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사용에 있어 ‘병합요법’이 세계적인 트렌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는 20일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항암요법연구회 강진형 회장
항암요법연구회 강진형 회장

강진형 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전 세계에서 약 3만 9천명이 참석한 올해 ASCO에서는 세계적으로 암치료 방향이 면역항암제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다”며 “대한항암요법연구회도 국내에서 암 관련 임상 진행을 통해 국내 암 환자들의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올해 ASCO에서 주목받고 향후 국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주제를 선별해 발표를 진행했다.

‘면역항암제, 파트너를 만나다’를 주제로 발표한 박인근 교수(길병원 종양내과)는 “이전에는 면역항암제의 단독 요법 임상 결과가 많이 발표됐으나, 올해 ASCO에 제출된 5천 8백여 개의 초록 중 244건이 면역항암제의 반응을 높이기 위한 병합요법에 관한 것이었다”며 “면역항암제의 병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반응율과 무진행생존기간 측면에서 효과가 더 좋아졌으며, 이에 반해 병합요법이 항암치료와 비교해 독성이 많이 높지는 않고 충분히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에는 폐암 1차 치료제로서 면역항암제 임상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고, 병합요법에서도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됐다. 면역항암제와 항암제의 병합 임상인 keynote-407, IMpower131가 발표됐고, 면역항암제 2개를 병합한 Checkmate-227, 면역항암제와 항암제, 표적치료제 병합 임상인 IMpower150도 발표된 바 있다.

박인근 교수
박인근 교수

박인근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현재 폐암에 있어서는 대표적인 치료로 자리잡았는데, 폐암 뿐만 아니라 현재 방광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항암제 병합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면역항암제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매우 변화시키고 있으며, 단독요법 뿐 아니라 다양한 병합치료로도 효과가 입증됐고, 지금도 끊임없이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이에 “암 치료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암 치료성적도 향상 중”이라며 “암 치료의 발전은 임상시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으며 항암요법연구회 회원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자 김태원·정현철·노우철 교수, ASCO서 구연발표

한편 ASCO에서는 김태원·정현철·노우철 교수 등 국내 연구자들의 주목할 만한 임상연구 데이터도 구연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는 직장암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항암제 국제 표준을 제시하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직장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이 재발을 줄이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총 321명의 환자가 참여한 국내 다기관 임상시험인 ADORE 연구 결과 FOLFOX 병합 용법이 5-FU단독요법에 비해 재발의 상대위험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결과는 Lancet Oncology (2014) 개재됐고, NCCN 직장암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이번 연구는 장기 추적 결과를 보고하여,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의 필요성 및 필요한 환자 선별 기준 근거 제시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현철 교수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소세포성 폐암의 면역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표준 항암 약물치료에 실패한 소세포성 폐암 환자 107명에서 펨브로리주맙 면역 항암제로 단독 치료했을 때, 19%의 환자에서 약제 효능이 관찰됐으며 (PD-L1 바이오 마커를 발현하는 경우 36%, 발현하지 않는 경우 6%), 환자들의 중앙 생존기간은 8.7개월 (바이오 마커를 발현하는 경우 14.9 개월, 발현하지 않는 경우 6.9개월) 이었다. 1년 생존율은 40% (바이오 마커 발현하는 경우 53%, 발현하지 않는 경우 31%)로 나타났다.

원자력병원 노우철 병원장은 항암치료후 계속 폐경 전 상태이거나 생리가 돌아온 젊은 유방암환자에게 2년간 난소기능을 억제할 경우 유의미하게 재발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STRRA 연구는 한국유방암학회 주관(책임연구자: 노우철 원자력병원장)으로 전국 34개 기관에서 9년에 걸쳐 진행됐다. 항암치료 후 난소기능을 2년간 검사하면서 치료방침을 결정한다는 점과 난소기능 억제 기간이 5년이 아니라 2년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혀,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에 많은 폐경 전 유방암환자의 호르몬 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국내 대표적인 항암약물치료 임상연구자 그룹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98년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설립,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다기관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현실에 맞춰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암 치료 방법에 대해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02개 의료기관에서 720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으며, 데이터센터, IRB, PRC를 포함한 8개 위원회와 암종별 10개의 질병분과위원회로 구성돼 활발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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