 한 환자에 대해 다학제 진료를 많이 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그동안은 장기별로 전문분야 갈라져서 학회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다시 학문적으로 합쳐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는 이번 국제 학술대회의 주제인 ‘소화기학의 융합적 접근과 결합’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

김 위원장에 따르면 실제 내, 외과의 구별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며, 대표적인 분야가 내시경이다. “기존 임상에서는 소화관 안에서 내시경을 조작했지만, 지금은 소화관에 구멍을 내서 수술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으며, 대장에 구멍을 내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도 조만간 임상에 도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도 내과, 외과 개념이 없어지고 대장, 위, 간 등 장기별로 진료과가 배열되고 있으며, 내·외과 구분은 행정적인 쪽에 더 많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내 소화기질환 치료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김 위원장.

“객관적으로 소화기 내지는 내시경 관계 논문을 양적, 질적으로 평가하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수준”이라며 “환자들이 대형병원에 많이 모이는 구조이다 보니 단시간에 많은 임상데이터가 모여 빠른 발전을 한 것”이라고. 그러나 “앞으로 중국이 자료를 쏟아낼 것이고, 타이완도 규모는 작아도 학문이 빠르게 발달해 경쟁상대가 될 것이므로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이 보상되는 수가체계로 개선돼야

“지난 30년간 대장질환 환자를 진료하면서 전반 15년은 검사를 독려했고, 후반 15년에는 검사 자제에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료 논리가 보상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죠. 이제는 진료 질을 평가해서 기본에 충분한 보상이 되는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2013년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수가체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목소리를 낸 바 있는 김 위원장은 국내 수가체계가 ‘기본’에 보상이 되는 체계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위별 수가제에서 수가를 최소화하면 절대경비가 줄어든다는 논리는 맞지 않으며, 행위 가치에 따른 충분한 수가가 보상돼야 최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즉, 진찰비가 적으면 검사를 많이 해서 보상을 받기위해 행위가 늘어나고 것이라고.

“행위별 수가가 문제가 되니까 정부는 포괄수가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행위별 수가에서라도 자동차보험처럼 자기부담을 몇 만원 수준으로 부담하게 하고 나머지를 보험으로 해 주면 불필요한 의료기관 이용 빈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물론, 이는 국민도 의사도 반대하겠지만, 우리나라 의료비가 계속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소화기질환의 융합과 결합, 세계 최신 치료와 경향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이번 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국내 학술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합리적인 정책의 기반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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