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가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의학 분야의 선도를 준비하며 새로운 50년의 역사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창립 50주년을 넘기고, 새 50년을 열고 있는 대한의학회 장성구 신임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적 변화와 국제적 협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와 보조를 맞추어 정부와 의료계의 불신 해소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새로운 ‘임상진료지침’ 주도할 것

“대한의학회는 186개 회원 학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다양한 욕구를 듣고 회원들을 향한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회원이 다양한 만큼 욕구도 많아 매우 힘든 일이 되겠지만 새로운 50주년을 맞는 발전단계에서 꼭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앞으로 50년 발전의 발판을 마련해야하는 시점에서 장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적 변화에 철저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의료계 내에서 4차 산업혁명의 분위기를 가장 먼저 주도해 나가야 할 곳은 대한의학회”라며 “그 일환으로 가장 먼저 추진할 부분은 새로운 임상진료지침”이라고 강조했다. 즉, 지금까지의 진료가 인간의사를 통해 이뤄졌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의사와 로봇의사와의 콜라보레이션 진료가 이뤄질 것이며, 그에 맞는 진료지침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 장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있어 임상진료지침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가야하기 때문에 진료지침 실행위원회에 이러한 현실에 맞는 방향 전환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임기 중 추진할 중요 사업으로 국제이사 제도를 도입해 세계 한인 의사단체들 및 국제기구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 나가보니 재미 한인의사회 뿐 아니라 영국, 유럽 등 세계 많은 곳에 한인 출신 의과대학생들과 의사들이 매우 많더라”며 “대한민국 의학 학술단체를 총괄하는 대한의학회에서 세계의 한인의사들과의 교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국제적 한인 의사 및 국제기구와 교류해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의료정책들이 시행되도록 회원학회 및 정부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둔 의료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학문적 기본 틀을 마련하기 위한 보험이사도 새롭게 임명했다.

의료계-정부 마찰은 ‘불신’ 때문…‘의사들의 희생’ 인정해야

한편, 현재 의료계는 문재인 케어에 따른 큰 혼란과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대한의학회 회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장 회장은 과거 의협 부회장, 감사, 의료배상 공제조합 초대 감사 등 많은 일을 해 오면서 의료계 일을 많이 알고 있는 만큼, 의협과의 유대관계를 굳게 가져갈 것이라 강조했다.

 
장 회장은 “국가가 보건의료정책을 정할 때 충분히 논의하고 발표해야 되는데, 장기적 플랜 없이 먼저 정책만 제시하다보니 의료계와 불신의 벽이 생기는 것”이라며 “의료계가 투쟁을 한다는 것은 의료계의 절규라고 생각하고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시작 후 장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의료계의 대정부 반감 정서를 가감 없이 전달한 바 있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앞에서 언급한 불신에 대한 부분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대립하고 있는 것은 불신 때문이며, 힘 있는 정부가 신뢰구축에 나서야 앞으로 미래 의료계 국가보건의료 정책에 오랜 불신의 장벽이 비로소 제거된다는 것.

특히 장 회장은 ‘의협 패싱’으로 일컬어지는 의협을 뺀 정부와의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 “(사)대한의사협회는 대한민국 의사들의 중앙 단체이므로 의협과의 협의가 절대적이며 다른 길은 있을 수 없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는 복지부,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가 모두 다 상처 입는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장관께 부탁했다”고 전했다.

정부에 대해 서운함도 내비쳤다.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 의료보험을 잘 수행한 나라는 세계에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왜 선진국에서는 하지 못할까 하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즉, 건강보험 적립금 21조는 의료계의 희생 속에서 만들어진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준비금이지 정부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보험수가가 의료 원가에 못 미치는 것은 정부에서도 인정하면서도 이를 해결할 생각은 않고 의사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의학학술 분야에 울타리는 없어야 한다, 다만 차별화와 미래지향적이어야’

대한의학회에는 현재 186개 정회원과 8개학회가 준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2016년 시작한 준회원 제도는 학술 수준은 충분히 정회원 기준에 맞지만, 단체 성격상 영역의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 3년 동안 준회원으로 이해와 타협을 거쳐 정회원으로 올라가도록 만든 제도다. 

일부 개원의 중심의 학회들은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학술발전에 울타리는 없어야 한다. 그래서 대한의학회도 울타리를 치기보다 가입을 독려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대한의학회가 권장하는 것은 기존 단체들과의 학술적 차별화와 미래지향적인 부분”이라고.

예를 들면 장 회장은 대한비뇨기종양학 회장일 때 대한의학회에 가입한 바 있다. 당시 비뇨기과학회와의 차별화를 위해 비뇨기 종양 전문의 뿐 아니라, 비뇨병리 전문가, 기초분야에서 종양 영역 연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비뇨의학 영상의학자들이 함께 활동하는 학회로서 학술적 차별화를 꾀했기 때문에 정회원 가입이 가능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한편, 장 회장은 최근 공정경쟁 위원회가 국제학술대회 인정기준을 강화한 개선안을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질타를 했다. “국내 개최 국제학회는 국내 학회보다 높은 부스 값을 받게 해 놓았다. 학술대회를 국내, 국제로 차별화해놓고 부스 설치료를 차별화해 놓은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라며 “국제학술대회인지, 국내학술대회인지를 평가 하고 있는 대한의학회로서도 매우 자존심 상하고 창피한 일”이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앞으로 우리나라의 50년의 의학학술 발전을 선도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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