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펜터민 제제와 삭센다의 경쟁이 치열하다.

오랜 처방 경험을 토대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펜터민 제제와 출시 직후 품절사태까지 발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Glucagon Like Peptide-1) 유사체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두 제제가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

이에 본지는 펜터민과 삭센다에 대한 국내 의료진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효과 및 안전성 : 삭센다 '우세'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시부트라민이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인해 퇴출된 이후, 장기 처방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와중에 등장한 삭센다는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갖춰 비만 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욕구를 해소시킨 약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A 교수는 "삭센다는 임상을 통해 장기간의 안전성을 입증한 약물"이라며 "장기적인 처방이 가능할 뿐더러 효과적인 측면에서도 펜터민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펜터민 제제는 체중 감량 측면에서의 효과는 뛰어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3개월 이상 처방이 어렵기 때문에 삭센다에게는 다소 밀리는 형세다.

A 교수는 "펜터민은 장기간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은 아니다"라며 "세계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도 펜터민 제제에 대해 12주 이상은 복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B 교수도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펜터민과 삭센다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펜터민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문헌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성이 취약한 약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삭센다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가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으면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용량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부작용이 나타나면 약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기존의 약물들과 달리, 효과나 부작용에 따라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삭센다의 강력한 무기"라고 덧붙였다.

국내 대형 비만 전문 클리닉의 C 원장은 "실제 처방 경험상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펜터민과 삭센다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며 "다만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는 펜터민을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처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편의성 : 펜터민 '승'

효과와 안전성에서 삭센다가 우세했다면, 가격과 편의성 측면에서는 펜터민 제제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다.

A 교수는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서도 GLP-1은 가장 고가의 약물 중 하나"라며 "삭센다는 GLP-1제제이면서 최근에 등장한 신약인 만큼 펜터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펜터민 제제의 경우 슈도에페드린이나 토피라메이트 등의 약제와 함께 복용 하더라도 한달 약가가 5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삭센다는 30~40만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 차이가 크다.

A 교수는 "펜터민과 삭센다는 주로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 차이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삭센다가 안전성 측면에서 장기간 투약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고가의 가격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사용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삭센다를 기피하는 현상도 펜터민의 편의성을 돋보이게 한다.

B 교수는 "펜터민은 경구용 제제로 환자들이 복용하기 매우 편리한 반면, 주사제인 삭센다는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도 상당수 존재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모든 환자들이 삭센다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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