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로 산부인과 조출현 원장
리벨로 산부인과 조출현 원장

일반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여성들만 접종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고, 반대로 서로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접종을 해야 하는 대상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약 100여종 가까이 되는데 그중 40여종이 생식기관에서 발견되며 자궁경부 상피 내에 병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16, 18번이 가장 고위험이며 특별히 통증이나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이 발병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리벨로산부인과 조출현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HPV 접종 대상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 HPV는 여성만 예방한다고 해서 안 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녀 모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며 “원래는 가임기 이전에 만 12세에 접종하는 것을 권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결혼 전 웨딩검진을 하며 접종을 하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가임기의 여성이라면 접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HPV는 생식기 사마귀(콘딜로마), 항문암은 물론이고 여성에게는 외음부암, 질암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HPV가 여성에게만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HPV 감염으로 인해 편도암이 발생할 확률이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HPV는 자궁경부암이나 여성 관련 생식기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두경부암, 편도암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남성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HPV 감염에 의한 ‘콘딜로마’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콘딜로마는 성기에 붉은 돌기의 사마귀가 생겨 닭벼슬이나 양배추 같은 모양으로 점점 퍼지는 특징이 있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2007년부터 HPV 접종이 이뤄지며 콘딜로마가 크게 감소했지만 남성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조출현 원장은 “콘딜로마는 다른 성감염병과 달리 피부접촉만으로도 감염이 되어 콘돔을 이용해도 걸릴 수 있다”며 “콘딜로마 예방을 위해선 남녀 모두 접종을 해야 하며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들은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1년에 1회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여 조언했다.

선진국의 경우 남아도 HPV 백신을 지원하고 있을 만큼 남녀 모두 접종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남녀 모두 꼭 접종을 하여 콘딜로마와 같이 가벼운 질환부터 암 같은 중증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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