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56세의 건장한 P 씨가 찾아왔다.

“어떻게 오셨나요?”

“제 동네병원에서 선생님을 소개받아서요.”

“그곳에서 무슨 치료를 받아 보셨나요?”

“발기문제로 먹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점점 용량을 늘려도 효과가 없어서 이제는 겁이 나서요.”

“자가 주사치료를 받아 보셨나요?”

“그것도 6개월 정도 사용해 보았으나 양을 잘 맞추기가 힘들고 실패할 때가 많아 이젠 수술받으려고요.”

진찰을 해보니 ‘그곳’에 거대한 파라핀이 여기저기 삽입돼 울퉁불퉁하고 포경 수술이 안 돼서 아주 이상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언제 어디서 넣으셨나요?”

“사이즈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10여 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동네에서 주사를 맞았어요. 아직 큰 불편함은 없고 모양이 좀 이상하지만 그냥 놔두고 있어요. 이걸 다 제거해야 하나요?”

“그걸 다 제거하려면 피부이식을 해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사이즈 또한 가늘어지니 불만스럽지요. 하지만 그대로 놔두고 삽입 수술을 하면 감염 위험성은 좀 있습니다.”

 

다음 날 조심스레 파라핀을 피하며 세 조각 삽입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이대로 잘 회복되면 이미 확대술이 돼 있는 상태이므로 오히려 좋다. P 씨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됐다는 말에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고 비로소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날 저녁 늦은 밤 조용한 시간에 P 씨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수술을 결심하게 되셨습니까?”

P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는 젊어서 아주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밤늦게까지 안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런 날들이 점점 잦아져 좀 이상해서 뒷조사를 해보았더니 노름을 하고 춤을 추러 다니면서 바람피우는 게 확인됐습니다. 사업도 하기 싫고 더 살기도 싫어졌습니다. 고민 끝에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린 두 남매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애들을 남기고 가자니 불쌍하고. 고민 끝에 애들을 데리고 같이 죽을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어떻게 죽을까 생각하다가 차를 타고 달리다 저수지에 빠져 죽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각본을 짰습니다. 결행하려는 순간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즐거워하는 애들의 모습이 백미러에 들어왔습니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서 집으로 돌아온 후 아내와 합의이혼을 했습니다. 새 부인과는 아직 애가 없는 데다 성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니 또다시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친한 친구들과 나눠 보니 여섯 명 중 네 명이 모두 성생활을 아예 포기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중 조건이 좋은 친구 A에게 권하니 자기는 수술은 겁이 난다며 저보고 먼저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제가 제일 급하니 결심하고 찾아온 것입니다.”

“아휴! 정말 극적인 인생 드라마군요.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셨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좋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이제 한 달 후면 새 인생이 펼쳐집니다.”

P 씨는 자신감이 넘쳐 보이며 새 인생의 꿈에 부풀어 오른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