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사람의 욕심은 끝도 한도 없다. 겨울 밤, 응급실로부터 단잠을 깨우는 전화가 걸려왔다.

“급합니다. 선생님.” “무슨 일인가요?” “골절상이에요. 출혈도 몹시 심하고요.”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치고 위급하지 않은 환자가 어디 있고, 다급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할 의료진이 어디 있을까만. 아무리 노련하고 순발력 있는 의사라 할지라도 흔하지 않은 음경 골절상을 대하게 되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단 전화로 대강의 응급조치를 지시한 다음 병원으로 뛰었다.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 마치 바윗돌에 부딪힌 것처럼 완전히 파열된 페니스는 거의 형체를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우그러진 조직 안쪽으로 계속 많은 피가 흐르면서 핏덩어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가운을 갈아입자마자 즉시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먼저 항생제와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어낸 다음, 고환의 파열된 부분을 원상대로 꿰매는 수술을 마쳤다. 미세 봉합수술에 따르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보다 자칫 잘못해 이 부분에 염증이라도 생길 경우 발기 불능이라는 ‘사형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는 걱정이 더 컸다. 그의 부인도 걱정스러운 듯 거듭 괜찮느냐고 나에게 물어봤다.

수술 뒤 환자인 양 애타는 심정으로 한 달을 기다린 끝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시청각 자극 검사에 들어갔다. 발기된 상태에서 음경 내의 혈류 변화를 검사해보니 아, 정상이다!

응급실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산 사람 같지 않던 J 씨. 그는 정상을 되찾은 기쁨에 들떠 감격하고 또 감격했다. 어쩌다가 페니스 골절상까지 입게 되었는가를 묻자 그는 매우 쑥스러운 듯 웃더니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신혼 초 직장 초년병으로 사회생활한답시고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니 사랑마저 소홀해지더군요. 세월이 흘러 직장에서도 제법 지위를 얻게 되고, 또 첫애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가정적으로도 안정돼 부부관계가 점차 호전되기 시작하더라고요.”

흔히 부부관계가 만족스럽다고 하면 성 테크닉까지 뛰어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 절제 없는 지나친 성교는 극치감은커녕 건강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J씨 역시 성행위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더 강한 자극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체위를 변동하다 골절상을 입었다. 페니스가 한껏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체위를 바꾼다든가 변태에 가까운 격렬한 성행위를 계속하면 뜻하지 않은 위험이 따른다.

선뜻 믿어지지 않겠지만 J씨처럼 ‘뚝!’ 하는 소리를 내며 음경이 부러져버리는 낭패스러운 일도 더러 있다. 섹스도 과격한 운동이다. 알게 모르게 급격하게 체위를 바꾸다 미세혈관들이 터져서 타박상을 입게 되는 수가 많다. ‘안전섹스’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못지않게 남성들이 꼭 알아야 할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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