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OPD 치료에 있어 LAMA+LABA 복합제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제 COPD 진료지침인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이 진료지침을 통해 COPD 치료 및 관리에 있어 LAMA+LABA 병용요법을 권고하며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속형 항콜린제(LAMA)와 LAMA+LABA 복합제간의 최초의 직접 비교 임상 연구가 발표돼 의료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바헬바 레스피맷의 글로벌 다기관 임상연구인 'DYNAGITO'.

이에 본지는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 안토니오 안주에토(Prof. Antonio R. Anzueto) 교수를 만나 DYNAGITO 임상의 의미와 LAMA+LABA 복합제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 안토니오 안주에토(Prof. Antonio R. Anzueto) 교수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 안토니오 안주에토(Prof. Antonio R. Anzueto) 교수

< DYNAGITO 임상과 의미 >

Q: DYNAGITO 임상연구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DYNAGITO 연구는 어떤 연구였나?

A: 글로벌, 다기관 임상연구인 DYNAGITO 임상은 52주 동안,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제품명: 바헬바 레스피맷)의 악화 발생 감소 효과를 평가한 연구다. FEV1<60인 중등증 이상의 환자이면서 연구 시작 12개월 이전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중등증 또는 중증의 악화를 경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실제 임상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환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연구시작시점에서 ICS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들이 포함되었으며, 이 환자들은 전체 연구기간 동안 ICS 치료를 유지했다.

특히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약 70%가 기저시점에서 ICS를 사용하고 있었다. 더불어 DYNAGITO 임상연구에는 경증의 환자들은 제외되었으며, 중등증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DYNAGITO 임상연구는 규제당국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디자인된 연구다. 따라서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DYNAGITO 임상연구의 1차 평가변수에 대한 유의성 검정을 위해 설정된 통계적 유의수준은 p<0.01 이었다. 일반적인 임상연구의 경우 p<0.05로 통계적 유의수준을 설정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DYNAGITO 임상연구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던 연구였다.

 

Q: DYNAGITO 임상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A: DYNAGITO 연구 결과,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는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악화 발생률을 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살펴보면, 먼저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악화 발생률을 감소시켰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티오트로피움은 단독요법 자체로 이미 뛰어난 악화 감소 효과를 보이지만, 올로다테롤을 추가했을 때 악화 발생률을 7% 추가적으로 감소시켰다는데 그 의미를 두어야 한다.

또한, 악화를 치료하기 위해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systemic corticosteroid)를 사용한 환자, 항생제(antibiotics)와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함께 사용한 환자 모두에서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가 악화 발생률을 더욱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악화 발생시 어떤 방식으로 치료를 하는지에 따라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의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CAT 점수를 측정한 결과,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 투여군은 티오트로피움 단독요법 투여군 대비 약 2점 더 낮게 측정이 되었고 이는 연구 기간 동안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고 중요한 결과다.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는 두 군간의 큰 차이가 없었다. 티오트로피움 단일제는 그 자체만으로도 안전성이 입증되어 있는 약제이다. 특히, 심혈관계 사건, 폐렴 등의 주요 안전성 지표들에 있어 발생률의 낮음이 확인되어 왔는데,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에서도 이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Q: 티오트로피움+오로다테롤 복합제군이 악화 발생률을 7% 감소시켰지만,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치인 만큼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A: DYNAGITO 임상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17,000명 이상의 환자들 대상으로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TOviTO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다. ToviTo 프로그램은 환자들이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를 통해 악화 발생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는지, 삶의 질을 얼마나 개선시킬 수 있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약물의 효능, 안전성과 함께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느낌과 삶의 질까지 살펴보아야만 그 약물이 임상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약물인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대상자의 분포와 특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 별로 연구 결과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독일 환자들의 경우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악화 발생률을 약 3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 환자들 역시 티오트로피움+올로다테롤 복합제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대비 약화 발생률을 약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일, 일본의 환자들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수준인 p<0.01을 달성했다. 반면 가장 많은 환자군이 참여한 미국에서 이를 달성하지 못해 전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 LAMA+LABA 치료의 효용성 >

Q: COPD 치료에 있어 LAMA+LABA 치료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현재 GOLD 가이드라인을 보면 아직까지 단일제를 먼저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LAMA+LABA의 효능과 안전성 등을 고려했을 때 GOLD 가이드라인 기준, B군의 환자들에서부터 조기에 LAMA+LABA를 투여하면 치료성적, 환자의 삶의 질 등을 개선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지 않나?

A: 저는 GOLD 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지만, ‘GOLD 가이드라인이 조금은 뒤쳐져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GOLD 가이드라인은 5년마다 개정이 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이전의 데이터들을 기준으로 개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증상이 있고 GOLD 가이드라인 상 B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1차 치료로 LAMA+LABA 병용요법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COPD를 진단 받으면 먼저 증상의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증상이 없다면 경증의 COPD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AMA 단독요법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증상이 있고 악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LAMA+LABA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LAMA+LABA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를 하다가 악화가 발생하면 ICS를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바로 ICS를 추가할 것이 아니라 만성 기관지염, 감염, 기관지 확장증 등이 있다면 ICS를 추가하는 대신 환자의 특성에 따라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 진해거담제(mucolytic),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등을 추가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Q: ICS의 사용을 지금보다 더욱 줄여야 한다는 뜻인가?

A: 가장 중요한 것은 ICS를 사용했을 때 이득을 볼 수 있는 환자가 누구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과거 WISDOM 임상연구에서 LAMA+LABA 병용요법을 사용한 환자군과 LAMA+LABA 병용요법에 ICS를 더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ICS를 제거했을 때 악화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환자가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악화 경험이 2회 이상 있었고, EOS(호산구 백혈구 구치)가 300 이상인 환자들에서 ICS를 제거했을 때 악화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ICS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고정용량 LAMA+LABA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것은 COPD 치료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치료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 혹은 계절적인 특징에 따라 적절히 ICS를 사용하면 되겠다. 예를 들어, EOS 수치가 높은 환자이거나 과거에 겨울에 더 많이 악화를 경험한 환자라면 9월부터 이듬 해 3월까지는 ICS를 일시적으로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COPD 치료에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가 트렌드이다. 이를 위해 LAMA+LABA 병용요법이 어떤 과학적 근거들을 추가해야 한다고 보는가? 또 LAMA+LABA 병용요법의 역할이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지?

A: COPD에 대한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LAMA+LABA 병용요법의 사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폐기능 향상, 환자의 삶의 질 및 운동능력 역시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조기치료가 가능한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 밖에도 오염물질 등 환경적인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금연을 통한 조기 개입이 어떻게 가능한지 등에 대해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실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FEV1 80 정도, 즉 경증의 COPD 환자에 대한 고정용량 LAMA+LABA 병용요법 치료가 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도 유망할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의 혈액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혈액 지표가 COPD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고, 악화 위험이 더 높은 환자는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바이오마커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전체 연구 또한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대규모 유전체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COPD 환자 개인 간의 차이를 바탕으로 질환과 환자의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들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약제 선택시 고려해야 할 점 >

Q: 현재 한국에는 총 4개의 LAMA+LABA 제제가 있다. 약물의 효과, 디바이스의 편의성 등 여러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지만, 환자를 치료할 때 어떤 제제를 선택하겠나? 또한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약물 자체의 임상적인 유효성을 놓고 보자면 4개 약물 모두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임상의가 약물을 선택할 때 고려하게 되는 변수 중 하나가 약물을 전달하는 흡입기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건조분말(파우더) 형태의 제제일 경우 제대로 약물을 흡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우더가 목 뒤에 흡착되어 정량이 전달되지 않아 약효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한, 목 뒤에 흡착된 파우더로 인한 구인두염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흡입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 미스트(soft mist)의 형태로 약물을 전달하는 레스피맷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아노로 엘립타와 바헬바 레스피맷을 직접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아노로 엘립타가 폐기능을(FEV1) 약 30~40ml 더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폐기능이 이미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CAT 점수는 두 환자군에서 차이가 없었다. 즉, 폐기능을 30~40ml 향상시켰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임상연구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특성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기능의 최대치를 측정하거나 환자가 생성할 수 있는 기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연구의 형태였을 것이다.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 주관적인 감정들에 있어 차이가 없었다면, 그것은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Q: 최근 ICS+LAMA+LABA 3제 복합제가 등장했다. 악화 위험이 큰 환자들에 있어서는 LAMA+LABA 보다는 3제 복합제가 좀더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A: 모든 환자들이 3제 복합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반 알짜리 약 하나를 먹으면 되는 환자가 굳이 세 알의 약을 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부작용 발생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ICS+LAMA+LABA 병용요법인 트렐리지 엘립타의 IMPACT 임상연구를 통해 ICS가 필요한 환자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악화에 대한 정의, 연구 시작 1년 이내에 중등증-중증의 악화를 경험한 환자들을 포함한 것 등은 FLAME 임상연구, DYNAGITO 임상연구 등과 IMPACT 임상연구 모두 유사했지만, IMPACT 임상연구에서는 천식 병력이 있는 환자들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 결과, IMPACT 임상연구에서 3제 복합제를 사용하는 것이 악화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가장 큰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천식 환자가 포함되어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약물의 안전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 IMPACT 임상연구에서 ICS를 사용한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폐렴의 발생률이 약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폐기능 검사의 필요성 >

Q: COPD 치료에 있어서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매년 심해지고 있는 미세먼지를 고려하여 학계에서 폐기능 검사의 건강검진 항목 내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대한 제언을 부탁드린다.

A : 서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실제 COPD 환자들의 50% 정도는 여전히 진단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98%의 환자들이 여전히 진단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바도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이면서 흡연력이 있다면 폐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또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실제 COPD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는 기저치에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폐기능 검사를 통해 현 시점의 상태를 확보하고, 매 시점마다 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환, 환자의 양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이러한 전향적인 연구를 통해 오염물질이 COPD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싶다. 얼마나 많은 담배를 피는지 보다 얼마나 오래 흡연을 해왔는지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COPD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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